제가 조카 버릇을 버렸다는 오빠..

혼란2017.03.08
조회128,066
방 주제에서 벗어나 죄송합니다. 오빠와 조카 등 얽힌 이야기예요.
글 재주가 없어서 음슴체로 쓸게요..(그래도 장황할 수도 있어요 ㅠㅠ)

글쓴이 32세 미혼 여성 직장인오빠 45세 기혼 직장인 16세 딸 있음.(저한테 조카)새언니 전업주부 40세 (사건에 직접적 연관은 없음)
발단은 6개월 전부터 시작 됨.
오빠가 직장 지방 발령이 남. 새언니도 따라 가야 하는 상황이었음. 딸(조카)이 중 3을 한 학기 남겨두고 있었고, 원래 있던 지역에서 진학하기를 희망함(본인 + 오빠 내외 모두)
혼자 사는 글쓴이가 조카랑 지내는 거 어떠냐고 함.흔쾌히 동의 했음. 원래 조카랑 친하고, 나이 차이는 나지만 글쓴이는 오빠랑도 나이 차이가 많이나기에 조카랑 어려움 없이 친구처럼 지냈음.
전에는 명절 때만 주로 보는 사이였지만 가끔 톡정도 주고받고 고민상담 조금 하는 정도였는데, 같이 살면서 더 친해짐. 조카가 집에서 깔끔하게 집안일도 돕고, 주말에는 글쓴이 쉬라고 밥도 해주기도 하고 같이 놀기도 하고 하며 잘 지냈음.
그런데 조카랑 한달 쯤 지낸 이후, 조카가 다니는 수학학원에서 나한테 연락이 옴. (무슨 일이 있을 때 방문할 수 있는 글쓴이로 보호자 전화번호를 변경해 두었음.)조카가 학원을 2주 정도 내리 빠졌다고 함.
글쓴이는 절대 조카를 혼내지 않음. 그렇다고 오냐오냐 다 오케이하는 것도 아님. 설득함. 혹은 글쓴이를 설득할 수 있도록 조카가 이유를 들어서 말하도록 함.
처음에 수학학원 이야기 꺼내니 입 꾹 다물고 방에 들어감.그래서 톡으로 [절대로 혼 안내고 화 안내고 사정을 들어보려는 거다. 뭐가 힘든지 알면 내가 도울 수 있는 거 돕겠다]하고 보내 놓음.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어색하지 않게 평소처럼 대해줌.그러니까 저녁 때 나한테 조카가 먼저 와서 이유를 설명 함.
사실 수학이 너무 힘든데, 저번 학기랑 방학 때 꾸역꾸역 학원 다니면서 수학을 파니까 학원시험에서 성적이 올랐다. 그런데 상급반 가니까 문제도 더 어려워지고 숙제도 너무 빡세졌다. 그래서 결국 그것 때문에 원래 관심이 있었던 국어 영어 사회 과목을 볼 시간이 없어졌다. 결국 모의고사에서 수학 조금 오르고 다른 과목들이 다 떨어졌다. 무엇보다 너무 어려워지니까 학원 강의에서 이해하기 힘들고 집에 가져와서 계속 씨름해야 이해할 수 있다. 너무 힘들다. 였음.
충분히 납득 가능한 이유였음. 다만 어쨌든 학원은 돈 내고 다니는 거니까 이런 일 있을 때는 힘든 일 있다고 미리 설명을 해 달라고, 그러면 같이 방법을 찾겠다고 했음. 
머리를 맞댄 결과, 학원 관련은 내가 오빠 부부한테 이야기 해서 끊고, 내가 이과였어서 문제풀이 중 모르는 것 봐 주는 정도는 할 수 있고, 수학으로 학원강사 알바경험도 있어서 내가 주말마다 봐주기로 결론을 내림. 물론 교과과정 바뀐 것 + 조카는 문과 지망인 것을 포함해서 결국 내가 제법 빡세게 공부를 해 가며 진행함 ㅋㅋㅋ
어쨌든 문제는 해결 되었음. 조카도 수학이 정말 지긋지긋하게 싫었는데, 이제는 수학 재미있는 건 아니어도 할만은 하다고 해 줌. 새언니랑 통화 했고, 새언니는 그냥 알겠다 + 고맙다 정도 반응이었음.
