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지내?

피자2017.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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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지내?

너한테 잘지냐고 물어보는건 처음이네

장거리 연애를 했던 우리라서. 매일 페이스타임만 했던 우리라서. 전화만 했던 우릴라서.

만나서 데이트를 할때면 너는 나에게 항상 잘지냈냐고 물어봤었지

헤어지고 제일 생각났던게 니가 나한테 잘지냈냐고 물어보던거였어

왜 난 너에게 그말 한마디를 못해봤을까.

 

헤어졌을땐 다 내잘못인줄 알았어

니가 너무 보고싶었고 조금만 있으면 우린 다시 볼수있을거라 생각했어

니선배한테도 염치없이 전화해서 다짜고짜 울면서 도와달라고 했었어

진심은 통할거라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어떻게든 도와주겠다고 하시더라

그렇게 몇날몇일을 기다리고 울었어

크리스마스이브.

누구보다 우리한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수십번을 고민을 하다가 너한테 만나자고 했었지

너는 너무 차갑더라. 처음보는 니 모습이였지만 아직까지 니가 나한테 많이 쌓여있다고 생각하고 기차를 타고 무작정 너를 찾아갔어.

역 앞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으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웃으면서 나를 안아줄거라고 생각했거든

진심은 통할거라던 니선배의 말에 너를 만나러가기 일주일전부터 편지를 썼어

쓰면서도 울고 고치면서도 몇번을 더 울었어

그리고 드디어 널 보러 갔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너는 오지 않더라

그냥 친구들이랑 오랜만에 술마시는가보다 생각했어

그날은 우리가 아니라 나한테만 중요했던거였어.

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보고

연락하는 여자가 생겼구나.

연상이라 다행이다.

나처럼 징징거리진 않겠구나.

널 많이 보다듬어 주겠구나.

예쁘게 만났으면 좋겠다 싶었어

그러고 얼마 뒤에 그여자랑 같이 찍은 사진이 올라오더라

좋아보이더라

 

넌 내가 징징거려야 내사진 그리고 우리가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곤 했었지

근데 그여자 사진은 매일 올라오더라

그게 울컥해서 끊지 못했던 니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끊고 또 울었어

오늘만 울고 이젠 정말 잊어보려고 했어

참 웃긴게 팔로우를 끊어 놓고도 하루에도 몇번씩 니아이디를 검색해서 몰래 보고있더라

그렇게 한두달 지났나? 너를 완전히 잊은건 아니였지만 처음보다는 많이 무뎌졌어

그냥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오랜만에 니 인스타그램을 들어가봤어

무슨 기념일 같아서 한참을 봤는데 100일이더라.

얼마전에 친구한테 너랑 헤어진지도 3개월이 다 되어 간다고 이야기 했었어

순간 이상해서 그날짜부터 뒤로 100을 셌는데 내가 아는 100일 이랑 3개월이 다르길 바랬는데

니선배가 너랑 그여자랑 처음 만났다고 한 그날이 시작이더라

니선배한테 울면서 전화했었을때 이미 너넨 만나고 있었더라

 

난 너를 정말 좋아했었어

많이 좋아했었어

너를 자주 보지 못해도 연락이 잘 안되도 주위에서 뭐래도

니 덕분에 사귀는 동안에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였어

니선배도 정말 존경했었고 동경하고 항상 감사하고 죄송했었어

그런데 너랑 만난 그여자가 니선배 여자친구의 친구더라

너랑 니선배는 나를 얼마나 만만하게 보고 우스웠을까?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미칠것 같은데

내가 할수있는거라곤 우는거 뿐이였어

그저 내시간이 아까웠어

정말 아무것도 믿고싶지 않았어

너도 날 좋아하긴 했을까? 나한테 했던말들이 다 진심이긴 했을까?

난 모르겠어

 

그러고부터 신기하게 나한테 연락오는 남자들이 정말 많더라

처음엔 재미있었어

나도 이제 괜찮다는걸 보여주고싶어서 그냥 들어오는대로 막 만났어

나 좋다는 사람이 너말고도 많았고

내가 원하는거 갖고싶어하는거 다 해주더라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었어

남자 돈쓰게 하는걸 정말 싫어하던 나였는데 그걸 즐기고 있더라

주위에서도 그만하라고 너무 변했다고 그러더라

그런데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다들 하나같이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여자친구랑 헤어진지 얼마 안돼서, 또 나랑 뭐라도 한번 해볼려고 하는 애들뿐이더라

충격이라아 상처는 너한테 받은걸로 족한데

너를 잊어보려고 누굴 만나고 뭘해도 결국엔 또 충격이랑 상처뿐이더라.

물론 전부 걔네들의 문제는 아니야

내가 좋은사람이지 못한게 제일 크겠지

나는 너랑 헤어지고 반년동안 정말 많은 남자들을 만났어

그래서 나는 내가 잘났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내 착각이였던거 같애

걔네들이랑 연애를 하지는 않았지만 해볼건 다해봤어

그러다 문득 나도 예쁨 받고싶고 사랑 받고싶더라.

 

자다 일어나서 씻지도 않고 떡진 머리랑 쌩얼에도 제일 예쁘다 해주고

걷는걸 정말 좋아하는 나였지만 수술한 다리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걷게해서 미안하다며

가까운 거리라도 차를 태우려하고

차에 타서도 내쪽으로 몸을 돌려서 손은 꼭 꽉지를 끼고

항상 음식점에 가서는 메뉴판을 건내주고 조금이라도 먹고 싶은건 남겨도 좋으니 다시키라하고

먹을때에는 내입에 먼저 넣어주고 맛있게 먹는 날 보면서 뿌듯해하고

더워서 땀 흘리면 땀 닦아주고 손부채질 해주고

친구랑 싸워서 하루종일 꿍해있던 내가 걱정되서 나 몰래 친구한테 연락하고

내주위사람들에게도 잘하고 응큼했고

내 아픈 과거를 잊게 해준다 했던 니가 또 생각 나더라.

 

결국은 날 버리고 다른여자를 만난 쓰레기 같은 너인데

우린 끝이 났고 서로 남인데

우리의 추억들은 잊혀진지 오래인데

사실 나는 여전히 니가 보고싶다

 

너는 잘지내?

잘못지냈으면 좋겠어

너는 내생각이라고는 조금이라도 하지않았을거고 나만큼 힘들어하지도 않았을거니까.

나 다음으로 만난 그여자랑은 헤어져서 좀 힘들었니?

나 때문은 아니더라도 니가 많이 힘들었으면 좋겠어

 

오늘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니 안부를 물어

이제 다시는 볼일 없겠지만

나는 너에게 지나가는 사람들중에 한명이겠지만

한번쯤은 내생각도 해줬으면 해

오빠를 처음 알게됬을때부터 헤어지기전까지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였어

오빠라는 사람을 만나서 항상 웃을수있었어

내가 제일 힘들때 내 옆에서 큰 힘이 되어줘서

내남자친구여서

정말 고마웠어

잘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