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께서 일대일로 한번 보자십니다

내일은 잊으리2008.10.30
조회87,661

 

 

저는 그저 적당한 나이에 외국에서 결혼해

살고 있는 한 아내이고 며느리입니다

(한국신랑, 한국시엄니)

 

교회 광신도이신 울 어머님 압력에

교회 울렁증 몹시 심하지만 입한번 뻥긋 못하고

어머니 다니시는 교회에서 결혼했습니다

 

어차피 비행기타고 오시는 저희 부모님 형제 제외하면

제 식구라고 부를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도 그렇게 하자 하셨죠

 

설마 여기서 결혼했다고 이교회 나와야 하는건 아니겠지....???

아니겠지....? 아니겠지.....................? 라고 했지만

시집와 살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기대는 절대,절대 금물'

 

신랑이 결혼전에 (신랑도 중학교 이후 교회 구경도 안했음)

우리 결혼하고 이 교회 안나올꺼다. 라고 못받았는데

그땐 어머님이 결혼만 여기서 해라. 그리고는 안나와도 된다.

(저희 집에서 가까운 거리도 아니구요)

하셔서 그만 안심을 해버렸지요..

 

하지만.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그 주말부터. 그리고 지금까지 쭈...욱...

저희는 그 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토요일이면 전화오셔서 '오늘 여기서 자고 내일 교회같이 가자'고 하실만큼

이제 그 교회다니는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된거죠..

 

그래요.부모님 자주 찾아뵙고, 부모님이 기쁜일

살아생전에 해드린다는거

당연하고 좋은 일이죠..

 

그런데 도무지 이건 감시하에 이루어지는 의무이행이지

민주주의에 입각한 종교생활이 아니라는겁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숨가쁘게 일하고 일요일 하루 쉬는데

신혼초에 잠깐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당장에 전화오셔서

교회는 빠지지 마라.(참...신기한것은 본인 딸이 교회 빠지고

주말에 놀러가면 그건 또 신나게 자랑할 일입니다)

 

교회 속에 젊은 부부들 모임에 저희 강제로 넣으시더니

교회 밖 무슨 모임에도 (누구 누구 집사님이 초대하신 뭐 수많은 모임들)

일일히 간섭하시고..저희 모임 인도하시는 어떤 부부네 집에 아침 8시에 전화하셔서는

"어제 우리 애들 그 모임 참석했어요??" 확인하시고..

(그 분들도 황당해하시면서 저한테 말씀하시더라구요)

질문을 하셔도..참....

어제 교회모임 갔냐, 무슨 음식 먹었냐, 누가 했냐,

누구네집 갔냐, 그집은 잘 사냐, 방은 몇개냐..............................................................

 

끄응........

 

(저는 모임자체에 불만이 있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모임내에 맘좋은 사람들 만나 그나마 이제껏 버텼지요..)

 

연세드신 어른이 뭐 그런 질문하시는거.

뭐 거기까진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교회가고 교회끝나면 시댁에 들러 (교회에서 10분거리, 안갈수가 없습니다)

이야기 나누고 TV보고..과일 깍고..

뭐 그러다 보면 4.5시 됩니다..그러다 가끔은 또 저희가 모시고 나가 저녁 사드려야죠..

우리의 일요일은 대체 어디에...

 

이렇게 3년이 다되어갑니다

 

딱히 부모님이 저를 어떻게 하시진 않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는 며느리이고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지요..

가시섞인 시어머니 말들에 할퀴고 상처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상상이나 할까요.

어쩌다 어쩌다 한주 건너뛰면 다음주에 두분 나란히

북극 얼음곰마냥 얼마나 가슴 서늘하게 하시는지...

 

그러나 신랑 왈: 우리 부모님처럼 좋은 시부모가 어디있냐?????

 

너무 어기가 차서 암말도 이젠 안나옵니다..

 

이민와서 고생하신 부모님 측은한 마음

평생 지고 가는 착한 아들이기에

이해하려 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속에 쌓아두면 병이 된다고...

제가 더 이상. 진짜 못해먹겠다...그런 순간이 오더이다..

 

남편은 그 교회의 예배참석을 효도종목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본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선물이고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지껏 제가 힘들고 괴로운 순간이 많았지만

그저 그냥 은근슬쩍 넘어가며 일요일이면

도살장 가는 소마냥 교회로 질질 끌려 다녔습니다..

그래도 얼굴은 웃어야지요.

시엄니 친구분들 몇십개의 눈이 보고있지요..

 

그러나 정말 이제 몸,마음 다 지쳐

그냥 가까운 교회나가자고 했더니...싫답니다..

신랑은 꼭. 부모님이 다니시는 교회에. 부모님과 같은 시간의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종교활동이라 생각합니다. 그것 외에는

세상에 어떤 교회도 종교도 없다 생각합니다.

