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두서없음 주의!!]
글 한 번 쓰다 지워져서 의욕상실.
걍 첨부터 음슴체 쓰겠음! 다들 집중요망!!!
10년간 알고지낸 남자라 할 말이 너무 많은데 줄이고 줄여봤음.
글이 너무 길기 때문에 급하신 분들은
[9번]만 읽어주셈
1. 나는 30대 초반 여자
2. 스무 살, 대학교 입학해서 친구로 지내다가 스물 세 살 쯤? 사귀게 된 동갑내기 남자(A)와 아직도 연락 중임
(사귄 건 4년 정도, 헤어져 지낸 것도 그 정도..
지금까지도 연락하다 말다가 반복 중인 징한 사이)
3. 내가 생각하건데, 우리가 이러는 이유는
그냥... 30대 됐는데 서로 결혼 상대도 딱히 없고 살다보니 그냥 어릴 때 알고 지내던,
서로의 사정을 잘 아는 사이인 우리가 결혼하는 게 쉽고 편한 것 같아서
연락하는 것 같은 느낌. (서로를 이성으로 가슴 설레며 만나는 건 확실히 아닌 것 같음)
4. 일단 우린 둘 다 악조건임
- 남자는 홀어머니와 둘이 사는 상황/내세울게 있다면 공기업에 다니고 있고 대리임
- 나는 “무직입니다.” (공시생임)
5. 그 남자(A)의 사정
- 20살에 상경해 자취하며 대학교를 다니다가 스물 네-다섯 살쯤?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져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게 됨
- 그 때쯤 어머니와 아버지가 별거하게 됨(아버지께서 집을 나가심)
- 학교를 휴학하고 고향에서 1년 정도 일을 하다가 다시 서울로 와서 복학을 함
(남동생, 엄마, A 셋이 살게 됨. 아버지랑은 연락 끊음)
- 알바를 해서 부모 도움 없이 서울 공기업에 취업성공!
- 직장 발령으로 다시 어머니와 A 둘 만 고향으로 내려가게 됨
- 얼마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심
- 어딜 가나 효자소리 듣는! 무쟈게 효자임.
(울 부모님도 정말 아들로는 욕심난다고 할 정도로!)
6. A는 리더십이 강해서 늘 자기가 집단을 이끌고 주목 받는 걸 좋아하는 아이임.
그래서 회사에서도 이런 저런 모임 많이 하고 술 모임도 엄청...엄청 난..(일주일에 절반이상을 술마심) 회사뿐만 아니라 개인적 모임도 많음(축구모임, 친구모임 등)
나와는 좀 반대의 성격임.
나는 혼자있는걸 좋아하고 취미 생활도 그림그리기, 글쓰기, 운동하기...뭐 이런거임
(혼자하는 것들 주로)
술은 못 마시는 건 아니지만 술 냄새를 엄청 싫어함. 심지어 술 취한 사람한테 나는 냄새만 맡아도 숨쉬기 힘듦.
그런데 나는
나와는 반대되는 리더십이 강한 A의 모습이 끌렸음.
믿음직스러웠으니까.
남자들한테 인기있는 것도 좋았는데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남자가
결코 가정적으로 좋은 사람은 아니더라..
잦은 술모임, 그래 그건 그렇다치고
술을 마셔도 자기 제어가 되면 좋은데
A는 술 마시면 끝을 봐야 하는 타입임.
반면 난 술 마시면 조용해지는 스타일인데..
그 아이는 술 마시면 기분이 업 돼서 술 기운에 이거 하자, 저거 하자 하는 스타일임.
새벽 4시까지 A의 친구들 + 그 친구 여친들하고 술 마시다가
갑자기 A가 기분이 업 돼서 노래방가자고 하는데 나 진짜 피곤해 죽는 줄..
게다가 정말 최악의 사건은
내 남사친이랑 그 A와 셋이 술을 마시다가
내가 잠시 화장실 간 사이에 A가 갑자기 훅 취해버려서
나랑 그 남사친이랑 무슨 좋아하는 사이라고 오해를 한건지
술병, 술잔, 수저통 집어 던지고 난리도 아니었음.
나중에 그 친구가 게이라는 걸 알고 서로 화해의 시간을 가졌지만
아직도 그 게이친구를 만나는 걸 탐탁치 않게 생각은 함.
술버릇이 안 좋은 게 우리가 항상 헤어지는 이유였음.
그래도 술 안 마시면 세상 듬직한 새끼라 내가 걔를 계속 만나왔음.
