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제 결혼을 비판하는 페미니스트 친구와 제 결혼에 대한 고민을 적었던 글쓴이 입니다. 어느 새 계절이 바뀌었네요.
전 글에 마지막 추가를 한 후 판에 글을 올렸단 사실 조차 잊고 살다가 오늘 우연치 않은 기회로 다시 판을 열어보고 그 후 달린 몇개의 댓글들을 보았고, 후기 아닌 후기를 몇 자 적어보려고 해요.
어디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을까요,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아직 새댁이 아닌 예비 신부 입니다.
결혼 소식은 주위사람들에게 알렸고, 지금은 준비하는 단계네요. 결혼을 반대하던 제 친구는, 몇몇분이 우려해주시던것 처럼 의절하고 다시는 안보고 그런사이가 되진 전혀 않았습니다. 친구들을 만나 청첩장을 나눠주던 날도 혀를 끌끌 차며 “이러니까 딸년 공부시켜봐야 아무 소용 없단 말이 나오는거야” 라며 눈을 흘겼지만, 마음속으로는 저를 많이 응원해주고, 결혼 준비 과정에서 이런 저런 조언도 해주며 카리스마를 여전히 뽐내주고 있습니다. 처음에 들었을때는 팔려간다고 저를 비난 했지만, 니 신랑 나중에 망하면 너라도 똑똑해야 집안을 먹여 살릴거 아니냐고, 니가 한 결정이니까 끝까지 책임 지려면 멍청한 인형같은 며느리로 살지말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라고 틈만나면 애정섞인 잔소리를 합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신것과는 다르게 다행히도 예비 시어머님과 시아버님은 두분다 여전히 자상하시고 모든 면에서 너그러우십니다. 상견례 후에도 저희 부모님과도 가깝게 지내시고, 딸 없이 아들 하나이시다 보니, 저를 정말로 딸처럼 생각해주시고 특히 어머님께서 많이 챙겨주시고 예뻐해주십니다. 평생 딸 없다고 불만은 없었는데, 이제야 처음 내가 아들만 하나라서 이 재미를 모르고 손해보고 살았구나 한다고 모든 면에서 아껴주시고 칭찬해주시고요. 신랑도 훌륭하지만 사실 어머님 아버님이 너무 좋으신 분들이라, 나중에 신랑이 말썽 피워도 어머님 아버님 믿고 살겠다고 농담으로 말하는 요즘입니다...
신혼 집은 작년에 신랑이 지은 주택에서 시작하기로 했고, 그에 따라 저도 결혼 후에 지사 발령을 준비하는 중에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고 지사 발령이니만큼 승진도 고려하고 있는중이라 지금은 한참 결혼준비와 맞물려 승진 심사중이네요..
신랑도 아직 나이가 많은 나이가 아니고, 저 또한 아이를 급하게 낳아야 할 이유가 없는 나이이기에, 임신은 후년 부터 시도하기로 했고 시부모님과 친정부모님도 기쁜 마음으로 그렇게 되면 참 좋겠다고 해주셨습니다. 물론 아이가 “가져야지”생각한다고 딱 생겨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쉽지 않다고 하더라도 임신 시도는 그 전에는 하지 말기로 이야기 했구요... 그때까지는 승진도 하고, 원없이 일하고, 새로 들어올 후임양성에도 힘쓰고, 실적도 내 볼 생각입니다. 후년까지는 시간이 좀 있으니, "취집"에 대한 마음의 짐은 덮어두고 쳐다보지 않으려고 하는 요즘이네요... ^^;;
주위의 반응은, 제 우려가 무색하게 그래도 다들 축하해주세요. “그럼 너 회사는 관둬?” 이런 질문을 하는 친구들 / 지인들도 간혹은 있지만 대부분 거기까진 묻지 않고 그냥 결혼 자체를 축하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회사에서도 딱히 크게 눈치주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속으로는 분명 고깝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오랜 세월 연락이 안되던 동창들 까지 요즘은 연락이 와 신랑 주위사람들 다리 놓아달란 부탁도 많아요. 몇년 동안 안부한통 없다 몇다리 건너 제 결혼소식을 전해듣고 연락 오는 친구들을 보면 내 뒤에서는 적잖이 내 이야기들을 했나보다 싶어 씁쓸하기도 한 한편, 그냥 지금은 방해받거나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 시간을 누리려고 하고 있어요.
또 댓글에 몇가지 질문에 답을 하자면...
