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의 넋두리. 저 힘들어요.

담다비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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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방에서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27살 여성입니다.

왜 그런날 있잖아요 그냥 모르는 분들에게라도 넋두리 하고 싶은날... 그런 날입니다. 가끔 판보면서 웃기도 하고 화도 내고 공감도 했었는데 이렇게 글을 써보기는 처음인것 같아요

저 10살때 일찍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참 진부한 이야기죠? 근데 그 진부한 이야기가 인생에 많은 부분을 바꿔놓더라구요. 절대적인 한사람의 부재가 얼마나 큰 일인지 저는 잘 얼아요.
엄마는 특별한 일을 하진 않았고 소일거리 히면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댁에 같이 지냈어요

특별히 공부를 잘하진 않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제 목적은 하고싶은 공부가 아닌 취업이었습니다.
교대를 지원했다가 탈락했고 문과였지만 취업 잘된다는 이유 하나로 가고싶지 않던 간호학과에 지원하고 합격했어요. 물론 학비지원은 없었습니다. 8학기동안 학자금 대출을 했어요. 말이 쉬워 8학기지 그 돈을 합쳐보니 2400만원이더라구요.
학비가 없었으니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버는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학교 다니는 내내 막창가게, 교복가게, 교수님보조, 학교내 근로장학생, 학원아르바이트, 전시장 알바... 등 참 다양한 경험을 해봤어요.

3학년 시험기간에.. 어러운 전공과목 시험 치기 전날이었는데 시험기간이라고 알바를 안갈수는 없잖아요. 학원 앞에서 어묵 3개로 저녁을 먹고 학원에서 일을 하고 다시 공부하러 학교가는 버스에 탔는데 갑자기 눈물이 그렇게 나는거예요. '나는 이렇게 지내다가는 공부만 해도 되는 친구들을 평생 따라갈수 없겠구나. 지금 이 작은 격차가 커져 나중에는 죽어라 뛰어도 따라가지 못할 것 같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들은 스펙쌓기로 토익공부 할때, 저는 학교 내에 토익점수가 일정 점수를 넘으면 장학금 주는 제도 혜택받으려고 공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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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졸업하고 취업은 했지만 여전히 앞길이 밝지는 않네요. 직장을 가지면 뭔가 크게 달라질 줄 알았는데 그대로예요.

업무 특성상 자가용이 있어야 했지만 차 살 돈이 없어서 차 사는걸 미루고 미뤘어요. 근무평가에 불리하다는걸 알면서도 어쩔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모으고 모아서 작년에 중고 경차를 하나 구입했답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매달 학자금대출을 갚습니다. 아직 1600만원이 남았지만 그래도 참 열심히 하고 있다 생각했어요.

엄마가 급히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2700만원을 빌려줬습니다.
혼자 있는 엄마가 오랫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 100%는 아니라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지난달에 엄마가 이제 매달 생활비로 20만원을 내라는 말이 가슴에 쿵 하고 무겁게 다가오더라구요.
200만원 안되는 월급에 매월 빠지는 학자금 수십만원에 이제는 생활비까지... 그러면 안되면서도 순간 이기적인 생각이 들고 미웠어요. 빌린 돈도 안갚으면서 매월 생활비를 요구하는게 황당하기도 했구요. 나를 은행으로 보는건가..싶은 생각도 사실 듭니다. 엄마가 나쁜 사람은 아닌데 경제적으로 무능해요.


나름대로 참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끝이 안보여요 열심히하면 언젠가는 보상받는게 당연한줄 알았는데 저는 항상 마이너스 같아요.

요즘 5포세대라고 하나요. 저는 그말이 정말 와닿아요
연애야 어떻게 한다쳐도 이 상황에 결혼은 꿈도 못꾸겠어요. 소개팅이나 선 자리가 들어와도 거절부터 하고 봅니다. (김칫국 마시고)혹시나 잘되더라도 결혼할 준비가 하나도 안되어있거든요. 안될 일인걸 알거든요.


경제적인 어려움은 사람도 참 초라하게 만듭니다.
밖에선 티를 내지 말아야지 하지만 초라하고 자존심상하는 내면은 저 스스로가 가장 잘 알아요. 그게 힘들더라구요.

답도 없는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들 앞에 이렇게 주절주절 늘어놓습니다. 부끄러워서 어디가서 힘들다 말하지도 못한 이야기들이예요. 이렇게 몽창 토해내고 나면, 조금은 기분이 나아질까하구요.
모르는 사람들에게라도 저 힘들어요. 많이 힘들어요. 위로해주세요. 라고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코.. 지루하죠? 내용도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20대, 모든 힘든 사람들, 지금 아픈 사람들 모두들 힘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