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년 반된 30대 여자입니다.
처음 신랑하고 만났을때 사람이 참 괜찮다 싶었는데 부모님을 만나뵈니 정말 좋으신 분들이셨어요.
그렇게 2년 잘 만나서 주변에서도 당연히 결혼하겠거니 했는데
하루는 어머님이 사주를 보시니까 11월에는 무조건 결혼해야 잘 산다는 사주가 나왔대요.
이때 안하면 2년을 늦게 해야된다셔서 저희 부모님 좀 당황하셨지만 승낙하시고
2달 동안 부랴부랴 준비하고 결혼했어요.
급하게 하다보니 주변에 사고쳐서 결혼하는거 아니냐는 소리 많이 들었구요..ㅋㅋ
아무튼 좋은 시댁 만나서 결혼 잘했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어머님이... 별나도 너무너무 별난 분이시네요.
아들만 둘 키우신 분인데 집안 남자들이 떠받들어서 공주대접 해주고 오냐오냐 사신 분이라 그런지 본인 좋은건 다 하셔야되고요.
남이 싫은 소리나 지적하면 인정을 하시는게 아니고
알았다 됐다 앞으로 얘기 안하마~ 이렇게 대화를 단절하시는 스타일이더라구요.
어머님이 워낙 주변에 잘하시고 사람은 좋은데 이런걸 아니까 다들 어머님한테 말 함부로 못해요.
그래서 신랑은 어머님이랑 자주 싸웠다는데 아버님은 성격이 너무 좋으셔서 어머님이 잘못하신거에도 고집부리고 화내시면 알았어~ 미안해 이러고 사셨대요.
어제 어머님이 술좀 드시고 도련님한테 저에 대한 부족함? 서운함에 대해 막 털어놓으셨고
그걸 도련님이 신랑한테 얘기를 해서 제가 알게 되었어요.
듣다보니 저는.. 진짜 이해가 안가더라구요..
일단 저희는 아침밥을 같이 안먹어요. 맞벌이인데 제가 일찍 일어나는걸 힘들어해서 신랑이 알아서 차려먹고 가는 걸로 합의 봤구요. 전혀 서운해하지 않아요.
근데 여자가 당연히 아침밥 차려줘야지 애를 빈속에 출근시키면 어떡하냐고 어머님이 뭐라 하셨다네요..(어머님은 평생 전업주부셨음)
또 둘다 일요일 하루 쉬는 일을 하는데 늘어져있다보니 집이 점점 어수선해지더라구요. 큰 맘 먹고 저번 주에 정리정돈 업체를 불러서 집안을 싹 정리했는데 이것도 여자면 당연히 집안청소는 평상시에 해야지 얼마나 정리를 안하고 살았으면 돈을 쓰냐고 뭐라 하셨다네요.
위에는 제가 그냥 솔직하게 얘기해서 어머님이 알게 되신건데 이럴거면 진짜 괜히 얘기했다하고 제 머리를 쥐어박았어요.
근데 이건 저희 가정사잖아요.. 생활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고 이렇게 살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왜 걔는 아내가 되서 본분을 안지키냐고 말씀하셨다는데 완전.. 구시대적이시더라구요.
어머님 논리면 저도 일 안하고 집에서 살림 해야죠,
근데 그건 신랑이 원하지 않구요.--
제일 놀랐던건.. 신랑이랑 집에서 밥 먹을때보면 항상 반찬이나 물 같은거 저 안시키고 본인이 가져오길래
우리 아빠는 절대 안 일어나시고 밥이나 국 같은거 다 가져오라고 시킨다고 했더니
우리 집은 먹고싶거나 필요한 사람이 가져와~ 이래서 우와 진짜 좋다 했어요.
시부모님이랑 식당가면 어머님이 항상 먼저 일어나셔서 모자란 반찬 가져오고 하셨는데요.
물론 처음엔 제가 어머님 제가 갈게요! 하면 아니다~ 내가 가는게 편해~ 앉아있어ㅎㅎ 하고 가시길래
뭐 본인이 그게 편하다시는데 어쩔수 없지 이러고 앉아있다보니 어느 새 저는 가만히 있게되더라구요.
물론 제가 먹고싶은게 있음 제가 일어나서 가지만요..
근데 그것도 도련님한테 걔는 어쩜 어른이 반찬가지러 가는데 일어날 줄을 모르냐고 뭐라 하셨대요.
괜찮다고 그렇게 얘기하셔놓고.. 뒷통수 세게 맞은 기분이 들었어요....;
겉으로는 깨어있는 쿨한 어머님인 것처럼 하시더니.. 이렇게 뒷담화 하실거면 대체 왜 절 말리신건지;;
이것 말고도 몇개 더 말씀 하셨는데 글이 길어질거 같아 쓰진 않을게요.
예전에 저한테 엄마 딸같은 사이가 됐음 좋겠다 하시더니 본인부터 저를 완전 며느리로 보시고 계셨네요..
진짜 딸처럼 했음 얼마나 욕을 하셨을지 상상이 안갑니다.
저희 엄마는 사위한테 부족한 것 있어도 절대 얘기 안하시고 저희 가정사에 참견도 안하시는데 시어머니는 제가 신랑하고 시댁에 하는게 조금이라도 부족하다싶음 서운하다 하시고..
신랑은 자기도 엄마 절대 이해 못하는데 넌 오죽하겠냐며 미안하다면서 계속 이러시면 한번 터뜨리고 연을 끊던지 할거라고 하는데.. 그건 좀 아닌거 같고요 ㅠㅠ
아버님 일 때문에 같이 안살고 계신데 외로움도 많이 타고 하셔서 기분 맞춰드리려고 하고 같이 식사 자주하고 저 혼자 시댁행사 열심히 참석하고 하는건 고맙지만 당연한거였네요.
정작 저는 저희집 행사도 잘 못가고 엄마도 우린 신경쓰지말라고 하셨는데 너무 죄송해요.
평상시에 저한테 너무 잘해주셔서 이런 걸로 서운하실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히유..
시부모님 잘 만났다고 자랑하고 다닌 제가 부끄럽습니다.
역시 시댁은 시댁인가봐요;ㅎㅎ
다들 첨부터 우리 시댁은 너무 좋아요 하지 마시고 살아보고 판단하시길..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