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지역이긴 했지만 워낙 크기도 크고 동네도 많은 탓에 중학생이었던 나는 그 곳까지 발을 들여 볼 일도 없었고 당연히 그 곳엔 아는 사람도, 맘 붙일 곳도 없었다.
하지만 무슨일이 있어도 나와 같은 학교를 가겠노라며 무작정 같은 학교를 지원해 따라와준 친구가 있어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실업계 여자고등학교에 진학한 나는 우리과엔 학급이 두개밖에 없다는 얘기를 들었고 친구와 설마 둘인데 딱 다른반으로 떨어지겠냐며 웃었지만 역시 안좋은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첫 등교 날, 유일한 친구와 떨어져 배정받은 교실에 들어가서 시끄러운 아이들 틈에 혼자 말 없이 앉아있었다.
먼저 말을 걸어주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낯가림이 심한 성격인 나는 그저 멋쩍은 웃음만 지었다.
잠시 후 첫 담임선생님이 오시고 짧은 인삿말과 함께 학생들에게 배부 할 교과서를 들고 올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번호순으로 10명이 조금 넘는 정도의 이름을 호명했다.
난 항상 5번 이내의 번호에 껴있었다.
다른 아이들과 어색하게 섞여 교과서가 있는 곳을 설명받고 반을 나서려는데 내 오른쪽에 홀로 서 있는 너를 봤다.
너와의 첫 만남이었다.
세고 차가워보인다는 소리만 들었던 내 인상과는 다르게 넌 정말 순수하고 귀여운 얼굴이었다.
까만피부를 가진 나와 다르게 넌 눈처럼 하얬고, 꾸미는 걸 좋아하는 나와 다르게 수수한 모습이었다.
너와 내가 비슷한건 키 뿐이었다.
그래서 너에게 더 끌렸던 것 같다.
나에게는 없는 모습을 가진 너라서 궁금하고 신기하고, 그래서 알고싶고.
왜인지 교과서를 옮기는 동안 너와 난 계속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누가 먼저 앞서가지도, 뒤처지지도 않게 나란히.
교과서를 들고 힘겹게 교실에 도착해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다가 그제서야 내가 너에게 먼저 말을 붙였다.
사실 말을 걸 생각까진 안했는데.. 무의식중이었다.
"아 왜 자꾸 시키는거야, 남는애들도 많은데. 힘들다, 그치?"
솔직히 그정도로 힘들진 않았다. 나는 그냥 너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었나보다.
항상 먼저 다가와주는 사람이 있었던 나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붙여본건 처음이었다.
참 미숙하고 어렸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나 자신이 낯설게 느껴진다.
너는 첫마디부터 까칠하게 궁시렁대는 나에게 아무런 경계심도 없는 듯 밝게 웃으며 맞장구 쳐주었다.
참 너의 첫인상과 잘 어울리는 성격이었다.
그렇게 너의 번호를 묻고 먼저 문자도 날리며 친해져갔고 어느새 함께 타지에 온 친구보다도 너와 더 애틋한 사이가 됐다.
너도 다른 동네에서 혼자 와서 이 학교엔 친구가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에게 너무 고마웠다고.
친구를 못사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언제 했냐는 듯 나는 금방 과 내에서 소위 잘나간다고 칭하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나와 늘 함께였던 너 또한 불편해보이긴 했지만 함께 친해지게 되었다.
그렇게 수련회에서도 그 아이들과 우리는 같은 방을 썼지.
하지만 넌 낯을 심하게 가렸고 밥도 나와 단 둘이 먹고 방 안에서도 나와 벽에 기대 동떨어져 앉아있곤 했다.
그래서 같이 편의점 가자, 나가서 바람쐬자 하는 친구들의 말들도 모두 거절하고 나는 너와 함께했다.
싫지 않았다. 나도 원체 낯가림이 심하고 인간관계가 넓은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었고 가벼운 관계들을 버리고 소수의 누군가와 가까워져야 한다면 나에게 그건 꼭 너여야만 했다.
그리고 10명정도 되는 인원 사이에서 당연한 듯 너와 나는 바로 옆자리에 누워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너는 나를 마주보고 누워있었고 눈이 마주치자 나를 보며 미소지었다.
그 땐 그런 상황이 처음이라 그저 쑥스럽고 어색했는데 지금 되돌아본 그 때의 넌 어둠속에서 홀로 빛이 났던 것 같다.
방 불이 꺼져 너의 눈코입만이 간신히 보이는 어둠속에서 우린 입모양으로 짧은 대화를 나누다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잠들었다.
그 때 니 손 꼭 잡고 잠들 걸 그랬다.
너와 단 둘이 놀러 갔다.
