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로 태어난 한음이는 죽어서도 억울하다. 오는 6월12일이면 하늘나라로 떠난 지 1년이 되지만 한음이 사건은 제자리걸음만 계속하고 있다. 한음이 부모는 보이지 않는 힘(권력)이 진실규명을 막고 있다고 의심한다.
그렇다면 누가 왜 8살 한음이의 죽음을 헛되게 하려는 것일까. 중증 장애를 갖고 태어나 “엄마” 한 번 불러보지 못한 한음이. 세상 사람들에게 잊혀져가고 있는 ‘한음이 사건’을 재조명했다.
한음이는 세포가 생성되지 않는 ‘미토콘트리아 근병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젖병 대신 약을 달고 살았다. 3살부터는 몸무게가 8~10kg 밖에 나가지 않았는데, 정상 아이의 2세 몸무게 정도에 해당한다. 쑥쑥 자라고, 성장해야 할 아이는 앉지도, 서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누워만 있어야 했다. 그런 한음이를 부모는 지극 정성으로 돌봤다.
한음이는 하루 24시간 대부분 경련을 일으켰다. 피부 강직도 심했다. 이런 아들을 위해 엄마는 안고, 업으며 24시간 품안에서 키웠다.
통학버스 안에서 어떤 일이…
한음이는 2015년 3월 광주에 있는 한 특수학교에 입학했다. 입학가능 실태조사를 할 때 시력(불빛에 반응), 반사신경 없음, 그리고 목 가누기가 가장 걱정이 된다는 판정을 받았다. 고개가 꺾여서 가만히 놔두면 갑자기 경직이 심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됐던 것이다.
지난해 4월6일 한음이는 통학버스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특수학교 통학버스에는 ‘통학차량실무사(보조교사)’가 탑승하고 있었다. 차량운행 중 학생들의 안전보조 및 지원을 위해 교장이 임명한다. 이날 차량에 탑승한 보조교사는 한음이가 2학년이 돼서 세 번째 통학하는 날이었다.
한음이 부모는 통학버스 블랙박스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한음이가 버스에 탑승하고 3분 40초 뒤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한음이가 고개를 떨군 상태에서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스스로 고개를 들 수 없었기에 숨이 막혀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그게 안타까웠던지 통로를 사이에 두고 바로 옆 자리에 앉았던 장애학생이 한음이를 계속 쳐다본다.
이후에도 한음이는 고개를 들려고 몇 차례 시도하는 모습이 보였다.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역력하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고개를 들려고 시도하다가 다시 떨군다. 빨리 고개를 세워주지 않으면 기도가 막혀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보조교사는 한음이의 통로 옆자리 바로 뒤에 앉아 있으면서 휴대폰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검색하다 거울삼아서 얼굴을 비추며 머리를 수차례 만지기 시작한다. 얼마 후 운전석 옆에 있던 보조교사는 휴대전화의 벨이 울리자 급히 뛰어가서 한음이 바로 옆에서 크게 웃으면서 통화한다.
한음이를 힐끗 쳐다보고는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을 자는 것인 줄 알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한음이는 죽음의 문턱에서 울음과 신음으로 “선생님, 저 좀 살려주세요!”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보조교사는 도움의 손길을 보내지 않았던 것이다.
한음이는 68일 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6월12일 오전 전남대병원에서 하늘나라로 갔다. 통학 보조교사가 조금만 한음이의 상태를 살폈다면 얼마든지 살릴 수 있는 아이였다. 좌석을 뒤로 젖혀만 줬어도 한음이는 살았다. 한음이 아빠는 “통학차량에 설치돼 있던 블랙박스를 보면 통학 보조교사는 한음이가 수차례 울면서 고통을 호소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방치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음이 부모는 5월24일 광주지방검찰청에 특수학교와 통학 보조교사를 업무상과실과 중과실치사상 혐의로 고소했는데 아이가 숨진 후 ‘치사’로 변경됐다. 특수학교 측에서는 지금까지 한음이 부모에게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았다. 과실도 없고, 통학 관리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한음이 사건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광주 북부경찰서에서 맡았다. 경찰은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불렀지만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지는 않았다. 한음이 아빠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안이한 조사 태도에 말문이 막혔다”고 말한다. 경찰은 고소장을 접수한 지 5개월 만인 10월23일 특수학교장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음이 부모는 부검에 반대했다. 심정지 상태에서 68일 동안 전남대병원에 입원하며 치료를 받았다. 병원에서 모든 검사를 했고, 그 기록도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에 부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검사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검을 강행했다.
