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세컨드였어요.

26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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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만 읽어보다가 처음 써봐서 뒤죽박죽이라도 양해부탁드립니다.


혼자 감당하기엔 충격적이고 정신병이 걸릴 것 같아서..







저는 부산 사는 26살 여자구요 현재 일을 잠시 쉬고 있습니다.


최근 90년~2000대 노래가 나오는 복고풍의 클럽을 알게 되어 친한 언니와 가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1월 3일 그 남자를 만나게 되었구요.


처음에 그 남자는 저에게 남자친구의 유무와 연락처를 알려 줄 수 있냐 물어봐왔습니다.


그 때 만나지만 않았더라면.. 아니 차라리 제가 그 곳을 가지만 않았더라면. 


연락처를 주고 받고 그 다음 날 바로 만나서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했어요.


그리고 밤에 맥주 한 잔 하면서 깊은 대화도 오래 나눴습니다.


외모나 성격도 괜찮았고 무엇보다도 사람이 진중해보였습니다. 


굉장히 저를 마음에 들어하며 본인도 여자를 이런 곳에서 만나지 않는데 너는 다른 것 같다며 서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굉장히 제가 좋은 여자 같다며 짧은 시간내에 이상할만큼 서로에게 빠졌습니다. 그 새끼는 다 연기였겠지만요.


나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행복하게 해줄거라는 말을 믿고 그렇게 만나게 됐습니다.


한 번 만나고 그 사람에 대해 뭘 아냐고 자업자득이라고 비난 하신다면 사실이니 할 말 없습니다.


그 사람이 보기엔 얼마나 제가 우스웠을까요.









이틀에 한 번 꼴로 만난 것 같아요. 평상시 시간과 본인의 모든 것을 투자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뒷통수를 맞을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지금 생각 해보면 연애 초기에는 어느 누가 연인에게 최선을 다 하지 않을까, 그 어떤 말을 못할까.. 참 멍청했네요 전.


평상시 그 남자는 ‘너랑은 정말 결혼하고 싶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습니다. 


저에 대한 행동 말투 모든 것에 대해 확신을 주었기 때문에 본래 결혼 생각이 전혀 없던 저도 그 사람과 결혼까지 생각을 했습니다. 이 사람이면 절 행복하게 해줄 거라 바보같은 착각을 했네요.


그 이유로 저희 어머니와 레스토랑에서 셋이서 저녁식사도 했었고 설에는 그 남자가 한우 세트를 부모님께 드리라고 해서 어머니랑 가볍게 인사도 한 적 있었습니다.


어머니께 제 남자친구를 보여드린 적은 처음이었어요. 짧게 만났지만 그 사람에 대해 확신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보통의 연인들처럼 만나왔어요. 만나는 동안 전 정말 진심으로 행복했고 그 때문에 아직까지 몸과 마음을 추스리기가 힘이 듭니다.


그런데 저에게 확신과 믿음을 주는데.. 한편으로는 이상하게 찝찝하고 촉이 안 좋았습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는 안되시겠지만 여자의 직감이랄까요. 콕 찝어 말할 수 없는 그런 찝찝함이 있었습니다. (sns 계정을 새로 만들고 아이폰을 썼었는데 평소에 카톡이 오면 미리보기가 안 되게 잠금을 해놨습니다.)


한 날 저녁에 친구한테 보낼 카톡을 잘못 보내왔는지 클럽에 가려다가 들켰습니다.


처음엔 아니라고 우기고 화를 내고 그러다가 빼도박도 못하니 미안하다고 빌더군요.


집을 가야하는데 엄마랑 싸우는 바람에 집에 못 들어간다는 이유로 클럽에서 밤을 지새려 했다나 뭐라나.. 개소린거 알면서도 처음이라는 이유로 바보같이 눈 감아줬어요. 


이 사건 이후로 휴대폰을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는 서로 휴대폰을 오픈하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휴대폰을 보려고 하지도 않았구요.)









그리고 저번 달 26일 일요일에 남자친구와 저희집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어요.


저는 친한 언니와 통화를 하고 있었고 휴대폰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시간으로 언니와 통화하며 휴대폰을 뒤지고 있는데 앨범에 이상한 사진이 하나 있었습니다.




 



처음엔 보고 상황판단이 안되었는데 10번째 줄에 '2/10 ~ 2/12 일이 너무 크게 남아있어서' 이 한 줄을 본 나머지 이해가 됐습니다. 그 때는 남자친구랑 서울로 놀러갔었는데..


머리를 누가 내리 치는 거 같았습니다.


저랑 며칠 내내 붙어 있으니 메인 여자친구에게 연락을 할 수 없었겠죠. 