그 땐 몰랐지만 그 날은 날씨도 좋고 가는곳도 좋고 너도 좋고 정말이지 다 좋은 날이었다.
계속 걷느라 지쳐버린 나는 신나서 계속 사진을 찍어달라는 너에게 그만하자며 짜증을 냈다.
지금은 너의 사소한 것 하나하나 다 담아줄걸, 하는 후회들 뿐인데.
너는 내가 너와 노는걸 귀찮아한다고 느꼈는지 이게 우리의 처음이자 마지막 외출이 되었다.
금방 적응하고 학교생활을 잘 즐기는 나와 다르게 넌 예쁘장한 얼굴과 착한 성격덕에 애들이 치근덕대도 항상 어색하게 웃으며 아이들을 밀어내기만 했다.
원래 누구와 손끝 스치는 것도 싫어하던 나였는데 이상하게 너만보면 안고싶고, 손잡고싶고, 얼굴도 만지고싶었다.
단지 너의 반응이 귀엽고 재밌어서였다.
그래서 늘 안고있고, 손도 잡고, 얼굴도 만지고, 뺨과 머리에 입도 맞췄다. 내 인생 처음이었다.
내가 그럴때마다 너는 민망한듯 소리내어 웃으며 야~ 하고 나를 살짝 밀기만 할 뿐 어떠한 거부도 하지 않았다.
나에게만 그랬다.
다른아이들이 너에게 와서 친해지려고 들러붙고 귀엽다며 만지작대도 예의상 웃어주거나 기분상하지 않게 거절 할 뿐이었다.
그러다 나중에서야 나에게 불편해.. 하며 귀여운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몇 번은 남자 소개를 받고와서는 내 앞에서 상담을 하면 난 항상 걔랑 연락 하지마, 너랑 안맞는것같아. 하고 싹을 자르기에 바빴다.
그 때의 나는 그냥 아끼는 친구가 그닥 좋아보이지도 않는 남자와 연애를 하는게 싫었고, 혼자 남겨질까 싫었다. 사실 그냥 기분이 나빴다. 무작정 싫었다.
그래도 고집부리며 연락을 할 때도 있었는데 늘 안좋게 끝나곤 했다.
그러게 내 말 들으라니까, 바보같이.
그래도 결국 잘 되지 않았다는 소식에 내심 기분이 좋았었다.
친구가 연애 좀 할 수도 있는건데 나 스스로 참 못돼 처먹었다고 생각했다.
애들이 가끔 우스겟소리로 둘이 사귀냐고 놀리면 내가 되래어 무슨 헛소리냐고 화를 냈다.
충분히 웃어넘길 수 있었는데 내가 왜 그랬는지 나도 내가 이해가 안됐다.
그 다음해에도 우린 같은 반이 되었다.
너는 내가 다른 아이들과 시끄럽고 주도적인 학교생활을 하는데에 정신이 팔려있는 동안 다른 아이와 너무도 가까워져 있었다.
그 아이와 너는 성격이 너무나도 닮아서 내가 낄 틈이 없어보였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내가 너에게 할 수 있는건 그저 그 아이와 있는 너에게 다가가 말을 끊고 쓸데없는 말을 붙이는 것, 쉬는시간에 돌아다니다가 눈이 마주치면 달려가서 니 이름을 부르며 얼굴보기 왜이리 힘드냐 투정부리고 두 팔 벌려 너를 꼭 안는 것.
같은 반이라기엔 이상하리만큼 얼굴도 잘 보지를 못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넌 언제나 밝게 웃으며 나와 대화를 이어나갔고, 나에게 달려와 꼭 안겨주었다.
시험기간이면 내가 늘 너에게 볼펜이나 컴싸를 빌리곤 했었는데 그날따라 내가 아닌 니가 볼펜을 두고왔다.
너와 나는 번호때문에 시험대형으로 앉으면 항상 바로 옆에 나란히 앉고는 했는데 자리배치가 조금 바껴서 넌 나보다 앞에, 난 첫째줄 뒷쪽에 앉았다.
너에게 볼펜을 빌려줬다. 그리고 잊고있었다.
시험을 대충 찍고 엎드려 자고있었다.
시험시간이 끝남과 동시에 시끄러운 소리에 정신이 들어 가수면상태로 계속 엎드려 있었다.
누군가가 다가오더니 내 책상 위에 무언가를 올려놓는 소리가 들렸다.
"볼펜 고마워."
애교섞인 한 마디와 함께 엎드려있는 내 뒷통수에 몸을 숙여 쪽 하고 입을 맞춰주고 갔다.
너였다.
혀 짧은 발음과 애교많고 귀여운 너의 말투, 목소리는 어디서 들어도 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니가 나에게 처음으로 먼저 해준 입맞춤이었다.