막상 부검까지 진행했지만 검찰도 미적거렸다. 한음이 아빠는 사건이 검찰에 송치될 쯤 사건 관련 언론보도, 1인 시위, 서명운동 그리고 블랙박스 시간대 상황 등을 정리해서 검사를 만났다. A4 7장 정도의 자료를 건네면서 “엄정한 조사를 부탁한다”고 말했으나 수사에 속도를 내지 않았다.
그렇게 한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한음이 아빠는 지난해 말 검찰에 전화를 걸어 “사건이 어떻게 돼 가느냐”고 물었더니 “대검찰청 영상실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 중”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검찰에 송치된 지 6개월여 만인 지난 4월8일 수사관이 바뀌었다는 연락을 해왔다.
그런데 기가 막힌 것은 검찰 수사관 왈 “한음이 목 베게 방향이 어떻게 놓여있었냐”는 물음이었다.
한음이 아빠는 어이가 없었다. 지난해 말 통화했을 때 분명 블랙박스 분석중이라고 했는데, 이제와서 목 베게 방향을 물어왔다니 황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검찰은 지난 6개월 동안 뭘했던 것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음이 부모는 기가 막힐 뿐이었다. “왜 이렇게 1년을 보냈을까 자책감이 들고 과연 1년 동안 수사를 어떤 것을 했는지 의문이 갔다”고 말했다. 경찰과 검찰 수사를 통해 한음이 사건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줄 믿었던 부모는 허탈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한음이 부모는 “막강한 종교재단이 뒷배경인 특수학교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음이 사건에 대한 경‧검찰의 수사는 지난해 7월 광주에서 일어난 비슷한 사건과도 비교된다. 7월 29일 광주 광산구의 한 유치원 통학버스에 최 아무개군이 갇혀 있었다. 차량에 최군이 남아 있었는데도 인솔교사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한여름 뙤약볕에 8시간이나 갇혀 있었다. 최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상태에 빠졌다.
최군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은 3일 만에 통학버스 운전기사와 인솔교사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리고 검찰도 곧바로 송치해 사고발생 4개월여 만에 1심 선고까지 나왔다. 한음이 사건 처리와 너무 비교된다.
부모 두 번 울린 소신 없는 국회의원
한음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된 후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경기 화성시병)이 등장한다. 그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2건과 특수학교법 개정안 등 3건 등 ‘한음이법’을 발의했다. 여기에는 어린이 통학버스 내·외부에 폐쇄회로(CC)TV 장착 의무화와 특수학교나 특수학급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기록된 영상정보를 최소 60일 이상 보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한음이 부모는 ‘한음이법’에 큰 기대를 걸었다. 비록 한음이는 이 세상에 없어도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한 대책이 마련된다면 결코 헛된 죽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음이 아빠는 권의원을 만나기 위해 광주에서 서울까지 오기도 했다.
그러나 특수학교 교사들의 반발이 거셌다. 특수학교나 학급에 CCTV 설치는 교권침해, 교사인권 침해 등을 내세우며 조직적으로 반발했다. 권 의원의 홈페이지 관련 내용에는 수백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의원회관으로도 전화가 빗발쳤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권 의원은 교사들의 반발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예견된 반발에 자신의 소신을 허물어뜨리고 말았던 것이다. 결국 한음이법은 물거품이 됐다. 권 의원은 한음이법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한음이 부모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죽어서도 차별받았다
한음이는 죽어서도 차별을 받았다. 유치원 통학버스 사고가 발생하자 윤장현 광주시장과 장휘국 광주교육감이 최군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았다. 광주교육청은 ‘통학버스 안전벨트·경광등 달기’ 등을 골자로 하는 예방 대책을 발표했다. 모든 게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반면 한음이가 사고 당한 후에는 광주교육청에서 장학사 한 명이 다녀갔을 뿐이다. 같은 통학버스 사고인데도, 경찰-광주시청-광주교육청 등 관계기관의 조치는 판이하게 달랐던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학교 2학년인 한음이 형은 동생이 사망한 지 3일 후인 6월15일 윤장현 광주시장과 장휘국 광주교육감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다. 윤 시장에게는 한음이 기사 링크를 걸고는 “시장님, 혹시 이 사건 아시나요?”라고 물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반응도 없었다.
