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사도 억울합니다

mmmmmh2017.03.15
조회194
안녕하세요
저는 20년 넘게 미용업계에서 일하고 계시는 엄마를 둔 20대 딸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저희 엄마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 외의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 미용업계 종사자분들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나마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입니다

전 작년 엄마가 몸이 급격히 나빠지시고 갑자기 쓰러지신 이후로 엄마가 일하고 계시는 가게에 자주 가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물론 그날도 마찬가지였구요
한 두달 전에 머리를 하고 가셨던 손님께서 가족분과 같이 오시더니 머리가 너무 상했다고 하시면서 오셨습니다
손님보다도 같이 오신 가족분이 더 화가 나신 상태였구요
오자마자 머리가 이게 뭐냐는 둥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뒤에서 뭐라고 하겠냐는 둥 하셨고 저희 엄마는 당황은 하셨지만 머리 상태를 보더니 이 정도인줄은 몰랐다고 하시면서 지금 당장은 다른 걸 해드릴 수가 없으니 마사지라도 해드린다고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마사지라도 그냥 해드릴테니 시간 날 때마다 오시라고도 하셨구요

평소에도 머리가 잘 안나오거나 상해서 안좋아지면 왠만한 손님들께는 다시 해드리거나 더 저렴한 가격으로 해드리면서 죄송하다고 하셨습니다
그 때문에 악이용하시는 손님들도 꽤 계셨었구요

그 손님께도 역시 죄송하다고 하며 마사지를 해드렸습니다
같이 오신 가족분은 잠깐 앉아계시면서 뭐라고 하시다가 가셨구요

제가 속상했던 건 이때부터입니다
마사지를 하던 도중 손님의 또다른 가족으로 보이는 남자분이 들어오시자마자 똑같은 소리를 하시면서 따지셨습니다
저희 엄마께선 똑같이 대답하시면서 말했구요
워낙 살벌하게 말하시니까 손님분께서도 그만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남자분도 가시고 난 후,
머리가 다 끝나갈때쯤 손님의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오셨습니다
그분도 똑같은 말을 하시면서 머리손질도 다 끝내고 문을 나서면서까지도 아니 밖으로 나가셔서까지도 계속 말을 하시고는 가셨습니다

전 그 상황을 보고 들으면서 처음엔 화가 났지만 다 가고 난 이후에는 울컥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저희 엄마는 비록 큰 미용실에서 일하시는 것도 아니고 실력있는 미용사라고 소문나신 분도 아니지만 손님 머리가 잘나오면 뿌듯해하시고 생각만큼 잘안나오면 손님이 가시고 나서도 신경쓰고 미안해하시면서 미용에 대해서는 한없이 배우고 싶어하시는 분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겠죠
여기저기서 봤던 사례들처럼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많고 손님 머리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신경쓰는 분들이 더 많다는 걸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돈을 주고 머리를 했는데 잘 안나오면 당연히 속상하고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세상 모든 미용사들이 나몰라라 하고 뻔뻔하게 군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남들에게 고개 숙이며 일하는 걸 지켜봐온 미용사의 딸로써 부디 사람들의 시선과 인식이 조금이라도 달라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