그 때 일어나서 그냥 가버리는 너를 잡을 걸 그랬다.
뭐, 잡았어도 뭘 할 수 있었겠냐만은.
그렇게 3학년이 됐고 우린 처음으로 다른반이 됐다.
우리반에는 시끄러운 아이들의 집합체였고 너희반은 너무도 조용하고 지루한 아이들의 모임이었다.
우리반 분위기에 적응하다보니 널 보러 왔다갔다 하는 것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리고 넌 곧 조기취업을 했다.
졸업때까지 니가 선생님들께 인사하러 학교에 찾아왔을 때나 한두번 얼굴을 본 게 다였다.
그래도 넌 한결같이 내가 널 발견하고 이름을 부르면 나에게 달려와 안겨주었다.
졸업식 때도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렇게 고등학교에 대한 모든 걸 묻어두고 난 흘러가듯 대학교에 왔다.
나 따라 고등학교에 지원했던 그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밤 늦게 테라스에 앉아 추억팔이를 하는 도중 너의 이야기를 먼저 꺼낸건 내가 아니라 친구였다.
너무 오랜만에 듣는 너의 이름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유는 몰랐다.
"걔는 요즘 뭐 하고 살려나~ 여전히 그 회사 다니나?"
"그러게, 생각나니까 궁금하네."
"아 연락 안하고지냈어? 하는 줄 알았는데."
나는 그냥 가만히 웃고만 있었다.
우리는 둘 다 꾸준히 연락하는걸 못하는 성격이라 학교를 다닐 때도 연락을 잘 안했는데 그때 너와 연락을 하고 있을 리가 없었다.
사실 너의 이름을 들은게 너무 오랜만이라 심장이 떨리고 반갑긴 했지만 별다른 생각은 없었다.
"솔직히 나는 그때 너 볼때마다 깜짝 놀랐어. 내가 중학교때부터 여태껏 지켜본 너는 누구한테 그렇게 다정하게 말을 하거나 스킨십을 하는 애가 아니거든. 내가 손만대도 질색팔색하면서ㅋㅋ 너 걔 말고는 아무한테도 안그랬잖아."
"그랬나? 솔직히 니가 봐도 애가 너무 귀여웠잖아ㅋㅋㅋㅋ"
가볍게 웃어 넘겼다. 너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때까지 내가 정의내렸던 너에대한 생각은 딱 그 정도였다.
사실 나는 고3 말에 들어서 내가 양성애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큰 계기는 없었다. 모든일이 그렇듯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내가 믿는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원체 무기력한 성격이라 잘 되면 고마운거고 문제가 생겨도 물갈이하는 셈 치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하지만 모든 친구들이 마치 '우리집 티비는 삼성이야.' 라는 무의미한 말을 듣는 양 너무 아무렇지않게 받아들였고 지금까지 어떠한 문제도 생기지 않았다. 고마운 일이었다.
"근데 이건 내가 고등학교때부터 너한테 몇번 묻고싶었던 거거든, 너 걔 좋아했어?"
얼른 얘기를 끝마치려고 하는 찰나 친구가 나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정말이지 단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땐 너무 어렸고 내 성지향성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으니까.
깊은 감정은 없었지만 남자친구도 사겨봤고 그 흔한 썸도 타봤으니까.
널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행동이 귀엽고 사랑스럽고, 만지고 싶고. 그 정도였다. 친구로서도 충분히 가능한 거였다. 너같은 사람이라면 너의 주변인 그 누구든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글쎄, 생각해본 적 없는데?"
"하긴, 그땐 니가 여자를 좋아할 수 있을거라는 사실조차 몰랐을 때니까. 근데 ㅇㅇ아, 나도 걔 귀여운건 아는데 난 걔한테 그렇게까지 하고싶지는 않았어. 잘 생각해봐."
그 날 밤 집에 돌아와 오랜만에 니 생각에 밤을 지새웠다.
그리고 해가 뜨니 정리가 됐다.
너는 나에게 특별했다. 아니, 나는 너를 좋아했다.
너는 나에게 첫사랑이고, 낯설고 지루했던 고등학교 시절 가장 화창한 추억이다.
그 추억은 지금의 나에게 너무나도 아름다운 선물이었다.
그 소중하고 안타까운 감정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사실 따지고보면 지금까지도 가족보다 가깝게 지내는 나를 따라와주었던 그 친구, 그리고 나에게 먼저 관심을 가져줬고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만나는 좋은 친구들과의 추억과 시간이 더 길고 많았지만 나에게 고등학교 시절 가장 진하게 남은 기억은 온통 너 뿐이다.
어느새 21살이 된 나는 얼마 전 너에게 졸업 후 처음으로 용기 내 연락을 했다.
