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 안에서 X이 마려웠던 나와 친구

뿡뿡석2008.10.29
조회453

안녕하세요, 글 쓰는 게 이번이 2번째인 22살 인천녀입니다!

 

어제 손에 땀 나는 일이 있어 동생한테 얘기했더니

얘가 아주 배 잡고 나뒹굴면서 톡에 꼭 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가뜩이나 각박한 세상살이~

많은 분들이 한 번씩 웃으시라고 용기내 글 써봅니다 ㅋㅋ

쓸데없이 길 수 있으니 귀찮으신 분들은 뒤로 가도 되어요..^^;;ㅠㅠ

 

그저께 밤에 갑자기 기차 타고 춘천이 가고 싶어져서

친구랑 같이 가기로 하고 어제 아침 훌쩍 떠났습니다.

먼저 커플 천국 남이섬에 가서 여자 둘이 꿋.꿋.하.게 사진 찍고 놀며시외버스 안에서 X이 마려웠던 나와 친구

날씨 좋고 사진도 잘 찍히고 커플 천국이지만 너무 좋다~ 하는 와중에

사진 찍던 친구가 새똥을 맞아 기분이 조금 상했는데

그게 앞으로 펼쳐질 일의 복선일 줄이야...

어쨌든 오후엔 춘천으로 가 그 유명한 명동 골목의 맛집에서 닭갈비를 먹었어요.

닭갈비 2인분 먹으니 배불렀지만 와~~~~ 어찌나 맛있던지

꼭 밥을 비벼먹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밥 한 공기에 사리까지 추가해서 조금 남기고 맛나게 먹었습니다ㅋㅋ

그리고 입가심으로 그린티 프라푸치노를 마신 후

집으로 가는 시내버스에 지친 몸을 맡겼지요.

 

인천행 버스가 직행이 아니라 춘천, 가평, 안양, 인천 순으로 들리는 바람에

3시간 가까운 시간이 걸렸는데요, 그래도 몸은 편하고, 시간도 많이 남았고,

탑승자도 거의 없겠다~ 둘이 mp3 들으며 노랠 조용히

그러나 열정적으로 따라 부르고, 가로등을 조명 삼아 율동도 했습니다.

저흰 술 안 먹고 노래방에서 휴지춤과 테이블춤, 소화기 카메라를 소화할 수 있는

참 쉽게 분위기의 노예가 되는 아이들이거든요...

(물론 지금은 전만큼 격한 필을 자주 못 느끼고, 무엇보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그렇게 시간이 흘러 버스는 경기도에 들어섰고 4~50분만 있으면 인천 땅을

밟을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옆에서 같이 흥얼흥얼 들썩들썩대던 친구가

갑자기 손잡이와 배를 부여잡고 굳어버린 겁니다. 얘가 왜 이러지? 싶어

자상하게 등에 손 대며 물어보니 자기 몸에 손 대지 말라고, 치우라고,

배 아파서 식은땀 난다고 그러더라구요. 자기 신경쓰지 말고 너 볼일 보라길래

하는 수 없이 도로 노래 삼매경에 빠졌는데 워낙 이 친구가 평소 화장실을 자주 가고

제 말에 대답도 하길래 인천까지 가는 동안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이 보였습니다.

가끔 붙이는 제 말에 대답을 하던 친구, 배가 너무 아파 내려야할 것 같다며

너 시외버스 안에서 X이 마려웠던 나와 친구 마려워 고등학교 때 실내화 신고 집으로 뛰어간 그 기분이 이해된다는 둥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 유명한 사생을 넘나든 일이 있거든요;ㅋㅋ)

자기 배 아픈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친구가 방구가 부릉부릉부릉 끼는 겁니다.

 

손잡이와 배에 손을 댄 그 부동 자세를 취하던 친구는 자기가 의도한 방구가 아니었는지

무척 당황하며 엉덩이를 제 반대쪽, 즉 창가 쪽으로 돌리면서 안절부절 들썩들썩거렸고

손으로 엉덩이를 틀어막으려다 말고 대신 바닥을 짚었다가 말았다가, 목을 뻗어

승객들의 눈치를 살피고 창문을 여는 등 빛의 속도로 이 모든 걸 순식간에 해내는데

중요한 건 그 긴 시간 내내 방구가 계속 부릉부릉부릉부릉부릉부릉 나오더라구요.

 

자기도 모르게 삐져나온 방구면 삐요오옹~ 소리가 나야할텐데 이건 뭐

방구 소리가 뿡뿡도 삐요오옹도 아닌, 검은 연기 뿜는 3류 오토바이 소리마냥

부릉부릉부릉부릉부아아앙~~ 거림과 동시에 바닥을 찰싹찰싹 치며 크고도 찰지게 나는데

정말 12번도 훨씬 넘게 삐져 나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상황이 너무 웃긴데

그 때 당시 전 아, 얘가 정말 끝의 단계로구나... 저러다 정말 시외버스 안에서 X이 마려웠던 나와 친구 지리겠다 싶어

친구가 너무 걱정됐어요. 그래서 저희와 가장 가까웠던 뒷자리 남자가 자는지 확인하곤

저 사람 자니까 소리 걱정하지 말라고 아무도 못 들었을 거라고

진지한 얼굴로 친구를 안심시켰어요. 친구도 진지한 얼굴로 창문을 더 활짝 열며

냄새날까봐 걱정하는데 안 난다고 하자마자 텍사스 소떼처럼 훅 밀려온 엄청난 냄새...

'와~~ 얘 뭐 먹었지? 아, 나랑 같은 거 먹었지... 냄새가 나랑 비슷한 게 얘도 사람이구나.'

등등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고 숨 쉬고 참는 걸 3번 넘게 하고서야 냄새가 빠지더군요.

그래도 전 끝까지 웃음기 없는 진지하고도 진실한 얼굴로 냄새가 안 난다고 해줬습니다.

 

방구 사건이 생기자 친구는 그 다음 정류장에서 바로 내렸고 저도 안 말렸습니다.

안양 정류장 전에 내렸는데 어딘지도 모를 그 곳에서 바로 앞 병원에 들어가

큰일 치뤘다는 친구, 택시와 지하철을 이용해 집에 오겠다고 해서 다행이라 여긴 후

전 창가에 기대기에 좋은 친구 자리로 자리를 옮겼는데요. 정말 이상한 게

그 자리에 앉자마자 안 아팠던 배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방구가 막 나오는 거예요.

친구한테 문자로 제 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고 알리니까 똥신이 저한테 옮아갔다고 하는데

그 말이 정말인지 움직이면 조금 아픈 배가 많이 아파질까봐

인천 올 때까지 똑바로 앉은 그 자세 그대로 왔습니다;;

 

인천에 와서도 일이 참 꼬였던 게, 21번 버스 타야 집에 갈 수 있는데

제가 다급해서 눈이 안 보였는지 22번을 타는 바람에 엄한 곳에 내려

경기도에서 내려 지하철 탄 그 친구랑 같은 시간에 집에 들어갔어요;;;;

 

글 쓰다보니 지금도 배 아프네요.

아무튼 시작과 끝이 모두 창대했던 어제 하루,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