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모르겠습니다

휴학생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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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가 시작되고 아직 단톡방을 나오지 않았더니

개강총회 사진이 톡에 올라옵니다. 다들 즐거워 보이네요.

휴학한 내 자리는 없어 보입니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얼마전에 써놓았던 일기를

옮겨적어봅니다.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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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에 예술계열 대학원에 입학했다.

전공자가 아니었고 4년을 학원과 현장에서 배웠고 대학원을 가기로 결심했다.

이론적인 부족함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인맥이었다.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현장에서의 인맥이 부족했고 그래서 소식에 느린점은 타격이 있었다.

우선 입학해서 인맥을 쌓은 후에 굳이 졸업까지 학교를 다닐 필요성이 있을까 생각해서 쉬운 마음으로 학교에 입학했다. 최소 1학기, 최대 1년 이상 학교를 다닐 생각은 없었다.

 

대학원은 생각보다 전공자 출신이 적었다. 비율로 따지면 50대 50이었다.

당연히 나는 전공자보다 이론적으로 실기적으로도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열심히 배우고자 했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잘 듣고 잘 수용하자고 다짐했었다.

 

나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세서 남의 의견을 잘 수렴하지 못했다.

그렇게 25년을 넘게 살아왔기에 스스로도 성격이 더럽다고 생각했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임기응변과 같은 거짓말에도 능숙했다. 문제다 라고 생각한적은 있지만 어떻게든 고쳐야지 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학교를 1년 다닌 후에야 고쳤어야 했던걸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지난 1년동안 다닌 대학원은 너무 좋았고 너무 징그럽고 너무 더러웠다.

 

1학기에는 드디어 하고싶었던 일을 떳떳하게 배우고 있다는 충족감이 있었다.

그래서 과내의 행사같은것에 빠진적이 없었고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웠던 점은 수업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었다. 밤을 새더라도 기한내에 과제를 제출했고 만족스러운 성적도 받았다. 성적표로만 매겨놓으면 잘다녔다. 그러나 파고들어보면 '잘' 다녔다고는 할수 없었다.

 

나는 5살차이의 친언니가 있었고 나는 언니에게 돈으로 환산할수 없는 가르침을 받았다. 대학원 특성상 나보다 나이 많은 언니 오빠들이 있었다. 그들에게도 많은 점을 배울거라 생각했었다.

 

나보다 2살이 많았던 언니 A가 시작이었다. 그녀는 전공자였으나 분야가 달랐고 나보다 현장 경험이 부족했다. 그러나 3월부터 그녀는 자신이 전공자임을 자랑스럽게 얘기했고 나는 대단하다고 여겼었다. 그녀는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일을 하러갔고 틈틈히 친구와의 시간, 문화생활 등을 즐겼다. 친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접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학기가 지속되며 단체로 해야하는 과제가 주어지면서부터 나타났다.

 

예술계열의 특성상 단체과제는 꽤 오랜시간 공을 들여 만들어져야 했고 다들 뒤늦게 대학원에 온 만큼 열정적으로 과제에 매달렸다. 우리는 밤샘도 주저하지 않았다. 물론 밤샘을 강요할수는 없었다. 그녀는 일을 했고 집이 멀었으니까. 그러나 조금 억울했던것 같다. 나는 7개월째 일하던 알바에서 짤려가면서 그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다.

 

팀원들끼리 서로 예민해져서 과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의견충돌이 일어났다. 큰 소리가 오갔고 A는 목소리가 크고 자기 주장도 강한 사람이었다. 같은 말도 '들어보라고!!' 라며 소리를 지른 후에 했고 그래서 동갑내기 남자 B와 소리를 지르며 싸우기에 이르렀다.

그들보다 어렸던 나는 B에겐 '오빠, 무슨말인지 알겠는데요. A언니는 그것말고 이걸먼저 해야한다는 이유가...' 이러면서 순화시켜 말했고 A에겐 '언니 일단 진정하고요. B오빠는 대표입장이니까..' 하고 중재를 했다.

 

과제가 끝났고 발표도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나에겐 '너는 항상 내말에 태클이더라' 하는 A의 평가가 남았다. 태클? 중재에 나섰던게 나의 시비였던가.