장휘국 교육감에게는 “광주00학교 고 박한음군 친형입니다”라며 통학버스 블랙박스 영상을 첨부한 후 학교 측의 문제를 제기했으나 윤 시장처럼 아무런 답변도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최군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은 윤 시장과 장 교육감은 관련 사진을 첨부하며 페이스북에 방문소감을 남겼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한음이는 죽는 그날까지 “엄마” “아빠” “형”이라고 불러보지 못했다. 그런 동생이 억울하게 죽자 중학생 형이 시장과 교육감에게 "사건에 관심가져 달라"고 하소연했는데, 모른 체 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한음이 형은 또 한 번 깊은 상처를 받았다.
지난 201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광주 경선 때문재인 후보와 함께 찍은 한음이 가족 사진.
한음이 사고는 한 장애아의 죽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이대로 어물쩍 넘겨버리면 제2‧제3의 한음이는 계속 나올 것이다. 실제 한음이 사고 이후 연이어 비슷한 통학버스 사고가 발생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한음이 부모도 “한음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장애학교 통학버스 안전매뉴얼과 통학차량실무사의 자격기준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앞서 한음이 사고에 대한 진실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이를 통해 학교 측의 과실이 드러난다면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한음이 부모도 “한음이 사고에 대한 증거는 차고 넘친다. 검찰에서 빨리 재판에 넘겨 법정의 엄정한 판단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가 투명해지고 법치주의가 확립되려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가 한음이와 가족들을 도와주는 길은 이 억울한 사연을 세상에 알리는 것입니다 죽은 한음이가 더 이상 억울하지 않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세요! ‘보이지 않는 손’에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적극 공유해 주십시오! 꼭 도와주세요!!
죽어서도 억울한 '8세 한음이'의 눈물
장애아로 태어난 한음이는 죽어서도 억울하다. 오는 6월12일이면 하늘나라로 떠난 지 1년이 되지만 한음이 사건은 제자리걸음만 계속하고 있다. 한음이 부모는 보이지 않는 힘(권력)이 진실규명을 막고 있다고 의심한다.
그렇다면 누가 왜 8살 한음이의 죽음을 헛되게 하려는 것일까. 중증 장애를 갖고 태어나 “엄마” 한 번 불러보지 못한 한음이. 세상 사람들에게 잊혀져가고 있는 ‘한음이 사건’을 재조명했다.
한음이는 세포가 생성되지 않는 ‘미토콘트리아 근병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젖병 대신 약을 달고 살았다. 3살부터는 몸무게가 8~10kg 밖에 나가지 않았는데, 정상 아이의 2세 몸무게 정도에 해당한다. 쑥쑥 자라고, 성장해야 할 아이는 앉지도, 서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누워만 있어야 했다. 그런 한음이를 부모는 지극 정성으로 돌봤다.
한음이는 하루 24시간 대부분 경련을 일으켰다. 피부 강직도 심했다. 이런 아들을 위해 엄마는 안고, 업으며 24시간 품안에서 키웠다.
통학버스 안에서 어떤 일이…
한음이는 2015년 3월 광주에 있는 한 특수학교에 입학했다. 입학가능 실태조사를 할 때 시력(불빛에 반응), 반사신경 없음, 그리고 목 가누기가 가장 걱정이 된다는 판정을 받았다. 고개가 꺾여서 가만히 놔두면 갑자기 경직이 심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됐던 것이다.
지난해 4월6일 한음이는 통학버스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특수학교 통학버스에는 ‘통학차량실무사(보조교사)’가 탑승하고 있었다. 차량운행 중 학생들의 안전보조 및 지원을 위해 교장이 임명한다. 이날 차량에 탑승한 보조교사는 한음이가 2학년이 돼서 세 번째 통학하는 날이었다.
