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을 너무 못해요.

ㅇㅇ2017.03.18
조회94,916
20대 초반, 신입 3개월차입니다.
고졸인데 운졸게 정말 좋은 회사를 들어오게 되었고, 주변에 xx회사 입사했다고 하면 고등학교 때 공부 잘했나봐? 하는 소리를 듣는 회사에요.
회사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습니다.
복지는 몰랐던 게 찾아볼수록 막 생겨나고, 나이차가 있는 상사분들은 저희 부모님보다 더 잘 챙겨주시고 그래요.

회사에서 저는 참 쉽고, 일을 가장 잘 배울 수 있고 기초적인 업무를 맡고 있어요.
어느 정도냐면 처음에 일을 배우고 나서는 아 초등학생을 앉혀놔도 이 정도는 하겠다 싶었어요.
다른 회사에서 비슷한 업무를 하던 친구는 자기가 그런 일 하려고 고등학교에서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했던 게 아니라고 퇴사했어요.

그런데 제가 일을 너무 못합니다.
초등학생을 앉혀놔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일들을 제가 못하더라구요. 계속 무언가가 잘못되고, 뒤죽박죽 섞이고, 업체에서 왜 일을 이렇게 하냐고 전화가 옵니다. 회계로 치면 0을 하나 더 친다던가 하는 실수를 한달 주기로 두세 건씩 내요.

처음 한두 건은 주변에서도 신입이니까, 어리니까. 그러면서 배우는 거라고 이해해주셨는데 벌써 몇번째네요.
매번 업무시간에는 모르다가 금요일 저녁에 다들 퇴근하고 혼자 남아서 정리할 때, 그때 깨달아요.
제가 혼자 처리할 수 있는 게 아니다보니 주말을 내내 불안하게 보내고 월요일에 처리하느라 바쁘고...
그러다보니 점점 자존감이 떨어지더라구요.

일도 못하는 게 상사보다 빨리 퇴근하면 얼마나 보기싫을까 싶어 다른 일이 없으면 부서에서 늦게 남아서 처리했던 일 다 확인 한번씩 하고 퇴근을 합니다.
하루 8시간동안 한 걸 1~2시간에 다 확인할 수는 없으니 전에 실수가 있었던 파트 위주로, 실수가 날만한 곳 위주로요.
그런데 매번 새로운 곳에서 실수가 납니다. 진짜 사람이 이렇게 다양하게 지랄할 수 있다는 걸 저도 처음 알았어요.

그래도 노력한답시고 남들보다 조금씩 늦게가고, 일주일에 한두 번씩은 제가 사무실 문을 잠그고 나갑니다. 그랬더니 다른 부서 분께서 그러더라구요. 업무가 과다한거면 혼자 끙끙대지 말고 상사한테 얘기를 해서 조정을 하라고요. 대체 왜 그렇게 늦게 가냐고요.
그 얘기를 듣고 울뻔했어요. 절대로 제 업무가 어렵거나 많은 게 아닌데... 정말 쉽고 간단한 업무고, 다른 동기친구들은 일 잘한다며 칭찬듣고 다니는데 난 사고쳐서 주변분들이나 힘들게 하고있고, 남들한테는 그 주변분들을 신입한테 일 미뤄놓는 나쁜 분으로 보이게 하는구나 싶어서요.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제가 일을 모르는 거라면 공부를 할거고, 느린 거라면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기라도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이건 어떻게 해야할까요.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는데 퇴사가 답일까요.
회사가 나한테 주는 돈보다 3배는 벌어줘야 내값을 하는 거라는데, 회사가 나한테 주는 돈의 반도 못하고 있어요. 물론 시간이 흐르면 괜찮겠지만 지금 제 상태를 보면 최소 1년은 있어야 적응이 될 것 같네요.

주변분들에게라도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이라던지, 일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라던지, 제발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