 

기분이 나빴지만 내 잘못이겠거니 했다. 왜냐하면 그 즈음 B 와도 틀어졌으니까.

B는 공부를 오래 한 사람이었다. 그도 전공자가 아니어서 공부를 잘했느냐 못했느냐로 내가 판단할 수는 없었고 다만 다른 곳에서 이미 논문을 써 석사학위를 받았다는 것만 알았다. 그래서 나는 글로 써서 제출하는 레포트 과제에서 그에게 질문을 많이 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어서 과제를 끝내면 꼭 누군가에게 내것을 검사받곤 했다. 그 대상은 주로 대학원 동기들이었고 처음엔 거의 B였다. 그런데 그는 꼭 '왜 그렇게 해' 혹은 '그건 아니야' 라는 답을 내놓았고 그 어투에 불만이 생겼다. 오빤 왜 항상 그런식으로 말하냐며 물었고 그건 내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내가 먼저 도움을 청했었으니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일종의 반항심인지 그의 의견은 무조건 반대하고 싶어했다. 나랑 안맞아 라고 생각했고 이런저런 의견들을 들어 반대했다.

 

다른 동기들은 나를 B의 천적이라고 불렀고 처음엔 나도, B도 '이건 토론이지' 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상태가 지속되니 어느새 나는 버릇없는 년이 되어있었다. 이해했다.

나 스스로도 내가 그렇다고 생각한적이 많았고 실제 나는 가끔 B에게 버릇없을 만큼 '그건 아니지 않냐' 라는 의견을 냈으니까. 쓰다보니 확실히 B에겐 잘못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후회하진 않는다. 왜냐면 B는 내가 반대했던 것들을 그대로 행함으로써 과 사람들에게 폐를 끼쳤으니까. 나는 타당한 반박을 했었다고 생각한다. 그 일로 나는 그가 조금은 기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더 이상 나에게 '그건 아니야' 라는 말을 못할거라 여겼다.

 

그건 정말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끼쳤던 폐들에 대해서 다른 누군가의 이름을 대었고 결론적으로 자신은 잘못한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핑계인지 실제인지는 알수없었지만 그에 대한 불만으로 나는 그것이 핑계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억울했던것들은 모두가 그의 말을 믿었고 그래서 나는 오빠를 모함하는 나쁜년이 되었다. 그것은 그가 나를 피해다니고 꺼려하기 시작하면서 공식처럼 굳어졌다.

 

그러나 상관없었다. 나는 내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과 내에서 나는 내것을 잘 해내는 사람으로 평가되었으니까. 그러나 2학기가 시작되고 나는 지쳐버렸다.

 

 

 

방학때도 우리는 과제를 진행했고 그건 사실 스스로의 의지로 시작되었다. 하고싶은 사람들이 나서서 과제를 만들었고 하고싶은 사람들만 참가한 우리들만의 공부고 축제였다.

그것이 조금 판이 커지기 시작했고 끝에는 내가 내것만 잘할수 없는 상태였다.

그 과제엔 A도, B도 참가했고 결과적으로 내가 휴학을 결정짓게 만든 C도 함께였다.

 

C는 나보다 3살이 많았고 그녀는 전공자였고 아는것이 많았고 친절했다.

그녀는 내가 A와의 갈등 그리고 B와의 갈등을 겪을때 나를 보아왔다. 그리고 저녁 즈음 맥주한잔 하면서 너의 잘못이 아니다 라며 나를 위로해주던 이였다.

 

내가 나의 공부를 위해 나섰지만 A도 B도 함께 하는 과정에 많이 지쳐있었다. 과제를 끝내었을때 나는 내가 얻은것이 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과제중에 사이는 더 틀어져 A는 중도하차했고 B는 이제 나와 대화를 하지 않는 상태였다.

 

나를 피해 도망갈 정도로 내가 더러운 사람인가 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똥은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고 하지않는가. 내가 그 똥이 된것을 느꼈다. 그러나 C는 내 잘못이 아니라 하였고 과제를 함께 한 다른 이들에게서 A와 B에 대한 불만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나는 내가 옳다고 여겼다.

 

C에게 위로받으면서 나는 점차 그녀와 가까워졌다. 그러나 과제의 끝무렵 문제가 생겼다.

