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좋아한 짝남. 얘는 무슨 생각 갖고 있는 걸까?

201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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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내가 3년간 좋아하고 있는 짝남이 있어.
나는 티 많이 못내는 편이야. 근데 3년간이나 연락하면서 걔도 어느정도 눈치 있는 애라면 알겠지. 내가 걔 좋아하는 걸.



음..어디서부터 시작할까


그래 졸업식 하기 전이었어. 한참 졸업 무대 준비한다고 바빴지. 나는 피아노를 치고 반애들은 합창을 했어.
반애들은 연습할 때 합창만 하고 가면 되지만 나는 피아노 제자리에 놓고, 악보도 챙기고 가져왔던 짐들 주섬주섬 챙기면 늘 반애들보다 늦게 갔지.

근데 그때 내 짝남이 나 기다려주는거야 다른반인 주제에. 난 1반, 걘 8반이여서 건물도 달랐는데..

이 때부터 묘한 기운이 돌기 시작했던 것 같아


졸업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마침내 우린 졸업했어. '이제 보게될 접점이 사라졌으니 볼 일도 없으니까 혼자 속앓이 해오던 거 접어야겠다.' 하고 체념하고 있었지.

근데 그날 밤 페메 오는 거야 졸업해도 우리 자주 만나자고.

나는 너무 진짜 눈물나도록 기뻐서 그러자고 하고 실제로 몇번 만나기도 했어. 주로 노래방을 갔지 ㅎㅎ(여기서 중요한 점은 나만 걔랑 만난게 아니라 나랑 걔랑 동시에 친한 무리와 함께 만났어.)

아, 근데 노래방에서 막 내 어깨에 기대고 어깨동무하고 일부로 옆자리 앉는 등 정말 어떻게 생각해도 호감표시 하는 행동들을 했어. 그리고 소곤소곤 말해서 안들릴 줄 알았나본데 걔가 나 보면 심쿵한다했어.
페메로도 xx아 내가 좋아하는 거 알지?이렇게 보내고..ㅎㅎ(근데 나는 바보같이 당근 알지 이럼ㅋㅋ.....)


이렇게 묘하고 간질거리는 사이가 계속됐고 우리에게 새로운 학기가 시작됐지. 각자 다른 학교에서.
그러면서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전화했어.


그런데 4월부터인가 걔 시험기간이어서 진짜 뜬금없이 끊겼어 전화해도 전화기가 꺼져있고 페이스북은 비활하고.. 내 생일이 4월이거든.. 내 생일에도 연락 한번 안오길래 용기내서 전화했더니 신호음은 가서 분명 부재중 찍혔을텐데 다시 안하더라..

많이 기다렸는데 걔 시험 끝나고 다시 연락하더라. 4월에 연락하려고 했는데 까먹었었다고. 그리고 5월 연휴 때 만나자고. 근데 그 당시 나는 시험 일주일정도 남아있는 상태라 안된다했지.
(걔 친구가 말해주길 내가 안된다해서 친구들이랑 놀기로 한 계획 취소하고 그냥 걔 공부했대)


그렇게 봄이 지나갔고, 6월이 찾아왔어.
6월은 걔가 태어난 달이야. 걘 나 생일 축하한다 한마디도 안했는데 왜 이런 말 있잖아 복수는 사랑으로 하라고.
나는 아이스크림 케이크 들고 걔네 집 찾아갔어.
여기서 엥??? 여자가 남자집에 갑자기??할수도 있는데 사실 걔 이란성쌍둥이라서 걔네 집 놀러가는 거 그렇게 어렵지 않아 쌍둥이동생(여)이랑 나랑 친하거든 ㅎㅋ
근데 용기내서 찾아간 그날 정작 짝남한테 들은 소리는 못생겼다야.. 속상해.. 아! 그리고 나 아마 이사갈 수도 있을 거 같다라고 했는데 짝남이 걱정해줬어..음..

7,8월엔 방학이라 가끔 만나서 놀곤했고 연락도 자주 주고 받았어 동네도 같아서 길 가다가 우연히(사실 내가 많이 서성였지) 보기도 했고

9월 또 다시 찾아온 시험기간에 또 연락이 끊겼어
페이스북은 하길래 페메 보냈더니 시험 끝나고 놀자고 했어. 난 걔 시험 끝나기만 기다렸어

10월, 시험 끝난지 한참 지났는데 연락이 안와..
사실 페북 염탐하기 잘하는데 새로운 썸녀가 생긴 것 같더라 페북 오랫동안 안하는 애인데 새벽 4시인데도 활동중인 거 보니 걔한테 많은 영향을 주는 여자가 생겼나봐. 걔네 학교 쪽 가다가 걔랑 걔의 썸녀랑 같이 홈플러스 가는 거 목격했어ㅋㅋㅋ 너 나보고 눈 엄청 커지더라. 그리고 그날 페메왔지 그냥 친구라고.. 사실 걔가 네 썸녀란 걸 잘알고있었는데 믿었지 바보같이

