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하면 떠오르는 그년

도른자2017.05.09
조회810
30대 중반 여성입니다.
곧 스승의날이 다가옵니다.
제가 중2때 담임선생이란 년은 절대 잊을수가 없네요.

그년은 기술이란 과목을 담당했는데 매수업시간마다 무작위로 한두명에게 질문해서 대답못하면 딱딱한 출석부의 모서리로 머리를 때리거나 그년이 신던 슬리퍼로 어깨를 막 때리심.
지금은 있을수도 없는 일이지만 90년중후반까진 체벌있었음.
난 다행히 한번도 맞은적은 없었지만 담임년 수업시간만 되면 다들 늘 긴장하고 무서워했음.

중간고사를 앞두고 그년이 수업시간에 자습을 하라고 했음.
그리곤 교탁에 앉아서 1번부터 호명하며 가정환경조사를 하기 시작함.
내가 9번이였는데 그년이 앞번호 친구한테 느그아빠 회사명도 모르냐며 짜증내심. (내성적이고 쭈구리인 나역시 덩달아 쫄아있었음ㅜ)
앞번호친구 아버지가 버스기사셨는데 oo번버스 운행하는건아는데 회사명은 모를수도 있잖아.

드디어 내차례가되어 그년앞에 서있는데 ㅅㅂ.
그 조용한 교실에 학급친구들50명이 앉아있는데 자습하라고는 했지만 교탁앞에서 담임년 목소리가 그렇게 크니 사실 공부가되겠냐. 다같이 숨죽여서 듣고있지.

내부모의 나이,직업,최종학력,자가용유무등등 그리고 집주소를 묻길래 앞번호 애처럼 혼나기싫어 또박또박 대답함. ㅇㅇ시ㅇㅇ구ㅇㅇ동 ㅇㅇ시영아파트 ㅇ동ㅇ호.

담임년ㅡ야 거기 임대아파트아니냐

나ㅡ잘..모르겠ㅇ요...(그땐 임대아파트가 먼지 몰랐음)

담임년ㅡ그아파트임대아니냐?그럼 자가냐?전세?월세?

나ㅡ자가인것같아요...

담임ㅡ확실해? 어? 몇평이냐 니방은있냐 방은 몇개?

나ㅡ13평이고 방2개 화장실1개에 제방은 따로없고 오빠는 방에서자고 저는거실에서 자요..

담임ㅡ 지가사는집이 임대인지도 모르고...(계속 혼내심)

지금이면 폰이있으니 바로 부모님께 전화해 우리집이
임대아파트냐고 물어볼수있지만 그땐 폰도 없는시절에
학생들 인권도 없었으며 교육청에 신고라는것도 모르는 시절이니.. 중학생이 자가인지 임대아파트니 모를수도 있지 그게 뭐 중요하다고ㅅㅂ.그게 그렇게 혼날일인가.
친구들이 다 보는앞에서 맞지는 않았지만 담임년이 너무 윽박을 질러 그때 정말 창피하고 죽고싶었다.

그담임년 덕분에 다른친구들에 비해 우리집이 가난하다는걸 그때 깨달음. 그후로 난 친구들이 집을 물어보면 아파트명을 말하지 않게되었지. 친구가 먼저 다가와도
자존감이 낮아 사귈수 없었고 집에서 공부만하고.

지금 친구라고는 고딩때친구 1명뿐인데 내가 다녔던 중학교 교사다. 그 담임년은 딱20년 채우고 퇴직했다네.
지금50세니깐 10년후부터 사학연금 꼬박꼬박 쳐받아먹겠지.

다행히 현재 나는 공무원생활10년째라 가난하게살고 있지는 않다. 스승의날이되니 그담임년이 떠오르고 그년덕분에 위축된 나의 소심했던 학창시절이 생각남.
요즘은 학생들에게 상처주는 교사가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