이 글은 그 메인 여자친구가 쓴 것이었습니다.


언니는 진정하라고 하는데 손은 떨리고.. 그 때 카톡이 왔어요. 그 메인 여자친구에게.


내용은 정확히 잘 기억은 안나지만 시간을 더 가져서 뭐하겠냐고 그만하자는 식으로 카톡이 왔던걸로 기억합니다. 대화 내용을 추정해본 결과 남자친구가 그 여자를 붙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자고 있던 남자친구를 깨워 지현이가 누구냐 따져 물었습니다.


잠이 덜 깨서 그게 누구냐고 하는 남자친구를 향해 소리지르고 울고 때리고 욕을 하고 난리를 부렸어요. 여자친구가 있었던거냐고.


처음에는 아니라고 예전에 만났던 여잔데 혼자 일방적으로 자기를 좋아해서 그런 거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댑니다.


한 참을 그 여자 휴대폰 번호를 달라 통화시켜 달라하는데 끝까지 안된다더군요. 


무릎 꿇고 잘못했다며 울먹이는 그 새끼를 내보내고 한 참을 울었어요.


이게 무슨 일인가 싶기도 하고 현실에 와 닿지도 않고. 


하루종일 밥도 안 먹고 있는데 통화 하던 언니가 와줬습니다. 


이 언니는 그 날 클럽을 같이 간 언닌데 제가 그 남자한테 어떻게 해왔는지 옆에서 봐 왔기 때문에 그 새끼가 어떻게 너한테 그럴 수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살다 살다 이렇게 비참한 기분이 드는 것도 처음이었어요.


사귀면서 제일 친한 친구라며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고 대학 친구들도 만난 적이 있는데 다 감쪽같이 저를 속인 거잖아요. 어떻게 사람새끼가 그럴 수 있나 싶습니다.


그렇게 헤어지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며 계속 연락이 왔습니다.


 



상황 설명을 하라며 그러면 용서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들어보니 즉슨 저한테 보여줬던 제일 친한 친구가 1년 전에 소개를 해왔고 1년 가까이 만났답니다. 그런데 대구로 직장을 이직해서 대구로 이사가는 바람에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고 그렇게 저를 만났답니다.


그리고 정리를 하는 중이었다며 용서해 달라며 저를 단 한번도 가볍게 여긴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어떤 여자가 정말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상황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까요? 


헤어지고 계속 연락이 왔습니다. 그 여자 번호를 주지 않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정말 죽이고 싶을 정도로 밉고 증오스러워 했다가도 보고싶고 만지고 싶고 안기고 싶고 하루에도 몇 십번이나 마음이 오락가락 하는 제 자신이 제일 싫었습니다.






그런데 잘 참고 있다가 그저께 술김에 보고싶다고 카톡을 했는데 잘 못 보낸게 아니냐며 한 달음에 달려오더군요.


술김에 잠들었다가 깼는데 제 손을 계속 잡고 있더군요. 또 마음이 약해져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제가 휴대폰을 또 보게 됐는데 남자들 단톡방 완전 역겹더군요. 27살 밖에 안된 놈들이 4월에 풀싸롱을 가니 마니 누구랑 원나잇을 했니 안했니 사진을 주고 받고..


마음이 굳어졌어요. 이 새끼들은 끼리끼리에 원래 그런 놈들이었구나. 확인사살을 당했죠.




그러고 그 남자는 출근하고 저는 남자친구의 친구랑 카톡 캡쳐를 한 것을 받았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건너 건너 받은 거긴 하지만. 


 



그리고 그 날 오후에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나를 만나면서 나를 그렇게 모르냐, 붙잡지나 말던가 앞에선 미안한척 사랑하는척 다 해놓고 ㄱㄹ는 왜 붙잡냐고 누나가 넷이나 있는 새끼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고.. 그러고 남한테 피해주지말고 평생 니네 친구들끼리 유흥가나 다니며 살라고 한게 마지막입니다.








전 정말 너덜너덜 합니다. 이 새끼는 친구들끼리 웃으면서 저를 어떻게 입에 올렸을까요.


그 남자가 불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요.


가끔 잠을 자다가도 그 남자와 여자가 나오는 악몽을 꾸는데 일상생활이 힘이 듭니다.


저를 이렇게 힘들게 하고 상처 준 그 새끼가 사지가 다 찢어버려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이 사실을 알아서 그 남자에게 끌려다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세상 모두가 그 새끼의 본 모습을 알아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니면 좋겠어요.






저는 이제 겁이나서 남자를 한참동안 못 만날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떻게 남자를 믿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