11월 이때 한참 충격으로 상담도 받고 다니고 그랬지. 아 걔 웃기더라 나한테 직접 연락은 못하면서 내 친구한테 나 좀 잘 챙겨달라고 하는 거 보니 지금와서 생각해보니까 걔 여자친구를 위해서였나?ㅋㅋㅋㅋㅋ 11월 말인가 한참 촛불집회 할 때 걔가 직접 나한테 오란 말은 못하고 내 친구한테 전해서 그 친구가 나한테 전화로 전하더라 왜 직접 말을 못하는 걸까
그리고 내 친구한테 내 근황 물어보더라 잘 지내냐고..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지


12월. 걔가 갑자기 전화와서 힘들다고 해 자주 힘들다고 전화왔는데 이때 얘가 나한테 말했어 사실 나 그 여자애랑 사귀었다 헤어졌다고. 나는 무덤덤하게 생각도 못했다고 힘내라고 말했지.. 근데 걔한테 그 이야기를 직접 들으니까 정이 확 떨어지는 거야
나한테 미안해해야하지 않을까? 정말 나를 친구로 생각했었나? 혼란스러웠어.. 그리고 정말 마음을 정리해야겠다 생각했지

저때 한번 힘들다고 나한테 의지하더니 옛날처럼 다시 맨날 전화하는 거야. 예전같지 않게 퉁명스럽게 대답했어. 옛날에는 걔의 말에 다 맞다고 해주고 무슨말이든 웃어주곤 했는데 이젠 조목조목 반박하고 사소하게 투정부렸지.
바보같이 걘 내가 말하는 사소한 일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어디냐고 묻길래 서점 가는 길이라고 했지. 근데 걔가 서점으로 찾아온거야. 꽤나 귀찮을 법도 한데..
참 나도 바보같은게 걔 얼굴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더라 피부 많이 상해있었는데도 여전히 잘생겼고 웃음 나오더라

그 때부터 그냥 무장해제 했어.. 내가 걜 어떻게 이겨 이렇게 좋아하는데..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늘 지는 싸움이지 뭐

그 날 하루종일 걸었지 날씨도 엄청 추웠어. 진짜로 바보같이 걘 슬리퍼 신고 여기까지 왔고 우린 그날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다고 그 추운날에 천변을 걸었지 거의 2시간 걸었을 거다..

저 날 이후 우린 많이 만났어 만나는 핑계도 가지가지.
기억남는게 내가 천변 걷는 거 좋으한다니까 아침 7시에 같이 걷자고 해서 7시에 만나서 저녁 6시까지 놀았던 거.
나 이렇게 남자랑 오래있던 적 처음이었어!!!
영화도 남자랑 둘이서 처음봐보고
남자랑 둘이서 이렇게 대화 안끊기고 계속 이야기 한 적도 처음이야
도서관에서 같이 책 읽은 것도 얘가 처음이고..ㅎㅎ

또 나 이사가기 전날에 마지막으로 친구들이랑 논다고 만나고..



1월 9일 난 이사를 마쳤고 무덤덤하게 짐정리 하고 있었는데 걔한테 전화 오는 거야
낯설고 새로운 환경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 두려웠는지 아니면 그냥 걔가 그새 그리웠는지 왈칵 눈물 나는 거야
그래서 울었어 엉엉 이렇게 울진 않았고 그냥 훌쩍이면서 울어서 처음엔 눈치 못채다가 내가 목소리가 떨리니까 눈치 챘는지 웃긴 이야기도 해주고 넌 잘 할 수 있다고 위로 해주고 참 ...

이사하고 나서 몇일 계속 연락해주고 나 많이 챙겨주는 듯 했어.

근데 나 이사가기 전 날 놀았던 친구들중에 걔 측근인 애 한명이 나한테 너는 내 짝남한테 잘해줘야한다고 하길래 내가 왜? 이랬는데 걔가 너랑 놀려고 12월달부터 계획했다고 그래서 이사하기 전날 우리가 재밌게 놀 수 있었던 거라고 그러는 거야
그리고 걔가 널 많이 챙겨준다고 사실상 걔가 을이고 내가 갑이라고 이러는 거야..
순간 진짜 내 짝남한테 고마웠는데 10월달 그 일은 뭘까 싶어..

그리고 3월 2일 내가 학교를 재입학 했는데 새로운 환경 적응 못할까봐 수업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계속 문자해주고 전화해서 오늘 하루 어땠는지 물어봐주고 하다가 내가 친구들이랑 너무 잘지내니까 안심하는 듯 문자를 멈췄는데


얘는 날 어떻게 생각할까?
날 좋아할까?
정말 친구로 생각할까?
정말 친구로 생각한다면 왜 이렇게 날 챙겨줄까?
나한테 직접 못챙겨주면서 왜 내 친구들한테 나 잘 챙겨달라고 하고 나랑 친구해줘서 고맙다고 할까
머리가 좋아서 설계하고 한 행동들인가?

나 너무 헷갈려 감이 안잡혀 얘 나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것 같아?
아니면 내가 걜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서 장단 맞춰주는 건가?
장단 맞춰주는 것 치곤 맨날 걔가 연락해 (내가 먼저 전화한 적 손에 꼽아)


하아 걔 진짜 왜 구러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