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조건, 제가 이기적인가요?

ㅡㅡ2017.03.27
조회229,327

안녕하세요, 30대 초반의 주부입니다.

남편과 함께 볼거고, 제가 이기적이라는 의견이 많으면 남편에게 진지하게 사과하고 생각을 고치든 정 힘들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지요.



저희는 4년의 연애 후 반반 결혼했으며 연애기간동안 충분히 결혼생활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고 '딩크를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유는 아이가 싫다기보다는 경제적문제+사회환경이었어요.

자세히 쓰긴 힘들지만 저는 임신을 하면 무조건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는 둘이 비슷하게 벌지만 임신 출산 후 남편 외벌이로 셋은 무리라는 결론이죠.

결혼 후 시간이 지나자 시댁의 압박도 심해지고 남편도 아이가 갖고싶은지 요즘 자꾸 눈치를 주길레 조건을 걸었습니다.

병원가서 임신가능 여부 판단 후 (임신전 예방접종이나 기타등등) 바로 가능한 경우,

임신 전 해외여행 다녀올 것 (추후 태교여행 이런건 생각없고 비용은 제 돈으로, 이유는 한동안 못갈테니까+그동안 일하느라 제대로 여행이란걸 가본적이 신행밖에 없음)


임신 후

퇴사 후 태교와 육아에 전념할 것 (어차피 임신하면 퇴사해야함, 학벌이나 경력 이런건 제가 남편보다 좋은데도...)


친정 근처로 이사할 것(남편은 근무시간이 길어 매일 밤 12시에나 들어옴. 추후 친정의 육아 도움 필요함, 회사에서는 40분정도 멀어지지만 현재 전세금으로 아파트 매입 가능)

이 세가지 입니다.

제가 이기적으로 말도 안되는 많은걸 바라나요?

안그래도 결혼전과 말을 바꾸는 남편때문에 짜증나고 무턱대고 자기 밥그릇은 가지고 태어나니 낳으라고 억지부리는 시부모님때문에 환장하겠네요.

저 조건이 무리한거면 대체 뭐가 무리가 아닌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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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퇴근하고 심란해서 쓴 글인데 벌써 이렇게 답변이 많이 달렸네요.

 

다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딩크로 협의하고도 이제와 아이를 생각하는 이유는 저도 아이를 '원치 않아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힘들것 같다'는 이유가 커서였어요. 제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

 

시댁에서 하도 눈치를 주시고 (딩크부분은 시댁과는 협의 된 바가 없습니다. 남편이 본인이 알아서 하겠다고 한 부분입니다. 여기서부터 잘못된거같네요) 저도 마음이 흔들리다보니 돈문제를 해결 할 방법을 찾아본것이 이사입니다.

 

현재 강남쪽에 작은 전세로(둘 다 직장이 강남입니다) 거주중인데 지금 전세금을 빼서 친정 근처로 이사가면 더 큰 평수의 집을 매매할 수 있고 친정 도움도 받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었어요.

 

남편은 주로 10시~01시 사이로 퇴근합니다. 지금 집에 와도 저 시간이에요. 저기에서 3, 40분 늦어지고 빨라진들 큰 의미가 있을까 싶네요. 현실적으로 이직도 힘들고...

 

남편이 좀 고생하기야 하겠지만 돈도 없는데 어떻게 모든걸 손에 넣을 수 있나요? 리플말대로 답정너라면 할 말 없네요.

 

해외여행의 경우는 그저 제 로망?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네요. 졸업전에 취업해서 지금까지 계속 일만 했거든요. 신혼여행 일주일이 제 인생 가장 긴 휴가였어요 ㅎ

 

오늘 남편 퇴근하면 이 글을 보여주려 합니다.

 

본인도 사람이면 생각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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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는 잘 하셨나 모르겠네요.

 

왜 경력도 학벌도 좋은데 관둬야 하냐는 질문에는 자세한 답변을 드릴 수 없어 죄송합니다.

 

기본적인 사정만 적어도 저를 아는 친구, 지인들, 회사분들까지 '혹시 누구 아냐?' 할 정도라서요.

 

일일히 답변은 못달지만 주시는 의견들 꼼꼼히 새겨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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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인데 자꾸 추가하게 되네요;

저 빼고는 모두가 저의 임신을 원하는 상황인지라 흔들린 것도 맞습니다.

제가 너무 경제적인 부분만 고려했다는 부분도 새겨 듣겠습니다.

애초에 딩크를 계획하다 보니 정서적으로나 다른 부분은 크게 고려를 못했네요. 당장 닥치고 눈에 보이는게 경제적인 부분이다 보니…

이제는 그냥 결혼자체를 하지 말걸 이라는 후회밖에 안 듭니다.

 

나도 배울만큼 배우고 나름 대기업에서 팀장달고 내 몫을 해가며 사는데, 내가 왜 내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사람 취급을 받으며 눈치를 받아야하나. 차라리 혼자 친구들 만나고 연애나 하며 아니면 일에 미친듯이 매진해서 진급이나 하고 인정받으며 살걸.

 

그렇다고 이미 한 결혼을 무르는것도 쉬운 일도 아니고...

 

굳이 이제와 사족을 더 붙이자면

 

친정근처로 가기를 원하는 이유는 제가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걸 아시고 제 의견을 지지해주시는 저희 친정부모님도 내심 손주를 원하시며 아이를 봐주고 싶어 하신다는 이유와

현재 18평대 아파트 전세로 들어와 있으며(대출X) 추후 아이가 태어나는걸 가정할 경우 너무 좁고 내 집도 아닌지라 친정근처에 집을 구입하고 나머지 비용을 육아에 이용 할 생각이었습니다.

어차피 임신과 함께 제 커리어는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고 그저 나중에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금전적인 문제로 망설이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오늘 내일중으로 남편에게 보여주고 가능하면 꼭 후기를 남기고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