한음이 부모는 통학버스 블랙박스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한음이가 버스에 탑승하고 3분 40초 뒤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한음이가 고개를 떨군 상태에서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스스로 고개를 들 수 없었기에 숨이 막혀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그게 안타까웠던지 통로를 사이에 두고 바로 옆 자리에 앉았던 장애학생이 한음이를 계속 쳐다본다.
이후에도 한음이는 고개를 들려고 몇 차례 시도하는 모습이 보였다.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역력하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고개를 들려고 시도하다가 다시 떨군다. 빨리 고개를 세워주지 않으면 기도가 막혀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보조교사는 한음이의 통로 옆자리 바로 뒤에 앉아 있으면서 휴대폰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검색하다 거울삼아서 얼굴을 비추며 머리를 수차례 만지기 시작한다. 얼마 후 운전석 옆에 있던 보조교사는 휴대전화의 벨이 울리자 급히 뛰어가서 한음이 바로 옆에서 크게 웃으면서 통화한다.
한음이를 힐끗 쳐다보고는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을 자는 것인 줄 알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한음이는 죽음의 문턱에서 울음과 신음으로 “선생님, 저 좀 살려주세요!”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보조교사는 도움의 손길을 보내지 않았던 것이다.
한음이는 68일 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6월12일 오전 전남대병원에서 하늘나라로 갔다. 통학 보조교사가 조금만 한음이의 상태를 살폈다면 얼마든지 살릴 수 있는 아이였다. 좌석을 뒤로 젖혀만 줬어도 한음이는 살았다. 한음이 아빠는 “통학차량에 설치돼 있던 블랙박스를 보면 통학 보조교사는 한음이가 수차례 울면서 고통을 호소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방치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음이 부모는 5월24일 광주지방검찰청에 특수학교와 통학 보조교사를 업무상과실과 중과실치사상 혐의로 고소했는데 아이가 숨진 후 ‘치사’로 변경됐다. 특수학교 측에서는 지금까지 한음이 부모에게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았다. 과실도 없고, 통학 관리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한음이 사건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광주 북부경찰서에서 맡았다. 경찰은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불렀지만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지는 않았다. 한음이 아빠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안이한 조사 태도에 말문이 막혔다”고 말한다. 경찰은 고소장을 접수한 지 5개월 만인 10월23일 특수학교장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음이 부모는 부검에 반대했다. 심정지 상태에서 68일 동안 전남대병원에 입원하며 치료를 받았다. 병원에서 모든 검사를 했고, 그 기록도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에 부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검사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검을 강행했다.
막상 부검까지 진행했지만 검찰도 미적거렸다. 한음이 아빠는 사건이 검찰에 송치될 쯤 사건 관련 언론보도, 1인 시위, 서명운동 그리고 블랙박스 시간대 상황 등을 정리해서 검사를 만났다. A4 7장 정도의 자료를 건네면서 “엄정한 조사를 부탁한다”고 말했으나 수사에 속도를 내지 않았다.
그렇게 한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한음이 아빠는 지난해 말 검찰에 전화를 걸어 “사건이 어떻게 돼 가느냐”고 물었더니 “대검찰청 영상실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 중”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검찰에 송치된 지 6개월여 만인 지난 4월8일 수사관이 바뀌었다는 연락을 해왔다.
그런데 기가 막힌 것은 검찰 수사관 왈 “한음이 목 베게 방향이 어떻게 놓여있었냐”는 물음이었다.
한음이 아빠는 어이가 없었다. 지난해 말 통화했을 때 분명 블랙박스 분석중이라고 했는데, 이제와서 목 베게 방향을 물어왔다니 황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검찰은 지난 6개월 동안 뭘했던 것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음이 부모는 기가 막힐 뿐이었다. “왜 이렇게 1년을 보냈을까 자책감이 들고 과연 1년 동안 수사를 어떤 것을 했는지 의문이 갔다”고 말했다. 경찰과 검찰 수사를 통해 한음이 사건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줄 믿었던 부모는 허탈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한음이 부모는 “막강한 종교재단이 뒷배경인 특수학교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음이 사건에 대한 경‧검찰의 수사는 지난해 7월 광주에서 일어난 비슷한 사건과도 비교된다. 7월 29일 광주 광산구의 한 유치원 통학버스에 최 아무개군이 갇혀 있었다. 차량에 최군이 남아 있었는데도 인솔교사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한여름 뙤약볕에 8시간이나 갇혀 있었다. 최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상태에 빠졌다.