친구의 부추김으로 연락을 하게됐고 온전한 나의 의지는 아니었지만 카톡을 보내고 나서 느낀 감정은 정말 오랜만에 느껴 본 떨림이었다.
그 날 밤 새벽까지 친구를 붙잡아두고 놀이터를 방방 뛰어다니며 너의 답장을 기다렸다.
그런 나의 걱정들이 모두 무의미한 듯 다음날이 돼서야 연락이 닿은 너는 조금도 변하지 않고 여전했다.
마치 우리가 여전히 17살 여고생인 것 처럼.
너는 그 동안 남자친구가 없었다고 했다.
너에 대한 마음은 이미 오래전의 것인데 이상하게 안도감이 들었다.
남자들이 첫사랑은 평생 잊지 못한다고, 감정이 있고 없고와는 별개라고 말하던게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어느날 밤 카톡하다가 갑자기 사라진 너에게 뜬금없이 전화가 왔다.
내가 먼저 카톡으로 연락했지만 전화를 먼저 건건 너였다.
평소 전화하기를 꺼려하는 나는 아무리 이미 연락을 주고받은 상황이라지만 너와의 전화가 조금 떨리고 어색했다.
생각해보니 너와 고등학교 때도 전화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늦은 밤 걸려온 너의 전화를 한참 망설이다 받았다.
"ㅇㅇ아!!!!"
너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전화를 받은 나에게 잔뜩 상기된 목소리로 똑같이 내 이름을 부르며 화답해준 너.
너는 취해있었다. 회사 회식에 간지 한시간도 안 돼서 고작 소주 네 잔에 잔뜩 취해서는 밖으로 나와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실없이 웃으면서 내 이름만 계속 불러대며 자꾸 웃음이 난다고, 어지럽다며 애교섞인 말투로 말하는 니가 걱정되면서도 내 입꼬리는 내려올 줄을 몰랐다.
혼자 밖에 두면 안될것같아 정신차리고 들어가보라고 급하게 전화를 끊으며 정신들면 다시 전화하라고 흘리듯 말하고 잊고있을쯤 너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이제 정신이 돌아왔다며 민망한 듯 웃는 너.
자기가 원래 이런사람이 아니라고, 너무 부끄럽다고.
회식 끝나고 집에 간다고 하는 너를 전화로나마 배웅하고 그렇게 우리의 첫 전화는 끊어졌다.
너는 정말이지 여전히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그렇게 연락을 주고받은지 두 달이 넘어가는 지금, 우린 아직 얼굴도 못 봤지만 제법 무뎌지고 편해졌다.
사실 너도 겉모습이 많이 변했다. 성숙해졌고 수수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어딘지 모르게 화려해졌다.
그리고 전보다 더 예뻐졌다. 아니다, 여전히 예쁘다고 해야하나.
지역을 넘나드는 통학과 밀려드는 과제와 낯선곳에서의 인간관계에 시달리며 내 모습은 전보다 많이 차분해지고, 초라해졌다.
너에게 보고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당당하고 강하던 그때에 비해 지금의 내 모습은 너무도 처량해서 너를 만날 자신은 아직 없다.
참 웃기다. 내가 너에게 뭐라고.
그렇게 너에대한 결말없던 나의 마음이 드디어 정리됨을 느꼈다.
지금 나는 또 다른 짝사랑을 하고 있다.
어쩌면 그 친구에 대한 마음도 생기는 줄 모르고 놓칠 뻔 했지만 다행히 그러지 않았던 건, 그 친구를 보면 니가 생각났다.
성격, 외모 그 어떤 부분에서도 닮은 점은 한 가지도 없는데 이상하게 그 애만 보면 너에게 들었던 감정과 같은 것이 든다.
너로인해 확신할 수 있었다. 이 또한 사랑이다.
이 친구와 잘 되고 싶다거나 하는 욕심은 전혀 없다.
그냥 이 감정을 놓치지않고 지금의 내가 느꼈고, 그래서 가슴앓이도 하고 고민도 할 수 있는 지금이 그저 감사하다는 생각 뿐이다.
이렇게 나는 너에게 또 한번의 선물을 받았다.
고마워, 너는 영원히 알 수 없겠지만.
나에게 아름다운 기억을 남겨줘서 고마워.
나는 그저 너에게 내가 문득 생각나면 그 친구와 보냈던 시간들은 참 좋았다며 편하게 웃음지을 수 있는 그런 존재였으면 좋겠어.
창밖을 봤는데 꽃이 피려고 하길래 문득 니가 떠올라 너에 대한 기억을 이렇게나마 기록해본다.
너는 나에게 처음 맞은 봄 같은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