 

진짜 기독교 신자라면 가까운 교회가서

주님 찬양하고 예배하는게 맞는거 아닌가요??

 왜 구지 무언가를 위해서. 무엇 때문에 특정한 교회를 다녀야 하나요?

 제가 하나님이라면 참 기가찰 노릇입니다..하나님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로만...말로만..

 

효자이긴 하지만

신랑이 결혼하기전에 말했던 상처가 있습니다

자기가 항상 엄마란 존재가 필요했을때

그때 어머니가 늘. 교회에 계셨답니다..

그게 무슨 종교입니까. 너무 큰 비극이죠..

 

가까이 살면 부모님이 더 의지하고 기대한다는 말... 억만번 맞는 말입니다..

장남도 아니고 장남은 멀리 살며 한달 한번도 안오십니다.

그치만 가깝지도 않지만 교회함께 다닌다는 이유로 저희는 일요일이 아닐때도

엄...........청 불러대십니다...

 

아프다 어쩌다 아버님 혈당 오르셨다 어쩐다 하시면

무조건 출동입니다.

남편한테 전화하셔서 출근전에 들리게 하시는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 연세에 그정도면

저보다도 짱짱하시고 진짜 날라다니십니다..

 

그런데 시집와서 지금까지 시어머니 안아프신게 진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매일 매일 아프시고, 검사하시고(번번히 정상), 불면증에 두통에,

정 없으면 우울증인 거 같다 하시고..............진짜 그 통에 제가 미치기 일보직전입니다

 

암튼 도저히 이렇게 살 수는 없다 결정했습니다

교회 안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한테 진지하게 이야기했고

당분간만큼이라도 좀 쉬어보기로 했습니다

 

교회는 안갔지만 시댁은 한주도 빠지지 않고 갔습니다

 

그러다 이번달에 일요일에 운동도 시작했고 해서

(실은 이참에 내가 미치기 전에 좀 바꿔보자는 마음에..)

시댁도 안갔습니다. 이제 3주 금방 지났습니다.

그치만 중간에 저도 한번, 신랑도 한번 찾아뵈었죠.

 

결혼하고선 이렇게 오랜 안뵌게 처음이고 해서

나름 바싹 긴장하고는 있었습니다.

 

드뎌 저번주에 전화오셨습니다

(두구두구두구~~~~)

받자마자

"같이 있냐?"

"네?"

"&& 이랑 같이 있냐고"

"네"

"그럼 내가 하는 말 듣기만 해." (아들 눈치는 또 엄청 보십니다)

"너 저번주도 안나왔지? 니가 잘해야해.

우물쭈물 하다 너 큰일난다. 너네는 이 교회에 뿌리 박아야 해.

&& 이 잘 설득해서 내일은 나와라."

 

물론 시어머님 말씀 거역하는거

나쁜 행동이지만

 

남편도 좀 쉬고 싶다고하고, 저야 뭐 이제 완전

될대로 되어보자..라는 가슴떨리는 심정으로..

 

다음날 교회 안갔습니다

그리곤 이틀 후 (어제) 전화오셨네요

 

(화가나신 목소리..진짜 전화 끊고 싶습니다)"야. 난데"

"너 언제 일 안하냐?"

"일 안하는 날은 없구요 . 잠깐 시간 낼 수는 있는데요"

"그럼 너 시간날때 %% 한테는 말하지말고 전화하고 집에 한번 와"

"너랑 나랑 일대일로 한번 만나자. 내가 할 얘기가 있으니까"

(막 속으로...일대일? 일대일? 결투신청...??)

그리고는 화.........악...전화 끊어버리십니다.

 

으음..........................

전화끊고 또 망치로 머리 맞은것처럼

(시어머님이랑 통화하면 가끔 생기는 증상이죠) 멍한것이...

눈물도 안납니다..

 

무슨 죽을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툭하면 && 한테는 말하지 말고

내 말 잘 들어..이런 식입니다..

 

아놔....

 

시어머님의 계급은 대체 얼마나 높고 고귀한 것일까요?

며느리가 대체 얼마나 더 못나지고 못나져야

그 모든 행동, 말들 다 받아들여질까요??

 

이번엔 또 어떤 칼과 창으로 무장해서

방패도 숨을 곳도 없는 이 쫄따구 며느리에게

공격을 가하실런지....

 

 찾아갈 친정도 없는 이 땅에 참 외로운 날입니다..

 

PS. 님들께 조언 부탁드려요. 언제쯤 찾아뵈야 할까요?

      가만히 그저 들어야 할까요. 아님 제가 하고픈 말 이참에 해야할까요.

      정말 지혜로운 방법은 무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