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포카칩

똥강아지2017.03.24
조회136
'파란색 포카칩이 좋아'

난 다음날 너에게 줄 선물을 고르기 위해 전날 사전 작업을 시작하는 중이었다.

"무슨 커피를 좋아해?"
"카라멜 마키아또"

커피를 싫어하는 나로선 사실 카라멜 마키아또가 뭔지도 몰랐다.

"응? 그건 뭐야.. 커피야?"
"응! 그거 엄청 맛있어 너도 좋아할껄? 달달해~"
"으.. 커피는 별로.. 달달한거면 그냥 과자 먹을래.. 과자는 뭐 좋아해?"
"과자? 음 난 파란색 포카칩!"

사실 이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난 김치찌개 vs 된장찌개, 짜장면 vs 짬뽕 이런 정석과도 같은 질문들을 물어보았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교복을 입고 폰이 없던 난 에그를 들고 학교 근처 대학교 매점으로 뛰어가 너에게 줄 카라멜 마키아또 커피 한잔과 파란색 포카칩을 샀다.

해벌쭉 웃으며 너에게 줬던 그때의 그 기억은 아직도 노래 한곡과 함께 흘러나온다.
'케이윌 - Love blossom'
3년만에 들어본거 같다. 너와 헤어진 이후로 단 한번도 듣지 않았던 곡이었다. 어째서 내손으로 직접 찾아서 들은건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너와의 추억이 그리웠던 걸까? 아니면 너가 그리웠던 걸까?
날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마치 그때와 비슷한 날이었으니까.

아직도 많은 영향을 받는거 같다.
지갑 속 지폐들을 가지런하게 정리하는 것.
다먹은 과자봉지를 이쁘게 접는 것.
카페에 들릴때마다 카라멜 마키아또를 시키는 것.
컵라면을 먹을때마다 파를 빼버렷던 너가 떠오르는 것.
수도 없이 많은 것들에 너라는 존재가 앉아있다.
수많은 날들에 너라는 존재가 살고있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살고있는 널 보면 참 너도 어지간히 오래산다 싶다 나도.

너에게 닿기위해 있는 힘껏 발버둥 쳐보았지만 내가 없는사이 넌 보이지도 않는 곳으로 나아가버렸다.
너와 함께 걷던 기억들에 사로잡혀 난 아직도 방황중이지만 너는 희망하는 길로 나아갔으면 한다. 그곳에 도달했다면 잠시만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내 방황은 너가 보이는 순간 끝이 나기에.

기다리지 못한 그때의 기다림을 너가 도착한 그곳에서 나에게 줄 수 없을까?
나 너가 보일법한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야. 잘 알잖아? 나 너 엄청 잘 찾는거.

닿지도 않을 글을 쓰는건 익숙해져있다. 하지만 닿아야만 할 글을 쓰는건 처음이라 떨리기만 하다.

떨림이 설렘으로 바뀌는 그 순간이 오기를 희망하며 난 이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