본인 먹고 살것 충분히 있는데 왜 비혼 하지 않고 결혼을 하냐는 댓글에는... 저도 10년후 제 어머니처럼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제 신랑도 10년 후 아버님처럼 좋은 아버지, 좋은 남편이 되어 있고 싶다는 마음이 같았기 때문에 결혼을 결정했어요. 미친것 같겠지만, 사랑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안정을 준다고 생각하기에 이 결정을 후회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준비중입니다.
기혼이신 분들께는 철없는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아직 반도 안산 인생, 긴 세월 내 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저희의 결정이 세상 모든사람들에게 이해가 가거나 납득이 가는 결정이 아닐지라도 둘의 생각이 같으니 같이 가보려합니다.
다시 읽다보니 많이 벌어서 시댁에 다 주는 개룡남 아니냐는 댓글도 있네요... 전혀.. 반대입니다.. ^^; 어머님 아버님께서는 지금 신랑하는 일 가지고도 처음엔 니가 그렇게 해서 돈을 벌어봐야 얼마나 벌겠냐며, 그냥 너 좋은 일 하고 살아라 하셨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신랑 일이 잘 풀린 케이스예요... 그래서 재산에 대한 시댁의 터치는 일절 없구요, 신랑 자산은 관리해주시는 분이 따로 있었습니다... 이제 결혼 후엔 신랑이 자기 일에 더 집중 할 수 있게 신랑보다는 제가 그분과 더 가까이 일하게 될것 같아요. 처음엔 이젠 놀고 먹나 싶었는데 공부할것만 더 많아질꺼같다고 푸념 아닌 푸념도 느네요.ㅎㅎ
우려도 질타도 많았지만, 결혼을 준비하며 가정을 이루는데 한 발 씩 더 가까워 질 수록, 더욱 더 이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되요. 단순히 배경이나 조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정말 너그러운 사람이구나, 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구나, 매사에 모든것에 있어 여유있게 생각하고 기다려주는구나 싶고 제가 부끄러워질때가 많습니다.
전생에 덕을 많이 쌓았는지, 복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좋은 사람, 좋은 가족이 생기는 것 같아 설레고 감사하고 벅차는 하루하루입니다.
두서없이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또 한참 살다가 보면, 또 다른 후기 아닌 후기를 올릴 날도 올까요. 그때도 지금처럼 행복한 마음으로 쓰는 후기이길 바래봅니다.
페미니스트 친구가 반대하는 결혼 글쓴이입니다
전 글에 마지막 추가를 한 후 판에 글을 올렸단 사실 조차 잊고 살다가 오늘 우연치 않은 기회로 다시 판을 열어보고 그 후 달린 몇개의 댓글들을 보았고, 후기 아닌 후기를 몇 자 적어보려고 해요.
어디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을까요,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아직 새댁이 아닌 예비 신부 입니다.
결혼 소식은 주위사람들에게 알렸고, 지금은 준비하는 단계네요. 결혼을 반대하던 제 친구는, 몇몇분이 우려해주시던것 처럼 의절하고 다시는 안보고 그런사이가 되진 전혀 않았습니다. 친구들을 만나 청첩장을 나눠주던 날도 혀를 끌끌 차며 “이러니까 딸년 공부시켜봐야 아무 소용 없단 말이 나오는거야” 라며 눈을 흘겼지만, 마음속으로는 저를 많이 응원해주고, 결혼 준비 과정에서 이런 저런 조언도 해주며 카리스마를 여전히 뽐내주고 있습니다. 처음에 들었을때는 팔려간다고 저를 비난 했지만, 니 신랑 나중에 망하면 너라도 똑똑해야 집안을 먹여 살릴거 아니냐고, 니가 한 결정이니까 끝까지 책임 지려면 멍청한 인형같은 며느리로 살지말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라고 틈만나면 애정섞인 잔소리를 합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신것과는 다르게 다행히도 예비 시어머님과 시아버님은 두분다 여전히 자상하시고 모든 면에서 너그러우십니다. 상견례 후에도 저희 부모님과도 가깝게 지내시고, 딸 없이 아들 하나이시다 보니, 저를 정말로 딸처럼 생각해주시고 특히 어머님께서 많이 챙겨주시고 예뻐해주십니다. 평생 딸 없다고 불만은 없었는데, 이제야 처음 내가 아들만 하나라서 이 재미를 모르고 손해보고 살았구나 한다고 모든 면에서 아껴주시고 칭찬해주시고요. 신랑도 훌륭하지만 사실 어머님 아버님이 너무 좋으신 분들이라, 나중에 신랑이 말썽 피워도 어머님 아버님 믿고 살겠다고 농담으로 말하는 요즘입니다...
