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때 친구 때문에 자퇴까지 생각했는데 꾸역꾸역 졸업해서 대학 다니고 있는 후기

ㅎㅁㅇ201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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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몇 년 전의 나 같은 애들이 지금도 많을 거란 생각에 글을 쓰게됨..앞서 말하자면 난 왕따를 당한 건 아닌데 학교 생활을 굉장히 고독하게 했음.

 

일단 나는 시골 학교 출신으로 전교생 수가 매우 적었음. 반도 하나 밖에 없었고 여자는 나 포함 많아야 3~4명? (중간에 전학생도 있어서 3명 일때도 있고 4명일 때도 있음) 얘네랑 틀어지면 밥도 혼자 먹어야 되고 일일 체험학습, 체육대회, 체육 시간 등등 혼자 동 떨어져서 앉아야 됨. 난 티 나게 당한 적은 없지만, 솔직히 티만 안 났지 은근히 나 두고 지들끼리 가거나 어디갈 때 학교에서 대절한 버스 타면 당연스럽게 나를 혼자 앉히는? 그런 게 좀 있었음..멤버는 주동자 한 명, 주동자가 아끼는 여자애 한 명, 그냥 그런 애 한 명(나중에 개인적 이유로 전학감) 그리고 나.

 

근데 이 멤버가 딱히 중요한 건 아니고. 그 주동자 애가 소위 말하는 양아치 기질이 좀 심했고 + 친구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며+시도때도 없이 전화해서 내 시간 뺏은 주제에+다음 날 학교 가면 다른 애랑 노는 그런 애였음. + 갑자기 전화해서 나오라 그러더니 안 나가면 겁나 대놓고 삐지고 + 난 수업 늦는 거 진짜 싫어하는데 쉬는 시간 끝나고 거울 보면서 화장 고치는 걸 멈추질 않음.

 

읽기만 해도 피곤하지 않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불과 1년전까지 이런 애를 내가 어떻게 감당해왔나 싶다. 내가 애들 말 잘 들어주고 입 무거운 편이었는데, 주동자도 그거 알아서 무슨 비밀 같은 거 말할 땐 꼭 나 찾았음.. 정작 지 볼 일 끝나면 다른 애랑 즐겁게 장난침. 이게 자꾸 반복되니까 난 상처란 상처대로 다 받고 ㅎㅋㅋㅋㅋ

 

그냥 누가 봐도 얘가 날 막 대하고 겁나 만만하게 생각한다는 걸 알 수 있었던 지라, 하루는 집 걸어가면서 엄청 울었음..그때 들었던 노래가 악동뮤지션-길이나?? 였는데 딱히 슬픈 노래도 아닌데 진짜 엄청 움. 나 이 노래 그때 듣고 다시 들은 적 없는데 제목까지 단번에 기억날 정도로 ㅋㅋㅋㅋ 진짜 엄청..엄청 울었음..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학교 다니는 게 나름 즐거웠는데 고등학교 입학 후부터는 하루하루가 지옥 같고 아침마다 학교가기 싫고...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우울한 등굣길이었다 ㅎㅎ 튼 그렇게 좀 다니다가 엄마한테 새벽에 울면서 말했음.

 

엄마가 마음 아파할까봐 주동자 얘기는 빼고 그냥 학교 다니기 싫다고.. 자퇴하고 싶다고 .. 이 날도 악뮤 길이나 들었던 날만큼이나 엉엉 울면서 말했는데..예상은 했지만 자퇴는 절대 안 된다 하셨고. + 따뜻한 위로 한 마디 듣고 싶었는데 정신 상태 약해빠졌다고 우는 와중에 혼났음. 이것도 다시 생각하면 진짜 서럽다.

 

결국 학교에서도 치이고 엄마한테도 털어놓지 못한 채로 고1을 버티고, 고2땐 ㄹㅇ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음. 중학교 동창 애들한테 힘들다고 말할 수 있었으나 내가 다른 애한테 휘둘린다는 게 창피해서 말도 잘 못함. 나 원래 그냥 당하고 있는 애들 보면 왜 신고를 안 할까? 왜 도움을 안 청하지? 이 생각 하던 애였는데 내가 그 상황 되니까 진짜 말 못하겠더라..

