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서 만나 1년간 행복하게 잘 사귀었다.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잘 견디어냈다. 하지만 성격차는 어쩔 수 없이 마음의 틈을 만들고 마침내 메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것 같다. 자기는 내가 무조건 1순위인데 나는 항상 자기를 1순위로 놓지 않는 것이 서운하다고 말한다.
나는 내 삶 또한 중요하고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그 우선순위를 당신을 위해 미루던 것은 내게 힘든 일이었다고 말했다. 가족 문제, 일 문제, 서로의 관심사가 너무 다른 문제까지.
직업상 혼자 뭔가 하는 일이 많은 나는 같은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다가 함께 휴식하며 행복을 누리는 관계가 되고 싶었지만 당신은 내가 당신을 혼자 두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항상 서운해했고 나를 냉정하다고 말한다.
가족행사가 있어 멀리 가야 했던 그제 당신은 다투고 자신을 버려 둔 채 가족을 챙기러 가는 나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기같으면 웃는얼굴로 가족을 볼 수 없었을 거라고 말한다.
시간을 갖자고 하는 건 헤어지는 수순이라고 당신은 누누이 말했었다. 그 말을 지난번엔 내가 먼저 견디다 못해 꺼냈었다. 이번엔 당신이 먼저 꺼냈다. 힘들게 힘들게 말을 꺼내는 게 전화 너머로 느껴졌다. 6월을 향해 가는 데도 밤 공기는 싸늘했고 한 마디 한 마디 꺼내는 것이 우리에게 힘겨웠다. 끝내 잡지 못했다.
사는 동안 장남이란 포지션을 내 굴레라고 여겼다. 너무 싫었고 어려서부터 뛰쳐나와 내 하고 싶은 일을 성취하고 싶었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 부모와 친지의 도움을 받고 살아가는 나는 결국 이 가족주의 집안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
당신네 가족의 개인주의적 문화에서 성장해온 당신은 아마도 내 굴레를 같이 져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능력이 부족해 그런 당신을 지켜내기 어려울 것 같다.
당신은 스마트한 사람은 아니었다. 당신 스스로 아날로그 시대의 사람이라고 자조적으로 말하곤 했다. 길치에 운전도 못하고 컴퓨터도 잘 못 다루고 미술관도 재미없어하고 사회적 문제에도 관심이 없었다. 서로를 알아 갈 수록 당신에게 부족한 부분들이 크게 다가왔다. 어떤 남자들은 여자한테 하나하나 가르치고 설명하는걸 좋아하는 모양이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배우자란 함께 뭔가를 만들어가거나 토론할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모든 취향에 당신이 맞게 바뀌길 바라지는 않았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있는 그대로 당신을 좋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함께해 왔었다. 다만 내가 뭔가 혼자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당신이 내게 집착하지 않고 자기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법을 되찾기 바랐다.
몸이 약해서 이제 계단 오르내리는것도 힘겨워하는 당신을 나는 종종 안아들고 다녔다. 나도 강골은 아니어서 너무 자주 안으면 여기저기 아팠다. 그럴 때마다 전철 늦을까봐 웃으면서 뛰어내려가던 당신 모습이 그립다. 당신의 행복은 심플한 것이었다. 산책/여행하며 맛난 음식을 먹고 추억을 사진에 담는 것. 자기처럼 쉬운 여자가 어딨겠느냐고 당신은 언제나 말한다. 내가 당신의 심플한 행복조차 지켜주지 못한 죄인처럼 느껴졌다. 마음이 아파서 일정보다 하루 일찍 올라왔지만 당신에게 연락을 하지 못하겠다.
당신은 나보다 한 살이 많고, 내가 우리의 경제적 문제를 고민하는 사이 당신은 항상 뭔가에 쫒기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식은 가족과 친척만 부르고 인천 바닷가의 카페 빌려서 하고싶다고 당신은 말했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까?
당신의 작고 가녀린 몸을 안고 여기저기 다녔던 추억거리들이 앨범에 가득하다.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하나하나 돌려보았다. 힘들 때도 많았지만 당신과 함께한 시간들은 행복했다. 당신은 귀엽고 착하고 싹싹한데 요염하기까지 한 여자였다. 못생기고 능력없는 내 분수에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내가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은 이제 없는 것 같다.
마음을 덜기 위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옆에서 당신이 놀아달라고 안겨들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주위를 둘러봤지만 당연히 이 집에 이제는 나밖에 없다. 그 고요함이 슬프다.
크게 울고나면 답담함이 가실것 같은데 아침이라 올라오지 않는 것 같다.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당신의 물건들을 슬슬 정리해야겠다.
