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백 해도 될까요?

익명2017.03.31
조회744
안녕하세요.

고등학교에서 교사를 하고있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편하게 친구에게 털어놓듯 얘기하더라도 너그러이 봐주세요 ..
제가 이 나이 먹도록 아직 모태솔로라..
고구마인 부분이 있더라도 양해부탁드려요 ^^


전 올해 첫 부담임을 맡았구요.
제가 지금 사내연애로 고민하고있는분은
제가 부담임을 맡은 반에 담임이세요.

나이는 남자중에서는 이선생님이
여자중에서는 제가 제일 어려요.


이 학교에서 일한지 1년이 지나고
이제 2년이 되어가는데

정말 옆에서 많이 도와주시고 챙겨주시는데


있었던 일을 나열하자면

회식자리에서 제가 술을 소주세잔? 정말 못마시는데

그거 알고 한번도 빠짐없이 옆에 앉으셔서 술잔에 물채워주시고 숙취해소같은것도 챙겨주시구요.

저희가 집이 서로 15분거리? 라고
카풀도 해주시구요 .
카풀비 따로 챙겨드렸더니 절대 안받으세요 .
그래도 너무 죄송해서 커피는 안드시길래 아침마다 저도 마실겸 과일주스 갈아서 텀블러에 담아드리는데 그건 또 잘먹더라구요?

아 제가 치마를 즐겨입는데 언제는
차에 담요도 사다두시고

이번년도엔
반 아이들이 혹여 젊은 여선생님이라고 무시할까봐
저 몰래 제가 샀다고 반아이들한테 피자랑 치킨 거하게 사주시고요 . 또 돈은 안받아요 ..



제가 근무중에 맹장이 터진적이 있었어요.

맹장인줄 모르고 시험기간만
제발 어떻게든 지나가자 하고
진통제를 하루에 열알씩 먹으면서 버티다가
결국 쓰러졌는데 선생님이 직접 보호자싸인까지 해주시구요 .
마취가 깨고나서 너무 춥고 아프고 저도모르게 그냥 눈에 보이는 선생님 소매를 붙잡고 울었는데
울음 그칠때까지 기다렸다 잠든 거 보고가셨구요..
아마 이때부터 제가 좋아했을거예요.

뭐 이거말고도 소소하게 엄청 많아요
제가 보고싶은 영화가 있다고 하면
오늘저녁에 다같이 영화볼까요? 하면서 다른 젊은 쌤들..모여서 다같이 보구요.

영화볼때 화장실을 잘 가서 복도쪽 자리를 좋아하는데
그거 기억하고 항상 거기 앉으라하구

가을에 선생님들끼리 워크샵가서 여자쌤들끼리 장난으로 귀에 코스모스 꽂고 사진찍으면서 놀다가 제가 장난으로 어때요? 어울려요? 했는데

다른쌤들은 막 웃으면서

어어~ 머리에 꽃 꽂고 그러는거아니야 ~ㅋㅋ이러시는데

이선생님만 !

네 그래요. 예쁘네요 하고 웃어줬어요 .
방긋 웃는게아니고 싱긋? 씩? 뭐라해야하나..


아무튼요 . 이 정도면 안좋아하는게 이상하잖아요 안그래요? ㅠㅠ

키도 크고 (사실 제가 작은거 ..)

목소리도 굵고요.
말투도 너무 좋아요.

아니 그냥 다 좋아요.

아무튼 그러다 어제 학교가
개교기념일이라 쉬게 되었는데

아 저희의 지역은 전라남도입니다 !
자세한건 역시 못밝히겠네요 죄송해요 ㅠ

제가 요 근처에 구례산수유축제 넘넘 이쁘다고
가자고 ~ 가자고 ~ 요 며칠 계속 노래를 불렀는데
그렇게 가시고싶으면 같이 가자고 하시는거예여!

아싸라비아콜롬비아 아파트뿌셔!!!
하면서
진짜 제 인생에서 제일 이쁘게하고갔어요.

사진도 많이찍고 이정도면 우리도 커플로 보이겠구나 했죠 ㅎㅎ
의도한건 아닌데 선생님은 블루톤이 섞인 세미정장 입으셨고 저는 하늘색 블라우스 입었어요
잘 놀고 잘 먹고 거기서도 아이들 얘기하고 ㅎㅎ

몰랐던 얘기들도 하구요!

그러다

아주머니분들이 놀러오셨는지
사진한장만 찍어달라시기에
찍어드리고 갈려고하는데

'두사람도 한 장 찍어줄라니께~~' 하시더라구요

이 전에 사진은 다 각자 찍어준거고
저 혼자 셀카로 찍다가 선생님 몰래 쪼끔나오게 도촬한게 다였어서
내심 너무 좋았는데

딱 잘라
아닙니다 . 저희 그냥 직장동료예요 하면서 실실 웃는데

너무너무 서운한거예요..
저희가 일하는 지역에서 가깝거나했으면 그렇게 섭섭하진않았을텐데 2시간 거리거든요..

내가 그렇게 창피한가
오늘 뭐하러이렇게 꾸몄나
기운이 빠져서 피곤하다고 이만 집에가자고 했는데

이선생님은 뭐 여기옆에 카페보고왔다고 들렸다 가자는거예요 . 남의 속도 모르고..;

결국 짜증나서 아 그냥 가자구요! 하고 차타고 오는데

급하게 신으려고 산 구두가 발에 안맞아서
쓰라려서 눈물이 나는건지
기대했던 마음이 초라해져서 눈물이 나는지

막 눈물이 나더라구요.

소리도 안내고 그냥 창문조금열고 바람에 말렸어요

집 도착해서 이선생님이

뭔가 할말이 있으셨던거같긴했는데

내가 생각하는 그 말들요 ..
부담스럽다 뭐 등등.. 그런말이 나올까봐 그냥 후다닥 집에 들어왔는데 전화가 두번왔었구

밤늦게 카톡이 왔어요.

전화안받아서 톡으로 남겨요.
내일 퇴근하고 얘기 좀 해요.
잘자요.

라구요 ..

아무래도 불편하게 해드려 죄송하다 사과드리고 마음정리하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거절당하더라도 고백은 하는게 좋을까요 .




띄어쓰기와 맞춤법을 꼼꼼히 하긴했는데
모바일이라 각 pc와 휴대폰에선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네요 .
많은 조언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