그런데 이 일 겪으면서 느낀 거는, 조카가 내성적인 성격 문제를 넘어서, 자기표현이 서툴다는 것이었음. 왜 그런 거 있잖음? '어차피 어떻게 말해도 혼날텐데' 하는 태도. 그걸 초반에 느꼈었음. 그리고 그냥 똑부러진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이후 보니 나한테 폐끼치지 않을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많이 보였음. 그런데 이게 내가 직계 가족이 아니라 고모라서 그런 건 줄 알았음.
그래서 더 친해지려고 하고, 무엇보다 뭔가 실수하거나 잘못하거나 혹은 나랑, 어른이랑 생각이 다를 때, 그냥 입 다물고 따르거나 아니면 반항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 편하게 이야기하듯이(버릇없게 군다는 게 아니라 흥분하지 않고 조리있게 말하는 거)설득할 수 있게 도우려 노력했음.그렇게 점점 맞추면서 잘 지냄.
3주 전에, 장기휴가로 오빠가 나 있는 곳으로 옴. 내 집 말고, 발령나기 전 집을 아직 가끔 왔다갔다 했는데 거기서 가족끼리 일주일 보내고 싶다고 해서 조카가 감.
여기서 일이 터짐. 조카가 중학교 졸업했는데 중학교 때 돈독하게 지내던 친구들이랑 고등학교 가기 전에 한 번 친구집에 모여서 놀고 하루 자고 올 계획을 세움. 그 놀고 오는 계획은 2주 뒤.(오빠가 다시 지방 간 다음 + 고등학교 입학 1주 전. 그러니까 저번 주 평일)
조카는 아빠한테 허락을 받으려고 이야기를 함. 오빠는 여자가 외박 어디서도 절대로 안된다고 함.조카가- 친구들 다 여자애들이다- 집에 초대하는 친구 부모님도 동의 하셨다.(통화도 시켜드릴 수 있다고 함)- 밖에서 조금 놀다 들어갈 거지만 저녁만 먹고 바로 친구집으로 가기로 했다. 밖에서 늦게까지 있는 거 아니다- 고등학교 가면 방학 때도 훨씬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 마지막으로 추억 만들고 맘껏 놀고 공부 집중하고 싶다.이런 이유로 설득을 했음.
오빠는 무조건무조건 안된다만 외침. + 아빠 하는 말에 "네" 안하고 말대꾸한다고 윽박지름. 아무튼 조카는 그렇게 가족과 일주일을 엉망진창으로 보내고 다시 우리집으로 옴. 결국 나는 조카 친구 집 보내 줬음.
그런데 어제 오빠한테 연락 옴. 그 친구네 집 보내줬냐고. 나는 조카 생각해서 안 갔다고 했음. 나중에 무슨 소리 들을지 모르고, 완전히 말이 안 통하는 상태인 걸 조카를 통해 들었기 때문.
그런데 오빠가 나한테 조카 교육 어떻게 시키는 거냐고 따짐.....왜 전에 안 그러던 애가 말대답 따박따박하냐, 버르장머리가 없다, 너 편하자고 오냐오냐하는 거냐.....;;;;;;;
나는 정말 빡이 침. 내가 조카 하자고 하면 뭐든지 다 오케이 해 준 것도 아니고, 내가 조카 설득시켜서 안 한 것도 많음. 물론 억지로 못하게 하는 건 아무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막 훈계조로 명령한 건 한 개도 없음. 
16살한테, 어른이 까라면 까는 거다. 이렇게 가르치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님?그냥 단순히 '반항하고 싶어서, 안 하고 싶어서'말고, 제대로 어떤 이유와 어떤 타당성이 있는지 어른한테 설명하고 설득하라는 게 버릇 망친 거임??
왜 처음에 조카가 그렇게 안간힘을 쓰고 기죽어있고 입 다물고 있었는지 이해가 단번에 됐음. 그리고 화가 남. 그래서 오빠랑 싸우고 전화 끊음.
그런데 너무 심란함. 내가 조카랑 평생 지낼 수도 없을 거고, 오빠란 인간은 계속 아버지란 이름으로 딸한테 자기 명령 들으라 강요할 거임....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횡설수설... 혹시 조언 될만한 거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