과제는 끝나가고 결과를 보기만 하면 될 즈음에 나는 부족하지만 나만의 결과를 눈 앞에 두고 있었고 그녀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건 내가 잘해서, 혹은 그녀가 못해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였다.

 

얼마남지 않았으니까 잘해야지 하던 나와 달리 그녀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빠졌던것같다. 내가 위로해주었어야 할까?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 즈음의 그녀는 매일 밤 내게 A의 언행을 욕하고 B의 자신감을 근본없다 하였고 저의 과제에 의견을 제시하는 타인들에게 무례하다 하였다.

 

그래 부끄럽지만 그 즈음 그녀와 나는 소히 말하는 '뒷담화' 를 자주 하였다.

부끄러운 줄은 알아서 그 와중에도 그 들의 장점을 찾으려고 했었다.

A는 이것도 잘하고 이것도 잘해, 근데 이거는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어. 하는 식이었다.

그 이야기의 마지막엔 그래도 우린 잘해보자! 였었다. 나는 그 이야기에 그녀가 힘을 얻었을거라 생각했었다. 나는 그다음날 정말로 그래 잘해보자 지지 말아야지! 하는 의욕이 생겼었으니까. 그러나 그녀는 아니었었나 보다.

 

과제는 끝이났고 나는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어쨌든 마무리를 잘했고 수고했다. 라는 소리를 들었고 그녀는 과제의 마지막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타인과 울며 싸웠다. 서로의 잘못을 소리쳤고 마지막엔 '너와 다신 안한다' 하는 결론을 서로 내었던것 같다.

사실 나는 아직도 이 부분에서의 나의 잘못을 찾지 못하였다.

 

과제의 마지막 평가가 갈렸던 즈음에서부터 그녀는 내게 '아냐 너는 잘해 내가 문제지' 하는 말을 자주했다. 나는 그녀가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여서라고 판단했고 우리 둘다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라는 말을 돌려주었다. 아냐 잘했어 라는 답을 못해주어서 였을까?

그러나 그 말만은 할수 없었다. 그녀는 큰 실수를 했고 그것때문에 함께 과제를 한 사람들은 그 과제를 평가해주러 온 이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해야했다. 그 점만은 나는 잘했다고 해주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명백한 실수는 짚고 넘어가야지 라고 했고 이제 그런 실수 안하면 되지! 라고 했었다.

 

그녀는 '너는 그런 말 못들어봤겠지만' 혹은 '너는 모르겠지만' 같은 말들로 자신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했고 그건 스스로를 자학하는 말들이었다. 나를 띄워주는 말들이 아니라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말들. 듣고 있기 불편했고 그럴때마다 더 다음에 잘하면 되지 왜 자꾸 자책하냐 로 달래었는데 그것들이 내게 '넌 이기적이다' 라고 돌아왔다.

 

그녀는 내게 소리치며 너는 왜그렇게 이기적이냐 이것이 너의 문제였어도 그렇게 쉽게 얘기할거냐 며 화를 냈다. 충격이었다. 점심을 먹던 중이었는데 그녀는 젓가락을 던졌고 얼굴이 빨개지도록 소리를 지르며 그딴식으로 할거면 때려치라고 했다. 이 일을 왜하냐고.

내가 무엇을 그딴식으로 한거지? 이기적이었던가?

 

나는 내가하는 공부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의 문제들에 같이 이겨내자고 했다. 평생 이일을 하는 동안 언젠가 또한번 겪을 수 있는 일들이었으니까. 그런데 그녀는 그것들에 대해 이기적이고, 니문제가 아니고, 때려치우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불과 5분후 그녀는 내게 화해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5분후.

그러나 소리지르고 때려치우라며 내 꿈을 평가한것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이런 마음으로 학교를 어떻게 다니냐며 화해하자고 했을뿐. 그래서 나는 학기가 끝나자마자 경험을 핑계로 현장으로 도망쳤다. 휴학을 신청했고 그들이 있는 한 복학하지 않을 예정이다.

 

내 주장을 펼치지 않고, 남의 의견을 잘 들어서 생활했다면 나는 지금 개강을 맞이해 학교 생활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