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지 않아

SJ2017.05.27
조회2,079
요즘 노래 좋은 거 많이 나왔더라
제목이 끌려서 들어봤는데 생각보다 괜찮기도 하고..
그런데. 사실은 그런 이유보다 너랑 내가 생각나서,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그때 네 말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들었을지도 모르지

고등학생하면 엄청 옛날 같은데 고작 몇 년 전 일이라는게 아직도 실감나지 않아
다시 돌아보면 내 3년의 거의 전부가 너였어
너랑 있었던 일들, 나눴던 말들
다시 떠올리면 재미있더라 시간도 빨리가고

그때 왜 울었는지 이제야 알았어 하지만
중요하니 이제 와서, 그런 것들이
아마 다시 돌아가도 나는 너를 안는 것 외에
다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을 거고
너는 너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는 나를 좋아했으니까
아마 지금처럼 나는 다시 후회하겠지

너를 좋아했어
지금도 그렇냐고 물으면.. 사실은 지금 어떤지는 모르겠어 너도 알잖아
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 않아
그래서 몇 명과 만들어둔 몇 개의 기억으로 살아가
거기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나에게, 너는 너무 큰 사람이었어
참 아등바등 사는 구나, 싶던 너.
나도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라는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아 너를, 뒤에서 몰래 훔쳐보면서.
그때는 동경이었겠지
친해지고, 조금 더 가까워지면서 알게 된 네 가정사가
얼마나 불우한지. 또 너는 얼마나 필사적인지
그런 것들을 알게 되면서 나는 조금 슬펐다
사는게 공평하지가 않잖아
너에게 털어놓지 못할 이야기들이 쌓여가면서
나는 점점 깨닫게 되었어
교실 밖에서 이루어지는 친구라는 이름의 관계가
네 도피처라는 것을.
모두와 두루두루 친해보이던 네가
사실은 애정결핍에 아주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을.
내 앞에서만 보여주던 너의 어두운 모습이
진짜 너 자신이라는 것에 스스로 괴로워하면서
너는 점차 나를 피하기 시작했지

자각하게 돼서 무서웠던 걸까

점점 멀어지는 우리를 바라보면서 깨달았어
우리의 관계에 키를 쥐고 있던 건 너였구나
잠깐 왔다가 이렇게 사라져버리면 혼자 남은 나는 어떡해? 나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하지?

내가 너한테 배운 건 외로움이었어
사람 손을 타본 적이 없으니 애초에 몰랐던 감정이었는데, 한 번 보고 싶으니까 그 뒤로는 힘들더라
혼자 남은 나 자신이 싫었어
초라해지고 싶지도, 그렇다고 다른 누구와 어떤 종류의 새로운 관계라도 시작하고 싶지 않았어

정말 웃긴 건, 너는 그렇게 모른척 무시하다가도 결국에는 다시 돌아온다는 점이었다
고등학생 주제에 술이랑 담배냄새에 찌들어서는 그 새벽에 자취방 문을 두드리고..
미쳤다고 생각했어
너처럼 예의 없고 다른 사람 마음이라곤 안중에도 없는 쓰레기를 내가 왜 챙겨야 하지?
너를 받아주기 싫었어
나의 고민과 갈등은 그렇게 몇 개월에 한 번씩 이루어져야만 했어
넌 몇 개월에 한 번씩 나를 없는 사람 취급을 하며 돌아갔으니까.. 하지만 아무 것도 변하지 못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