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요구가 이상하냐고 물었던 사람 후기입니다.

2017.03.26
조회126,447
안녕하세요. 사실 이렇게 많은 분들 보실거라곤 생각 못했어요. 
제가 똑부러졌다는 칭찬 매우 감사해요.... ㅠㅠ 사실 막 똑부러지게 말한 건 아니고, 싸우다 싸우다 지쳐서 머리를 싸매서 가져간 조건이었어요.
5번에 대해서 거부감 있는 분들이 꽤 계시네요. 뭐 한국은 아직 그렇게 생각하기는 가사노동에 대한 인식이 많이 멀었죠.. 저걸 다 받아들이라고 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자세로 듣는지, 고민해서 절충안을 내려 하는지 사실 그걸 기대했던 것 같아요. 전 예랑에게..... 설마 이런여자 소리가 나올줄은 몰랐죠.

저번 주에 일 있고 이번 주에 주 초부터 일부러 매우 일을 많이 끌어다 해서 정신없었네요. 덕분에 이번 달 월급이 좀 괜찮게 생겼네요... 기뻐야 할지 어째야 할지.....

드라마틱한 후기는 아닙니다.

저저번주 그렇게 집에 간 다음 주말 넘기고 화요일까지 진짜 연락 하나도 안 오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저번에 그렇게 하고 끝난 건가 했죠. 
제가 연락을 기다린 건 딱히 잡거나 뭐 이런 거 보다, 상견례 전에 양가 인사 다 드렸거든요. 그렇게까지 하고 그냥 이렇게 끝? 부모님한테 파혼 했다 말씀드리면 되나? 고민하고 있는데 연락이 왔습니다.
매-우 아무런 일 없다는 듯이 상견례 장소 예약확인한 거 이야기 하더라구요.??????????? 해서 저번 이야기 어떻게 되는 거냐 했더니, "그거 아직 안 풀렸어??"이러는 겁니다...............;;;;;;;;;;;;;  저는 2년 동안 뭘 만난걸까요..
화 낼 기력도 없이 오히려 차분해지더라구요, 허탈해 진다고 하나... 마음이 남아있으면 화라도 날 텐데.. 그냥 이해력 딸리는 중생 하나를 만난 거 같고....
매우 건조하게 저번에 이야기 한 조건은 진지한 이야기고 투정이 아니다. 내 이야기를 그런 식으로밖에 안 듣는 사람이랑은 결혼 못한다고 하니까 
전화 너머로 다시 막 흥분해서 결혼이 장난 어쩌구 하는 상투적 대사를 하는데....결혼운운 전에 걔는 뇌를 장난으로 달고 다니는 거 같아서 그냥 끊고 차단했습니다. 
화요일 통화 전에 차단했으면 걔는 제가 파혼을 하자고 한 거라는 사실조차 몰랐겠지요;;; 

부모님은 별 말 없으셨어요. 아직 뭐 집 알아보고 돈 나가고 이런 거 아니니.... 전 예랑이랑 전화 통화 끝나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엄마가 그냥 일상에서 속상한 일 들어주듯 "어이구 속상했겠네. 맘 풀어. 괜찮아" 해 주셔서 좀 울었어요... 미련이라기 보단, 약간 인생이 맘대로 풀리는 게 아니구나 하는 기분에 울컥 했네요...
엄마가 저 결혼 이야기 꺼냈을 때부터, 만기되는 적금들마다 꺼내서 예금에 합치고 정리하고 해서 목돈 준비해 놓으신 거 생각하면 매우 죄송합니다.근데도 엄마는 "3000만원이나 해 놨으니 여름에 휴가로 유럽 가자 이왕 이리 된 거!" 이러면서 저 위로해주시네요. 
결혼할거 같다고 이야기 해 놨던 친구들한테는 약간 쑥쓰하게 엎었다 했더니 다음 주 술약속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ㅎㅎ
2년 남짓을 날렸지만, 인생공부 한 셈 치고 진짜 가족여행 갈려면 일을 좀 더 빡세게 해서 돈을 쟁여야겠습니다.
응원해주신 분들 의견 주신 분들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