 

고3땐 어쩌다가 주동자랑 나만 남게 됐는데, 얘 고3 되더니 학교 안 나옴 ㅋㅋㅋㅋㅋㅋㅋ 고2때부턴 얘 그냥 밥 같이 먹는 애로만 , 진짜 비즈니스적으로 대했는데 졸지에 밥 혼자 먹게 생김. 다행히도 다른 애들한테 낑겨서 겨우겨우 먹긴 했으나 다들 알 거야..애들이 날 챙겨줘서 고맙지만 겁나 눈치보이는 거..ㅋㅋㅋ...

 

중학교 동창 애들은 고3때 친구들이랑 어디 대학 가냐, 원서는 몇 개 쓰냐, 학과는 어디가냐..이런 거 지들끼리 말할 텐데 난 그런 친구도 없이 혼자 꾸역꾸역 내 속에서 모든 걸 해결함. 당시엔 몰랐는데 돌이켜보니까 스트레스 진짜 심했고 미래에 대한 압박감에 매일매일 불안했음..

 

고딩 때의 날 한 마디로 요약해보면, 한 명이라도 (안 친하더라도)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진짜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음. 둘이나 넷이나 암튼 무리지어서 웃으면서 장난치는 애들 볼 때마다 속으로 덤덤한 척 눈물 삼킨 적이 한 두 번이 아닐 정도로..

 

튼...여기저기 낑기는 삶으로 고등학교를 꾸역꾸역 졸업하고 (고2 말까지 자퇴할 생각 가득하다가 고3되고 딱 접음) 내신 맞춰 온 대학에 입학함.

 

고등학교 때 여자애도 워낙 없었고, 그 주동자가 나만 그렇게 은따시킬 정도로 내가 매력이 없나 싶어서 오티 전까지 긴장 엄~~~~청 함.인터넷에 막 대학교 친구 이런 거 쳐보고 ㅋㅋㅋㅋㅋㅋㅋ 좀 쫄은 상태로 대학교 개강하고 4월 말인 지금 중간고사 치면서 핵교 댕기고 있는데..

 

 

진짜 너무너무 즐거움..고딩 때부터 무난하게 친구들이랑 잘 지내온 애들은 절대 몰라. 그 주동자 덕분에 같은 과 애들 웬만하면 그냥 천사로 보임. 걍 착한 것도 아니고 ㄹㅇ 걍 천사. 착각이라면 미안하지만 나한테 호감 가지는 애들 티 나게 몇 명 있는 것도 너무 좋고 내가 말 할 때마다 웃어주고 반응하는 같은 무리 애들도 너무 좋고..걱정 없이 기숙사 밥 같이 먹는 룸메랑 다른 방 애들도 너무 좋고. 강의 때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점점 친해진 애들이랑 술 마시고 놀러갈 궁리하고 .. 진짜 행복해서 이거 쓰는 지금 약간 눙물날 거 같음 ㅠㅠㅠㅠ

 

난 심각한 학교폭력 피해자는 아니었지만 애매한 은따 생활로 인해 고등학교 3년 내내 암울하게 살아왔는데, 대학에서 수많은 사람 만나면서 웃고 인사하는 게 진짜 그렇게 좋을 수가 없음. 주동자가 그렇게 막 대할만큼 내가 별 볼일 없는 게 아니란 걸 대학 와서 진짜 절실히 깨달았고, 대부분의 애들이 날 호감으로 느끼고 친해지고 싶어한다는 것에서 자존감도 정말 많이 올라감.

 

ㅎㅎ 뭐 그렇다할 교훈도 없고 엄청 사이다도 아니지만..그냥 그렇다구...나랑 비슷한 상황인 애 있으면 좀 힘 됐으면 좋겠다 싶어서 글 올림. 지나고 보니까 암울했어도 고등학교는 졸업하는 게 편하더라. 꼭 자퇴하지 말란 건 아니지만 내 경우엔 그랬음. 덕분에 내신 챙겨서 실력에 비해 대학도 잘 간 편이고. 튼. 현시각 암울한 몇몇 고등학생들 화이...팅..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