7. 우리가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
A는 내가 어머니를 모시고 가정에 헌신적으로 살 수 있는지 그것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함.
나는 A가 술버릇이 안 좋아서 좋은 아빠가 될지, 좋은 가정을 유지하게 될 지 믿음이 없다고 함.
그런데 A와 A친구들과 A의 어머님 왈 - “지금 결혼을 안 해서 그렇지, 결혼하면 다 변한다”
(결혼하면 술 안 먹고 집에도 일찍 들어올거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말에 확신이 안 서는 거임.
왜? 10년 전부터 그랬던 녀석이
결혼한다고 하루 아침에 변하겠어?
8.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나의 속마음
A의 가정환경이 너무 안 좋아서 ...
A의 아버지께서 살아생전 폭력적이었어서 A도 그럴까봐 걱정 됨(A도 술버릇이 안 좋으니까..미안해 A야.. 아버지처럼 살기 싫다는 너인데ㅜㅜ)
그리고 A의 어머니..
세상 성격 좋은 어머니심.
긍정적이시고, 아들이 하는 일이라면 믿고 지지하는 그런 분임.
그리고 세상물정 잘 모르시는 순수함도 나는 좋았음.
그런데 어머님도 술을 좋아하심. 술 드시면 했던 말 또 하고 ,.. 또 하고 .. 또하고...
그럼 나는 지침........그만 하시라고 할 수도 없고
A가 말려줬음 좋겠는데 A는 쇼파에 누워서 TV나 보고 있으니..
반면 우리 집은 남들이 다 인정하는
보통 가정보다 쪼끔 더 ‘화목한 가정’임(트러블이 없겠느냐만!!)
그래서 A도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함.
울 엄마는 불쌍할 정도로 슈퍼맘임
아버지 삼시세끼 다 챙겨주시고
직업도 있으시고(돈도 잘 벌고..) 늦게 퇴근해 돌아오셔서 길냥이들 밥도 주고..
늦게 주무시고 일찍 일어남. 요리면 요리 청소면 청소 뚝딱 뚝딱 잘하셔서
A가 나도 우리 엄마처럼 살길 바라고 있음.
아빠는 가정적임.
우리 일이라면 진짜 일하다 말고 뛰어오셔서 수습해주시는...
A가 우리 아빠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말할정도로
아침엔 집안일을 아버지께서 다 하고
밤엔 퇴근한 엄마 다리도 주물러 주시는,,
친구들이 다 부러워하는 그런 아빠임.
난 내 남자의 가정환경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A는 너무..너무 안 좋으니까...
A도 나중에 그렇게 될 까봐..
조금 걱정스런 마음이 있음
9. 사건의 요지
며칠 전 A가 술을 먹고 전화함.
자기 회사 신입이 아직 20대 후반인데 벌써 여친하고 결혼 생각을 한다며
자기도 가정을 갖고 싶다고...
우리는 왜 안 되는 거냐고 술에 취해 나에게 질문을 던짐.
그래서 나는
우리가 친구로는 잘 맞는데 부부로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함.
A가 왜 그렇게 생각하냐 묻길래
“우리가 대화는 잘 통하지만 성격이 잘 맞는 건 아닌 것 같다” 고 했음
뿐만 아니라 나는 어머니를 모시고 살 자신이 없다고 했음.
“나는 너희 집 가서 설거지를 해도 눈치 보이고, 설거지를 안 해도 눈치 보인다. 설거지를 하면 뒤처리 잘 못 했다 욕먹을까 조마조마하고 설거지를 안 하고 어머니께서 설거지 하는 모습 보면 앉아있지도 서있지도 못 하겠다. 난 이렇게 눈치보고 사는 게 너무 답답하다.” 라고 했음
그랬더니 A는 자긴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게 결혼의 첫 번째 조건이라고
그럴 수 없는 여자라면 자긴 결혼 안 할거라고 함.
덧붙여말하길
자긴 희생적인 여자를 원한다고..
그리고 김정숙 여사같은 그런 여자를 원한다고 함.
그 말 듣고 기분이 나빴음. (지는 문재인도 아니면서!)
다짜고짜 희생적인 여자라니...
희생적으로 살길 작정하고 결혼하는 여자가 어디있을까.. 싶었음.
그렇게 생각 안하고 결혼해도 어느 정도 여자가 희생하고 사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결혼전부터 그걸 마음 먹고 해야한다니 너무 지옥같다는 생각이든거임.
그런 여자가 분명 있다고 그러면서 자기 친구 여친 얘기를 함.