최군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은 3일 만에 통학버스 운전기사와 인솔교사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리고 검찰도 곧바로 송치해 사고발생 4개월여 만에 1심 선고까지 나왔다. 한음이 사건 처리와 너무 비교된다.
부모 두 번 울린 소신 없는 국회의원
한음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된 후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경기 화성시병)이 등장한다. 그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2건과 특수학교법 개정안 등 3건 등 ‘한음이법’을 발의했다. 여기에는 어린이 통학버스 내·외부에 폐쇄회로(CC)TV 장착 의무화와 특수학교나 특수학급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기록된 영상정보를 최소 60일 이상 보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한음이 부모는 ‘한음이법’에 큰 기대를 걸었다. 비록 한음이는 이 세상에 없어도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한 대책이 마련된다면 결코 헛된 죽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음이 아빠는 권의원을 만나기 위해 광주에서 서울까지 오기도 했다.
그러나 특수학교 교사들의 반발이 거셌다. 특수학교나 학급에 CCTV 설치는 교권침해, 교사인권 침해 등을 내세우며 조직적으로 반발했다. 권 의원의 홈페이지 관련 내용에는 수백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의원회관으로도 전화가 빗발쳤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권 의원은 교사들의 반발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예견된 반발에 자신의 소신을 허물어뜨리고 말았던 것이다. 결국 한음이법은 물거품이 됐다. 권 의원은 한음이법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한음이 부모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죽어서도 차별받았다
한음이는 죽어서도 차별을 받았다. 유치원 통학버스 사고가 발생하자 윤장현 광주시장과 장휘국 광주교육감이 최군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았다. 광주교육청은 ‘통학버스 안전벨트·경광등 달기’ 등을 골자로 하는 예방 대책을 발표했다. 모든 게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반면 한음이가 사고 당한 후에는 광주교육청에서 장학사 한 명이 다녀갔을 뿐이다. 같은 통학버스 사고인데도, 경찰-광주시청-광주교육청 등 관계기관의 조치는 판이하게 달랐던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학교 2학년인 한음이 형은 동생이 사망한 지 3일 후인 6월15일 윤장현 광주시장과 장휘국 광주교육감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다. 윤 시장에게는 한음이 기사 링크를 걸고는 “시장님, 혹시 이 사건 아시나요?”라고 물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반응도 없었다.
장휘국 교육감에게는 “광주00학교 고 박한음군 친형입니다”라며 통학버스 블랙박스 영상을 첨부한 후 학교 측의 문제를 제기했으나 윤 시장처럼 아무런 답변도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최군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은 윤 시장과 장 교육감은 관련 사진을 첨부하며 페이스북에 방문소감을 남겼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한음이는 죽는 그날까지 “엄마” “아빠” “형”이라고 불러보지 못했다. 그런 동생이 억울하게 죽자 중학생 형이 시장과 교육감에게 "사건에 관심가져 달라"고 하소연했는데, 모른 체 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한음이 형은 또 한 번 깊은 상처를 받았다.
한음이 사고는 한 장애아의 죽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이대로 어물쩍 넘겨버리면 제2‧제3의 한음이는 계속 나올 것이다. 실제 한음이 사고 이후 연이어 비슷한 통학버스 사고가 발생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한음이 부모도 “한음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장애학교 통학버스 안전매뉴얼과 통학차량실무사의 자격기준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앞서 한음이 사고에 대한 진실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이를 통해 학교 측의 과실이 드러난다면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한음이 부모도 “한음이 사고에 대한 증거는 차고 넘친다. 검찰에서 빨리 재판에 넘겨 법정의 엄정한 판단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가 투명해지고 법치주의가 확립되려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해서는 안 된다.지금 우리가 한음이와 가족들을 도와주는 길은 이 억울한 사연을 세상에 알리는 것입니다 죽은 한음이가 더 이상 억울하지 않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세요! ‘보이지 않는 손’에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적극 공유해 주십시오! 꼭 도와주세요!!
출처: http://www.jeongrakin.com/3585 [정락인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