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이였을 줄만 알았던 동생이 일진이였어

ㅇㅅㅇ2017.03.30
조회584

내 동생은 올해 고2이고 나는 올해 갓 캠퍼스에 들어간 스무살이야 비록 이제 10대에서는 벗어났지만 아무래도 그동안 가장 친숙하고 편안한 곳이 이 곳이엿던 것 같아서 10대판에 글 적어봐



내 동생은 야자를 하지 않았어 야자 자율이기도 했고 동생이 야자를 원하지 않았기도 했지 동생은 독서실이나 도서관에 가서 조용히 자신만의 공부 시간을 즐기는 걸 좋아했어 아니, 좋아한 척 했던걸까

독서실을 갔다와서도 집에 오자마자 바로 책상에서 소설책을 읽곤 했지 그 후 피곤하면 핸드폰을 잠깐 만진 후 잠에 들었어

중3? 중2? 때부터 이런 패턴을 유지해왔었어

그런데 항상 성적이 맨 밑바닥을 치곤 하더라 부모님도 나도 동생이 열심히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오는 걸 아는데 자꾸 성적이 안 오르니까 속상했지

사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성적이 안 오르는 데에서부터 의심했어야 되지 않았나 싶어 ㅋㅋ
가족들 다 동생이 선천적으로 머리가 나빠서 그런 것 같다 싶었지 진짜 바보 같았다

동생이 일진, 그것도 일진 중에도 개일진이였을 줄은.. 난 상상도 못 했어.. 아직까지도 충격으로 머리가 아프다 ㅋㅋ

동생이 일진인 걸 안 건 어제 오후야

어제 동생은 여느때와 같이 학교가 끝나고 ( 약 5시 10분 ) 집에 들러서 약간의 간식을 먹은 뒤 바로 책가방을 싸들고 독서실을 가려고 집을 나섰어

동생이 나간 후 난 갑자기 출출해져서 마트에 가려고 바깥으로 나갔지

마트에서 요기거리를 사다가 갑자기 내 뱃살이랑 허벅지살 이런 거 보고 진짜 갑자기 ㅋㅋ 우울해진 거 있지? 아 살 빼야겠구나.. 이런 자괴감이 급심해져서 사려던 거 다 내려놓고 바로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공원으로 직행했어

애초에 운동을 한 적이 없는 나여서 그 공원은 처음 가본 곳이기도 하지 ㅋㅋ 우리 동네에 이런 공원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공원 한 바퀴 돌고 집에 가자 라고 결심하고 한 반바퀴 즈음 공원 돌았나? 반바퀴 즈음 도니까 옆에 다른 아파트 놀이터가 보이더라

그 놀이터에 대여섯 명 쯤에 고딩들이 쭈그려 모여있더라 내가 시력이 안 좋아서 얼굴은 못 보고 대충 형태만 알아봤어

근데 담배를 피나봐 애들이
담배냄새가 너무 심한 거 있지? 가다가 코 틀어막을 정도ㅠㅠ 20살 가오 좀 부려볼까 싶기도 한데 고딩들 너무 무섭고..

그래서 담배 말릴까 말까 한자리에서 고민하는 중이였는데 갑자기 고딩 애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라 다른 데 가려는 것 같더라

근데 일어서니까 우리 동생이 가지고 있는 가방이랑 진짜 똑같은 가방이 보이는 거야! 앞서 말했지만 시력이 안 좋아서 형태만 봤는데 색깔도 그렇고 생긴 게 약간 진짜 우리 동생 꺼 같은 거야ㅠㅠ

그래서 으으음..??? 하다가 나머지 반 바퀴 다 돌고 그냥, 진짜 괜히 의심이 드는 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괜히는 아니네 ㅋㅋ

난 무엇이든지 호기심 가지면 끝까지 물고 안 떨어지는 성격이거든 궁금한 건 꼭 알아내야만 함 그래서 동생이 다닌다던 독서실로 곧장 직행했어

동생이 앉기로 한 칸에 딱 가니까 가방은 커녕 아무것도 없는 거야! ( 동생 독서실 가입? 할 때 나도 같이 있어서 어디 앉는 지 알아 )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ㅠㅠ..


한 밤 10시 쯤 되엇나 동생이 집에 왔어 평소랑 똑같이 소설책 하나 꺼내읽고 곧바로 자더라

동생 자는 거 확인하고 동생 가방 열어보았더니 와 세상에나..ㅋㅋㅋ 교과서? 문제집? 그런 거 하나도 없고 담배하고 라이터, 카메라( 동생 생일 때 내가 선물해준 카메라 ), 여러장의 인쇄된 사진들, 소설책 두 권 이렇게 있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황당했어.. 게다가 사진은 뭐가 찍혀있는 줄 아니? 엄청 맞은 듯 부은 얼굴에 여자애가 손 들고 무릎 꿇고 있는 사진, 얼굴에 담배빵 당하는 여자애 사진( 사진 속엔 주변에 여러 애들이 있음 ), 구타 당하고 있는 남자아이 등..

이게 뭔 만화도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개도른 거 아닌가 싶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거 보자마자 동생 개쎄게 때려서 깨운 후 이것 좀 보라고 이게 왜 니 가방에서 나오냐고 하면서 소리소리를 지름 부모님 깜짝 놀라서 방에서 나오시고, 나는 그간의 일들을 다 설명해드림 동생년 진짜 깜짝놀ㄹㅏㅆ는지 부들부들 떨더라 얼굴 빨개져서

진짜 그동안 이렇게 모두를 속여왔다는 생각에 화딱지가 나서 걔 싸대기 두 대 때리고 저 사진 속 아이들한테 너무 미안해서 세 대 더 때렸다

부모님도 어이가 없는 듯 했고 동생 질질 짬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다신 안 그러겠다고ㅋㅋㅋ


하 나.진짜 배신당한 기분 너무 심하게 든다 ㅋㅋㅋ 나중에 후기로 찾아올게 맞은 아이들과 동생의 태도변화. 꼭 동생 새사람 만들고 맞은 아이들에게 배상해주고 올게

이건 친구가 보내준 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