친구네 가게 오픈했는데 그 여자애가 와서 너무 친구들한테 잘해줬다는게 A의 말임.
아니, 내가 자기네 식당 오픈했을 때 휴학하고 한 달간 내려가서 식당일 무보수로 일해줬더니 그건 자기랑 사귀는 여자라면 당연한거라고 해놓고
남의 여친이 그러니까 그게 그렇게 예뻐보였나.
내가 그랬던건 기억 못하나?
늘 친구한테 잘하는 여친도 그 A가 강조하는 면임.
(내 친구한텐 술병던져놓고)
A는 좀 보수적인 남자임. 게다가 가부장적임.
회사일 할때도
여자들한테 맡기느니 차라리 자기가 해야 속편하다며 자기가 여자직원들 일을 대신 해줌.
그럼 여자직원들은 자기한테 고마워하는데,
자기가 해주고 싶어서 해준 게 아니라 여자들은 일처리를 똑 바로 못하니까
해 준건데 그런 것도 눈치 못 챈다고 얘기함.
여자들은....어떻고ㅡ 어때야 한다는 사상을 갖고 있음.
반면에 남자보다 여자가 더 불쌍하다는 생각도 갖고 있음.
아버지하고는 그렇게 남처럼 지내도 어머니는 늘 불쌍한 존재로 자기가 챙겨야 한다고 생각함. (그도 그럴 것이 아버지는 젊은 시절 어머니를 두고 바람을 폈고 그 현장을 A가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아버지를 증오할만도함. 또 다른 일화로는 아버지가 식당하실적에 어머니에게 식칼을 집어 던진 적도 있음)
남들이 볼 때 어머니는 아들들이 주는 돈 받아가며 편하게 살아온 여자임.
지병도 없으시고 건강함.
집안이 망해도 일 한 번 안 하심.
(하려고 했는데 하루 나갔다가 다 힘들다고 그만 두셨음. 한정식집, 마트)
그런데 아직도 일은 하고 싶어하심. 그런데 몸이 안 따라 준다함.
그리고 어머님은 술 모임도 많고 지금 고향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친구들도 자주 만나는 편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혼자 살아도 아직은 괜찮다는 것)
그런데, 울 부모님은 건강이 그렇게 좋지 않음. 이런 부모님을 놔두고 남의 집 식구가 된다는게 내가 좀 마음이 아픔...
그렇다고 A가 우리 부모님한테도 잘 하는 건 아님.
A랑 나는 서로 멀리 살고 있기 때문에 (차로 3~4시간 걸림. 한 달에 한 두 번 볼까 말까임.)
둘 중 하나가 올라가거나 내려가서 만남.
주로 A는 서울에서 모임이 있을 때 올라와서 잠깐 나를 보거나 잠깐 우리 집에서 자거나 함.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울 가족이랑 밥 먹고 나면 바로 나한테 와서 소근거림.
이제 가자고...(지 불편하니깐! 흥!)
반면 내가 A의 집에 내려가면
늘 셋이 데이트함.
A, 나, 어머님.
그 셋이 하는 데이트가 나는 전혀 불편하진 않음.
재밌음. 여행다니고 맛있는거 먹고 그러는거 좋아해서..
그리고 A의 어머님이 좀 젊은 편이랄까.. 나도 어머님이 좋음.
다만 같이 사는건 또 다른 문제인거임..
왜냐면,, 놀때는 좋은데
집에와서는
밥먹고 치우고...치우는 것도 눈치보이고
청소할때도..구석 구석 청소를 잘 못했다고 욕먹고...
내가 머리가 길어서 머리카락이 빠지면 머리카락 빠진다고 눈치주고..
(나도 머리카락 빠지면 눈치보여서 늘 샤워하고나서 머리카락 치우고 바닥 돌아다니면서 치우는데 이게...치워도 계속있음 내가 머리가 허리까지 오니깐. 진지하게 단발로 자를까 고민도 해 봄)
늘 셋이 데이트를 해서
A와 진지하게 대화 나눠본 적도 없음.
그리고 한 번은 작년 크리스마스때 둘 만 데이트하러 나갔는데
그럴 때 나만 느끼는 어머님의 히스테리 같은 게 있음.
괜히 청소기 돌리시면서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빠져있다고 그러고
우리 둘이 뭐 먹고 오면 나도 그런 거 먹을 줄 안다 그러심.
