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나는 흩날리는 벚꽃잎을 잡았다. 그곳은 벚꽃명소도,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흐드러지게 꽃이 핀 거리도 아니었지만 그저 소소한 행복이 살아있는 그런 거리였다. 아무런 감정도 없이 걸어가던 와중에 내 친구가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했어.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뭐 소원이 이루어진다던가, 사랑이 이루어진다던가. 뭐 그런 이야기. 속으로는 믿지 않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을 뻗어 떨어지는 벚꽃잎을 받으려 안간힘을 썼었다. 그리고 마침내 벚꽃잎은 내 손 안으로 들어왔고, 거짓말처럼 너도 내 안으로 들어와버렸어. 우리가 만난 건 초여름이지만 그 날의 봄 벚꽃잎에 비친 널 나는 미리 만났던 것 같아. 그렇게 예고도 없이 들어온 네가 날 물들이는 동안, 나는 이제 너 없인 살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되었어. 무더운 여름엔 내 옆에서 부채질을 해주고, 쌀쌀한 가을엔 또 얇게 입었을 나를 위해 집을 나설 때부터 내 외투를 하나 더 챙겨오고, 매섭도록 추웠던 겨울 오들오들 떠는 내 손을 꼭 잡아주며 함께 했던 시간의 끝이 지금이라는게 너무 아쉽네. 내가 널 처음 본 봄과 처음 사랑고백을 받았던 초여름, 뜨거운 날씨만큼 뜨겁게 사랑했던 여름, 이젠 덜 덥다며 기뻐했던 가을, 더 가깝게 꼭 붙어있을 수 있었던 겨울. 그리고 또 다른 1년과 미래. 그 시간들을 기다릴 자격조차 잃어버렸단게 가슴을 짓누른다. 너한테 욕심이 생기고 너와의 미래를 더 멀리 더 넓게 보면 볼수록 널 더 좁게 가두려했던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무거워. 여전히 우리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너에게 방금 참 모진 말을 했는데 왜 내가 너무 아픈걸까. 너란 사람이 내 첫사랑이라서 행복하고 미쳐버릴거같아. 사랑해. 사랑해. 그날의 꽃잎을 잃어버려서 미안해. 또 다시 봄이 와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그 벚꽃나무가 활짝 피었다면, 그때 너도 꼭 벚꽃잎을 잡길 바라. 그리고 내 생각을 해줘. 내 소원을 빌어줘. 사랑해. 10
벚꽃잎을 잡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대
작년 4월, 나는 흩날리는 벚꽃잎을 잡았다.
그곳은 벚꽃명소도,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흐드러지게 꽃이 핀 거리도 아니었지만 그저 소소한 행복이 살아있는 그런 거리였다.
아무런 감정도 없이 걸어가던 와중에 내 친구가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했어.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뭐 소원이 이루어진다던가, 사랑이 이루어진다던가.
뭐 그런 이야기.
속으로는 믿지 않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을 뻗어 떨어지는 벚꽃잎을 받으려 안간힘을 썼었다.
그리고 마침내 벚꽃잎은 내 손 안으로 들어왔고, 거짓말처럼 너도 내 안으로 들어와버렸어.
우리가 만난 건 초여름이지만 그 날의 봄 벚꽃잎에 비친 널 나는 미리 만났던 것 같아.
그렇게 예고도 없이 들어온 네가 날 물들이는 동안, 나는 이제 너 없인 살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되었어.
무더운 여름엔 내 옆에서 부채질을 해주고,
쌀쌀한 가을엔 또 얇게 입었을 나를 위해 집을 나설 때부터 내 외투를 하나 더 챙겨오고,
매섭도록 추웠던 겨울 오들오들 떠는 내 손을 꼭 잡아주며
함께 했던 시간의 끝이 지금이라는게 너무 아쉽네.
내가 널 처음 본 봄과
처음 사랑고백을 받았던 초여름,
뜨거운 날씨만큼 뜨겁게 사랑했던 여름,
이젠 덜 덥다며 기뻐했던 가을,
더 가깝게 꼭 붙어있을 수 있었던 겨울.
그리고 또 다른 1년과 미래.
그 시간들을 기다릴 자격조차 잃어버렸단게 가슴을 짓누른다.
너한테 욕심이 생기고 너와의 미래를 더 멀리 더 넓게 보면 볼수록
널 더 좁게 가두려했던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무거워.
여전히 우리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너에게 방금 참 모진 말을 했는데 왜 내가 너무 아픈걸까.
너란 사람이 내 첫사랑이라서 행복하고
미쳐버릴거같아.
사랑해. 사랑해.
그날의 꽃잎을 잃어버려서 미안해.
또 다시 봄이 와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그 벚꽃나무가
활짝 피었다면, 그때 너도 꼭 벚꽃잎을 잡길 바라.
그리고 내 생각을 해줘.
내 소원을 빌어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