보고싶어 지금도..
학원에서 만나 1년간 행복하게 잘 사귀었다.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잘 견디어냈다. 하지만 성격차는 어쩔 수 없이 마음의 틈을 만들고 마침내 메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것 같다. 자기는 내가 무조건 1순위인데 나는 항상 자기를 1순위로 놓지 않는 것이 서운하다고 말한다.
나는 내 삶 또한 중요하고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그 우선순위를 당신을 위해 미루던 것은 내게 힘든 일이었다고 말했다. 가족 문제, 일 문제, 서로의 관심사가 너무 다른 문제까지.
직업상 혼자 뭔가 하는 일이 많은 나는 같은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다가 함께 휴식하며 행복을 누리는 관계가 되고 싶었지만 당신은 내가 당신을 혼자 두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항상 서운해했고 나를 냉정하다고 말한다.
가족행사가 있어 멀리 가야 했던 그제 당신은 다투고 자신을 버려 둔 채 가족을 챙기러 가는 나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기같으면 웃는얼굴로 가족을 볼 수 없었을 거라고 말한다.
시간을 갖자고 하는 건 헤어지는 수순이라고 당신은 누누이 말했었다. 그 말을 지난번엔 내가 먼저 견디다 못해 꺼냈었다. 이번엔 당신이 먼저 꺼냈다. 힘들게 힘들게 말을 꺼내는 게 전화 너머로 느껴졌다. 6월을 향해 가는 데도 밤 공기는 싸늘했고 한 마디 한 마디 꺼내는 것이 우리에게 힘겨웠다. 끝내 잡지 못했다.
사는 동안 장남이란 포지션을 내 굴레라고 여겼다. 너무 싫었고 어려서부터 뛰쳐나와 내 하고 싶은 일을 성취하고 싶었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 부모와 친지의 도움을 받고 살아가는 나는 결국 이 가족주의 집안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
당신네 가족의 개인주의적 문화에서 성장해온 당신은 아마도 내 굴레를 같이 져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능력이 부족해 그런 당신을 지켜내기 어려울 것 같다.
당신은 스마트한 사람은 아니었다. 당신 스스로 아날로그 시대의 사람이라고 자조적으로 말하곤 했다. 길치에 운전도 못하고 컴퓨터도 잘 못 다루고 미술관도 재미없어하고 사회적 문제에도 관심이 없었다. 서로를 알아 갈 수록 당신에게 부족한 부분들이 크게 다가왔다. 어떤 남자들은 여자한테 하나하나 가르치고 설명하는걸 좋아하는 모양이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배우자란 함께 뭔가를 만들어가거나 토론할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모든 취향에 당신이 맞게 바뀌길 바라지는 않았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있는 그대로 당신을 좋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함께해 왔었다. 다만 내가 뭔가 혼자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당신이 내게 집착하지 않고 자기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법을 되찾기 바랐다.
몸이 약해서 이제 계단 오르내리는것도 힘겨워하는 당신을 나는 종종 안아들고 다녔다. 나도 강골은 아니어서 너무 자주 안으면 여기저기 아팠다. 그럴 때마다 전철 늦을까봐 웃으면서 뛰어내려가던 당신 모습이 그립다. 당신의 행복은 심플한 것이었다. 산책/여행하며 맛난 음식을 먹고 추억을 사진에 담는 것. 자기처럼 쉬운 여자가 어딨겠느냐고 당신은 언제나 말한다. 내가 당신의 심플한 행복조차 지켜주지 못한 죄인처럼 느껴졌다. 마음이 아파서 일정보다 하루 일찍 올라왔지만 당신에게 연락을 하지 못하겠다.
당신은 나보다 한 살이 많고, 내가 우리의 경제적 문제를 고민하는 사이 당신은 항상 뭔가에 쫒기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식은 가족과 친척만 부르고 인천 바닷가의 카페 빌려서 하고싶다고 당신은 말했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까?
당신의 작고 가녀린 몸을 안고 여기저기 다녔던 추억거리들이 앨범에 가득하다.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하나하나 돌려보았다. 힘들 때도 많았지만 당신과 함께한 시간들은 행복했다. 당신은 귀엽고 착하고 싹싹한데 요염하기까지 한 여자였다. 못생기고 능력없는 내 분수에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내가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은 이제 없는 것 같다.
마음을 덜기 위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옆에서 당신이 놀아달라고 안겨들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주위를 둘러봤지만 당연히 이 집에 이제는 나밖에 없다. 그 고요함이 슬프다.
크게 울고나면 답담함이 가실것 같은데 아침이라 올라오지 않는 것 같다.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당신의 물건들을 슬슬 정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