신혼 집은 작년에 신랑이 지은 주택에서 시작하기로 했고, 그에 따라 저도 결혼 후에 지사 발령을 준비하는 중에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고 지사 발령이니만큼 승진도 고려하고 있는중이라 지금은 한참 결혼준비와 맞물려 승진 심사중이네요..
신랑도 아직 나이가 많은 나이가 아니고, 저 또한 아이를 급하게 낳아야 할 이유가 없는 나이이기에, 임신은 후년 부터 시도하기로 했고 시부모님과 친정부모님도 기쁜 마음으로 그렇게 되면 참 좋겠다고 해주셨습니다. 물론 아이가 “가져야지”생각한다고 딱 생겨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쉽지 않다고 하더라도 임신 시도는 그 전에는 하지 말기로 이야기 했구요... 그때까지는 승진도 하고, 원없이 일하고, 새로 들어올 후임양성에도 힘쓰고, 실적도 내 볼 생각입니다. 후년까지는 시간이 좀 있으니, "취집"에 대한 마음의 짐은 덮어두고 쳐다보지 않으려고 하는 요즘이네요... ^^;;
주위의 반응은, 제 우려가 무색하게 그래도 다들 축하해주세요. “그럼 너 회사는 관둬?” 이런 질문을 하는 친구들 / 지인들도 간혹은 있지만 대부분 거기까진 묻지 않고 그냥 결혼 자체를 축하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회사에서도 딱히 크게 눈치주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속으로는 분명 고깝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오랜 세월 연락이 안되던 동창들 까지 요즘은 연락이 와 신랑 주위사람들 다리 놓아달란 부탁도 많아요. 몇년 동안 안부한통 없다 몇다리 건너 제 결혼소식을 전해듣고 연락 오는 친구들을 보면 내 뒤에서는 적잖이 내 이야기들을 했나보다 싶어 씁쓸하기도 한 한편, 그냥 지금은 방해받거나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 시간을 누리려고 하고 있어요.
또 댓글에 몇가지 질문에 답을 하자면...
본인 먹고 살것 충분히 있는데 왜 비혼 하지 않고 결혼을 하냐는 댓글에는... 저도 10년후 제 어머니처럼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제 신랑도 10년 후 아버님처럼 좋은 아버지, 좋은 남편이 되어 있고 싶다는 마음이 같았기 때문에 결혼을 결정했어요. 미친것 같겠지만, 사랑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안정을 준다고 생각하기에 이 결정을 후회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준비중입니다.
기혼이신 분들께는 철없는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아직 반도 안산 인생, 긴 세월 내 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저희의 결정이 세상 모든사람들에게 이해가 가거나 납득이 가는 결정이 아닐지라도 둘의 생각이 같으니 같이 가보려합니다.
다시 읽다보니 많이 벌어서 시댁에 다 주는 개룡남 아니냐는 댓글도 있네요... 전혀.. 반대입니다.. ^^; 어머님 아버님께서는 지금 신랑하는 일 가지고도 처음엔 니가 그렇게 해서 돈을 벌어봐야 얼마나 벌겠냐며, 그냥 너 좋은 일 하고 살아라 하셨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신랑 일이 잘 풀린 케이스예요... 그래서 재산에 대한 시댁의 터치는 일절 없구요, 신랑 자산은 관리해주시는 분이 따로 있었습니다... 이제 결혼 후엔 신랑이 자기 일에 더 집중 할 수 있게 신랑보다는 제가 그분과 더 가까이 일하게 될것 같아요. 처음엔 이젠 놀고 먹나 싶었는데 공부할것만 더 많아질꺼같다고 푸념 아닌 푸념도 느네요.ㅎㅎ
우려도 질타도 많았지만, 결혼을 준비하며 가정을 이루는데 한 발 씩 더 가까워 질 수록, 더욱 더 이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되요. 단순히 배경이나 조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정말 너그러운 사람이구나, 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구나, 매사에 모든것에 있어 여유있게 생각하고 기다려주는구나 싶고 제가 부끄러워질때가 많습니다.
전생에 덕을 많이 쌓았는지, 복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좋은 사람, 좋은 가족이 생기는 것 같아 설레고 감사하고 벅차는 하루하루입니다.
두서없이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또 한참 살다가 보면, 또 다른 후기 아닌 후기를 올릴 날도 올까요. 그때도 지금처럼 행복한 마음으로 쓰는 후기이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