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하자...

치즈스틱2008.10.30
조회4,545

막상 글을 쓸려고 하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연하군요.

 

아내가 미친 짓? 을 하는 걸 안지 7년 같은 7개월이 지났습니다.

 

14년전,

우린 단체 미팅으로 만났지요.

당시 아내는 불우한 가정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아버지) 에서 대학진학을 포기한 채 일찌감치

금융쪽에 취직하여 일하고 있었고, 전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나와 S 그룹에서 잘 나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집안 또한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아버지 그리고 제 동생이 태어난 이후부터 각방을 쓰시고 부부대화 한번 안하시는 그런 삭막한 가정이었더랬지요.

 

이러한 건전하지 못한 우리들의 가정환경이 무서운 불행의 씨앗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미팅날 그 여자는 저에게 소위 말하는 $필$ 이 꽃혀나 봅니다.

전 정말 싫었지요.

무엇보다 외모가 제 스탈이 정말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꽃미남은 아니었지만 미팅나가면 상대 여자 한 둘은 꼭 저를 찍었거든요

 

그 당시의 객관적인 조건만으로 보면,

절대 결혼 안되는 사이였습니다.

제 결혼상대는 무조건 학벌이 좋아야 하고 이뻐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었고

최소한 괜찮은 대학은 나와야 한다는 게 제 배우자의 조건이었지요.

집안은 별로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자라온 집안 환경이 제일 중요한단 생각이 듭니다.)

이건 뭐 제 기준이니까 개념치 마시길...

 

저 엄청나게 따라 다녔습니다.

거의 스토커 수준...

 

2년 6개월 뒤,

결국 결혼했습니다.

제가 만나던 학벌 좋고 이쁜 여자들 다 제쳐두고.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왜 결혼했는지...

뭐에 씌였는지도...

사랑하지 않았는데 왜 결혼했는지.

아마 따뜻한 가정을 어서 빨리 갖고 싶어서 였을 겁니다.

불행했던 제 과거를 빨리 치유받고 싶어서였을 겁니다.

그 욕망에 전 철없이 사랑도 없이, 조건도 맞지않는 결혼은 덜컥 해버렸나 봅니다.

 

지금은 결혼 이후 아내의 저에 대한 태도, 시부모에 대한 태도, 자식에 대한 태도, 가정에 대한 태도가 왜 그래야만 다 이해가 되는군요

 

결혼 후 아내는 180도 달라졌습니다.

우선 시부모에 대한 태도 (저희는 신혼때부터 따로 살았으며 저희 부모님은 며느리를 참 이뻐

했습니다. 오히려 저희 부모님이 며느리 눈치 많이 보시더군요)

   - 결혼전 저희 부모님에게 그리 싹싹하던 아내는 너무 눈에 보이게 차가워지더군요

   - 저에 대한 관심. 거의 딱 끊더군요. 예를 들면 아침밥, 저녁밥 아니 아내가 차려주는

     밥상 받아 보는게 소원이었지요. 뭐 이건 맞벌이라 아내도 힘드니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최소 주말쯤은 한 번쯤 남편이나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아내가 되었으면

     하고 많이 바랬더랬지요.

 

애들이 태어나고 처가집에서 봐주었습니다.

자기 딸 일하느라 힘들다고 애 봐 주시더군요. 주말에만 애들 데려오고.

발각되기 직전까지... 불쌍한 장모님...

 

그 여자는 뭐가 그리 바쁜지 10여년 동안 항상 제가 먼저 불 꺼진 집에 들어갔습니다.

어느 날 문득, 이건 내가 그토록 바라던 따뜻한 가정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그 날 이후 저도 밖으로 밖으로 나돌기 시작했나봅니다.

물론 저는 가정이 너무나 소중했기에 가정을 해하는 그 어떤 행위도 하지는 않았지요

그냥 친구랑 술만, 술만  참 많이도 마셨댔지요. 집에 들어와 봤자 아무도 없는데 들어갈 이유도

딱히 없었고...

 

아내는 자기애가 좀 많이 강한 여자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자라온 환경, 자신의 학벌이나 외모에 많은 열등감을 갖고 있음을 이제야 알았지요 왜 날 그토록 원했는지도. 자신의 것은 정말 소중히 합니다. 이는 자식도 우선순위에서 제외됩니다.

화장대나 지갑이나 자신의 사진뿐입니다. 남편은 아니어도 자식들 사진은 있을 법 한데도...

자기 몸뚱아리는 정말 지독히도 아끼지요. 매주 손톱에 경락에 마사지에 뭐에 뭐에.

정말 자기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살았네요.

제가 그닥 아내를 진심으로 존중하진 않았지만 아내의 직장생활에 관한한은 절대로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교육이든 회식이든 뭐든 있음 무조건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지요

 

처제나 아내 친구들이 말하길 정말 자유롭고 하고 싶은 것 다하면서 사는 아내를

많이 부러워 했다고 합니다.

 

허나 아내는 딱 하나가 결정적인 그 딱 하나가 부족했나 봅니다.

 

남자의 사랑

 

4년전쯤부터 제 만나기 전 잠깐 만난 사람과 우연히 연락이 되어 작년 여름부터 급진전되었더군요.

지금은 주말에는 아예 그 집 들어가서 삽니다. 소위 말하는 첩살이지요 (별거남이더군요)

애들 (초등 3학년, 4학년) 한테도 다 말했더군요

이제 자기는 아빠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고 다른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그래서 아빠랑

헤어지고 싶다고. <- 애들한테 정말 할 말은 아닌듯...

그리고 저한테 그러더군요 자기가 도망가지 않는 이유는 애들 때문이 아니고 자기 직장에

걸린게 많아서라고.

저 그말 듣고 태어나서 첨으로 $여자$ 에게 귀싸대기 올렸습니다.

전 집이 지방이라 주말에만 내려갑니다. 저 여자는 제가 없는 주중에만 집에 들어오지요

애들때문이라고 하는데 아니지요. 지난주 애들이 저보고 그러더군요

엄마가 빨리 남자 친구한테 갔으면 좋겠다고... 

 

우린 너무나 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나 아내나, 너무나 많이 부족하여 결국 되물림의 굴레에서 허우적 거리는군요.

 

저도 그닥 잘한 거 하나 없지만, 그래도 이 짓만은 아니기에 감히 제 얼굴에 침 뱉는 얘기를

풀어 놓았습니다.

무관한 사람들까지 엮어 온 주변을 온통 생지옥으로 만드는 저의 어리석음을 이제 비웃으며

이 지독한 악연을 끊으려고 합니다. 그냥 조용하고 신속하게...

 

여기 보면 불륜을 나름 정의하고 사랑이니 로맨스니 참으로 소비적인 논쟁들을 하시는데

갠적생각은 아무래도 상관없고 별 관심도 없지만 허나, 그것으로 말미암아 어쨌든,

죄없는 사람, 무관한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 대를 잇는 상처를 준다는것.

그로 인해 어떤이는 목숨도 끊고, 끊을 수도 있다는 것.

 

전 솔직히 지금은 새로운 시작으로 설레입니다

우리 애들이랑 이젠 헤어져 있지 않아도 되니까...

 

너무 길어졌네요

일찍 퇴근해 맘이 뒤숭숭해서 적어 보았습니다.

 

배우자 부정으로 맘고생하시는 분들 힘내세요...

미련과 아픔은 빨리 잊을 수록 행복은 빨리 다가오는 법이니 길게 보고 행복해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