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받은 굴욕 문자.

최강두산2008.10.30
조회24,094

안녕하세요~

 

요즘 들어서 톡을 즐겨 보기 시작한

 

야구를 좋아하는 건장한 24살 휴학생입니다.

 

날씨가 많이 춥죠??

 

톡커님들 항상 감기 조심하세요!!

 

다름이 아니고 어제 있었던 일화를 얘기하고 싶어서요ㅎㅎ

 

글쓴이 명을 보시면 아실수 있듯 저는 두산 팬입니다.

 

고향이 인천이라 초등학교때부터 현대가 서울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당연히 인천 연고지인 현대 유니콘스의 팬이었는데,

 

SK가 인천 연고지로 들어오고 부터는 김성근식 SK 야구에 개인적인 염증을 느끼고

 

제작년 부터 두산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아버지와 동생은 아직까지도 SK의 팬이라

 

두산 vs SK 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서로 날 선 기싸움을 하곤 하죠.

 

야구장도 자리를 따로 앉을 정도로.

 

저번주 일요일에 문학경기장에서 경기를 봤을때는

 

두산이 이겼다는 이유만으로 아버지와 동생만 차를 타고 오고

 

저는 지하철을 이용해야만 했습니다..ㅠ

 

요즘 한국시리즈인거 다들 아시죠~

 

제작년과 작년까지는 제가 군복무 중이라 그나마 덜했는데

 

요즘은 집에서 야구를 보면 정말 부자지간 이지만

 

경기 매 순간 순간마다 이렇게 희비가 엇갈리지 않을수가 없네요.

 

제가 손벽칠때 아버지는 한숨쉬시고 제가 한숨쉴때 아버지는 환호하시니..이거참.

 

어제는 제가 선배분들과 약속이 있어서 야구경기를 못 보는 상황이었습니다.

 

동생한테 문자중계를 부탁하고 문자를 통해 경기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동생이 그만 과외를 가야 한다고 해서 8시 부터는

 

아버지께 문자중계를 부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저희 아버지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정말 대쪽같은 분이십니다.

 

말씀도 별로 없으시고, 신념이랄까, 주관이 정말 뚜렷하신 분이죠.

 

제가 초등학교때 학교에서 아버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것이 뭐냐고 했는데

 

바위라고 했던것이 기억나네요.ㅎ

 

그만큼 분위기가 무겁고, 어렸을때에 비해 지금은 덜 하지만

 

대하기 조심스럽고 어려운 분이세요.

 

또 아버지께서 문자를 하실줄은 아시지만 옆에서 보고있자면 답답할 정도로

 

느린속도로 문자를 쓰시기에 죄송하기도 하고 왠지 좀 어려워서 그냥

 

집에가서 경기결과나 볼까 했지만 경기상황이 너무 궁금해서 아버지께

 

무사 만루나, 일사 2,3루 같은 득점 상황이거나 득점이 났을시는 문자좀 보내달라고 하고

 

선배분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술을 마시는데 아버지께 문자가 와서 보니

 

2:3 두산이 뒤지고 있던 상황에

 

'9회말 노아웃 1루'

 

'원아웃에 1,2루'

 

'9회말 원아웃에 만루'

 

이렇게 연달아서 계속 문자가 오는 겁니다.

 

정말 객관적이고 간단한 최소한의 정보만이 오죠.

 

역전 대 찬스이다 보니 술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도 모를만큼

 

핸드폰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던 차에 아버지께 그토록 기다리던 문자가 왔어요!!!

 

정말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제발 제발 좋은 소식이기를 기대하면서 핸드폰을 연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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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병살타로 3대2로 경기종료 여스케이(아마 에스케이겠죠)승 메롱'

 

메롱..메롱..메롱..메롱아버지께 받은 굴욕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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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빵 터져버렸습니다.

 

그토록 간절하게 원하던 경기 결과보다도 제 마음에 박힌단어 메롱.

 

정말 별거아닌 단어지만...

 

제게는 대쪽같은 아버지였습니다.

 

항상 위엄있고 한때는 바위라고 느낄만큼 무겁고 거대한 이미지였죠.

 

그랬던 아버지께서 문자로 메롱이라..

 

저로서는 상당한 충격이었습니다ㅎㅎ

 

아버지께서 예전에는 안그러셨는데 점점 나이를 드시니

 

요즘들어 잔소리도 많아지시고, 생전 안하시던 농담도 가끔 하시네요(말장난 같은거)

 

정말 썰렁하지만..그럴때 마다 아버지께서 변하시는 모습에 깜짝 놀라곤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변해가시겠죠~

 

등산을 좋아하시고, 살이 너무쪘다며 다이어트 시작뒤로 두달만에

 

15키로를 감량하실만큼 자기관리 철저하신 아버지.

 

지금처럼 항상 건강하시고 활동적이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두산이 우승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