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는게 맞을거 같은데 어떠세요..?

내향적사고2017.03.15
조회6,130

글은 좀 깁니다만. 현명한 선배님들의 조언 바랍니다..

 

제가 착한 여자를 참 좋아했더랬습니다.

몇년은 그냥 아는 사이로 지내다 애가 참 착해서 2살 연하와 5년 넘게 연애하고 결혼했습니다.

 

그러고는 결혼하자마자 승진했는데 그 직무가 하필 회식이 잦은 일이었고...

저도 술을 참 좋아하는지라.. 늦게 들어오기도 하고 밤새 술마시다 회사에서 자고 그랬습니다.

솔직히 인사불성될 때까지도 마시고 그랬습니다.. 술 참 좋아해서요.

그러다 어느날 술먹고 늦게 들어왔다고 한대 맞았네요... 그날은 밤11시였는데 말이죠..

 

그냥 맞은게 아니고요.. 예컨대 쇠파이프로 제대로 한대 맞았다정도로 생각하심 됩니다.

비슷한 무기(?)를 이용하여 풀스윙으로 한대 맞았어요.. 엄청 아팠네요.

 

그날 그렇게 슬프더라고요.

폭력이 동반되는 사랑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됐습니다.

아무리 사람이 미워도 어떻게 무기를 이용해서 풀스윙으로 때릴 수 있는건지..

그날 제가 장애인이 됐으면 어쩔 생각인거죠?? 도저히 납득이 안 됐어요.

 

따지고보면.. 뭐 제가 좋아서 결혼했지 얘는 원래 저랑 결혼하기 싫어했어요..

저는 싫어했다기 보다는 염치가 없고 부담스러웠겠다 생각했었지만요..

 

그녀석 조건이 별로거든요. 꽤 이쁘고 착하긴한데 그뿐..
직장도 그닥 좋지 않고..

통장에 돈 300밖에 없다고 결혼 못한다고 해서 그날부터 데이트 비용 제가 100% 내고..

돈모으라고 2년 시간 준 후에 결혼할 때 모자른 돈도 제가 다 대줬거든요..

결혼 전에 고백하기를 자기는 불임인 것도 결혼 못할 이유라고 하더라고요.. 미안했겠죠..

아마 이런 이유가 저랑 결혼하기 싫은.. 부담스러운 상황이었겠다 싶어서

그래도 뭐 저는 착한거 하나 믿고.. 못이겨낼 어려움은 아니라고 생각되었고

저라고 뭐 좋은 조건을 가진건 아니었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고 살자 생각하고 그냥 밀어부쳐서 결혼했습니다.


이건 여담인데.. 저는 걔가 혼수못해올까봐 걱정되서요..

홀어머니랑 저랑 남동생 살던 집을 전세놓은 후에 동생은 혼자 독립시키고

저는 엄마랑 둘이 45평형 빌라를 전세로 얻어 이사갔네요.

방 4개 중 화장실 딸린 안방과 그 옆방을 제가 쓰고 어머니를 작은방을 드렸습니다.

결혼 준비죠.. 돈 모자라 결혼 못한다 얘기는 안 나오게끔..

전 그때만큼은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 생각합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결혼했는데.. 걔는 술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제가 너무나 미웠나 봅니다.

그날 한 대 맞은것도 아팠지만..

 

한대 맞은 뒤 1주일 후 쯤에는

처가집 부모님들 모시고 제주도 여행을 갔는데 장인어른도 술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술이 또 빠질 수 있습니까.. 장인어른께서 사위 얼굴볼 때 가장 환하게 웃으시는 이유가 술인데..

그게 또 그렇게 미웠나봅니다.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걔를 보니..

저를 개쓰레기 보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저를 이유없이 비난하더라고요.. 잘난척한다고...

장인어른이랑 술마시며 좋은 대화나누고 있는데 개쓰레기 보듯 보며 잘난척하지 말래요..

 

그날 결심했습니다. 이건 이혼이다라고.. 저도 마음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사랑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사랑을 끝낼 때가 왔음을 느꼈습니다.

제가 그런 취급을 받으면서까지 살아야하나.. 술 좋아한다는 이유로..

 

그래서 그 눈빛을 받은 날 바로 끌고 나가서 제가 울면서 이야기했습니다.

제 사랑을 이제 끝내겠노라고. 평소 니가 이혼해달란대로 이혼을 해주겠노라고요.
(결혼 1년 내내.. 술마시고 늦게 들어오면 이혼해달라고 들들 볶았었습니다)

 

그러니까 또 그제와서 이혼해주긴 싫다네요... 뭐 그냥 술먹고 늦게들어오는게 미우니까

그동안은 헤어지자고 이혼하자고 이럴거면 같이 왜 사냐고 저를 그렇게 들들 볶은거였겠죠..

막상 이혼하자니까 싫다대요... 거참..

 

그렇게 힘든날 이후 지금은 2년정도 지났는데요..

제가 이혼얘기 꺼낸 날 이후로는 술마시는 일가지고는 잔소리 일절 안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잔소리 자체를 아예 못할 정도로 기죽어 살고 있죠.. 심지어는 이젠 제게 아부를 해요...

애는 착해가지고.. 제 마음에 들어보겠다고 딴에는 노력을 하는데... 뉘우친거같기도 하고..

 

그래도 제가 마음 정리를 해버린 상황이 돼니 얘 단점도 보이더라고요.. 짜증도 나고요..

소극적이고, 아무 생각없이 살고, 무기력한 사람.. 지성도 부족하고요.. 뭐 책을 안 읽으니깐...

이거 참 개선 안 되는 단점이더라고요..

 

그 문제들이 절 힘들게한다고 좀 고쳐보라고 했는데.. 초반에 잠깐 하더니

요샌 뭐 그냥 지 살고 싶은대로 살고 있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참 한심하고...

잔소리하면 미안하다하고.. 또 하는척하고.. 그러다 말고.. 반복입니다.

지도 짜증나겠죠.. 그게 뭐 하루 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고 지 성격에 안 맞으니..

 

그래서 지금 걔는 이대로만이라도 좋으니 버리지만 말아달라.. 뭐 이런 상황이고요.

저는 아무 감정 없는 사람과 살고 있는 상황이에요. 가끔 짜증도 내고요..

 

이혼하면.. 그냥 혼자 자유롭게 살고 싶네요. 연애나 하면서.. 술이나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