그게 나는 또 엄청 눈치보이는거임. (A는 그런 어머니를 엄청 귀여워함. 소녀같다며)
암튼 우리는 영화도 셋이보고, 어머님 시간 안 되거나 보기 싫으면
내가 영화 보고싶어도 다음으로 미뤄야하는 그런 커플임.
음식 먹을때도 둘이(A맘과 A) 조율해서 정하지 내 의견이 반영되진 않음.
그래도 나는 맛있다고 잘 먹음.
그런데 나는 가끔 그런 것도 답답함. 나는 XX먹고 싶다고 목끝까지 올라와있지만 내뱉지는 못함.
이게 데이트할 때 일어나는 일들인데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니..
나.. 숨막혀 죽을것같음.
그리고 30대 초반 이 젊은 날을 그렇게 보내고 싶지 않음.
조금 시간이 지나서 신혼생활을 즐기다가 어머님을 모시더라도 그렇게 하고 싶음.
청춘을 조금 예쁘게 보내고 싶은 욕심이 있음(어머님을 안모시는게 청춘을 예쁘게 보내는거란 얘기는 아님. 조금 두 사람이 자유롭고 싶다는거지)
또 내가 섭섭했던게
올 여름 휴가때
가까운 일본이라도 어머니 모시고 같이 가자길래 좋다고 했음.
어머니가 온천좋아하시니까 온천이 유명한 곳으로 가자고 그래서
그럼 후쿠오카 어떻겠냐고 거기 온천 다녀온 친구들이 좋다고 그랬다고 하니
A가 그럼 후쿠오카로 가자고 했음.
그런데 내가 생각없이
인터넷 보다가 삿뽀로에 라벤더 보러가고 싶다고 그냥 얘기한건데
“후쿠오카 가기로 했잖아”
이러는 거임 - -;;
아니 난 그냥 얘기한거라고! 누가 지랑 가쟸나.
셋이 가는 휴가를 어머님위주로 맞추는것도 나는 살짝 빈정상함.
속으로 드는 생각이 ‘나 평생 이렇게 살아야 돼?’
내가 너무 욕만 했나 싶은데
A는 장점도 많은 아이임
내가 A를 좋아하는 이유는
a. 남자들한테 인기 많음
b. 나한테 늘 자상하게 대해줌
c. 데이트할 때 어디갈지, 뭐 먹을지 다 조사해서 나옴
d. 스스로 자수성가 했음.
e. 내가 태어나 본 사람중 가장 남자다운 사람임
f. 20대 초반에 만나서 순수하게 서로를 사랑한 사이임(편견인진 몰라도 30대에 만나는 사람들은 계산적이고 현실적이어서 정이 안감..)
암튼 대충 정리하자면 이렇고
A는 하나도 포기하는 것 없이 자기가 원하는 거 다 챙기면서 결혼하려고 하는데
A는 나의 상황이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기분이드는거임.
나는 고양이 여러 마리 키우고 있는데
A는 고양이는 이래서 싫고 저래서 싫고, 자기가 인정하는건 자기네 집 개 한 마리 뿐이라고.
고양이는 같이 살 수 없다고 나더러 너무 많으니 좀 정리하라고 함.
그것도 난 너무 짜증나는거임
자기네 엄마 모시는건 중요하면서
나랑 십년을 같이 살아온 고양이들은 개무시해버리니까... 하...
내가 A한테
결혼하면 (A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서
내가 직접 디자인한 옷도 팔고 편집샵 같은걸 하고 싶다고 했더니
A왈 : “그래, 엄마랑 둘이 하면 되겠네~”
이러는데 학을 뗐음. 아니...자기가 차려 주는 것도 아닌데 왜 내가...;;;;
나는 조금이라도 벗어나있고 싶어서 샵이라도 차리겠다 한 소린데..
그러면 좀 어머님 모시고 살 수 있을까해서 한 소린데
그 것 마저도 엄마랑 같이하라니..
뿐만 아니라 어머님께서 호프집 같은걸 하고 싶다 하시는데
그것도 나랑 같이..다 엄마랑 엄마랑 엄마랑!! 하는데
그런것도 사실 짜증남.
나 조금이라도 혼자있으면 안 되는거니?
마지막 전화 내용에
“마마보이는 엄마에게 좋은 아들인지는 몰라도
여자에게 좋은 남자는 결코 아니다“ 라고 했더니
그 말에 기분이 나빴던 건지
내가 어머님을 모시고 못 산다고 그래서 기분 나쁜건지
그 뒤론 서로 연락 안하고 있음.
나만 나쁜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