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갖자는 남자친구

진짜심장아파2017.06.01
조회1,096
ㅎㅇㅎㅇ... 너무 답답해서 몇년만에 톡에 와봄.
아직도 음슴체 쓰는지 1도 모르니 걍 음슴체ㄱㄱ

나랑 내 남친은 이제 83일째 된 커플임.
남친은 나보다 다섯살이 많고
같이 일하다가 알게되고 감정이 오가다가
사귀게 된 케이스임.

아마 내가 남친을 먼저 좋아한 것 같음.
그래서 고백받고 1도 고민 없이 오케이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좋아했음.
아... 물론 지금도 좋아함.

어느정도였냐면 연인들이 다 그렇겠지만
남친 자취방 청소, 화장실 청소, 설거지, 빨래,
밥까지 꼬박꼬박 해줘도 더 해주고 싶어서
매일 안달나 있고 더 못해주는게 미안하기까지 했음.
피곤해 보이면 자라고 어깨도 내어주고
빨리 보고싶은 날엔 남친 허락받고 남친 동네까지
한시간 반을 버스 타고 걷고 걸어가서 기다리곤 했음.
번 돈 다 쏟아 붓고도 남친이 불편함 없이 지내는게
좋아서 내가 불편한 것 따윈 신경이 안쓰였음.

근데 점점 부담을 느낀건지... 아님 식은건지..
본인은 피곤해서 그렇다는데
내 얼굴 보지도 않고 폰만 들여다 본다던가
길 걸을 때 주머니에 손 꽂고 앞장서서 가버린다던가
뭔가 내가 외롭게 느껴질 행동들이 잦아졌음.
나도 사람인데 서운할거 아님?
그래도 피곤하다는데 서운하다 토로하면
화낼까봐 그냥 속으로 삭히고 말았음.
일단 지금 내 스스로도 난 ㄹㅇ 호구 같음.

그냥저냥 잘 사귀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아는 언니들이 공기 좋은 데 놀러가자고 하기에
계획도 잡을 겸 해서 저녁 약속을 잡았음.
남친이랑 같이 출근하는 길 지하철에서 그 얘기를
했더니 잘 놀다 오라구 했음.
여기까진 좋았음.

혹시나 놀다가 시간이 늦어지면 남친 일 끝날 때 쯤
같이 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얘기를 꺼냈더니
갑자기 화를 내며 오지말라는거임.
아.. 맞다. 나랑 남친은 야간에 일함.
그래서 일이 새벽에 끝나는데 놀 예정인 날이 남친은
일하는 날이고 나는 쉴 예정이었음.
데이트 할 시간이 없으니 남친 자취방 자주 들러서
거기서 시간을 같이 보내는게 자연스러운 일과였기에
오지말라는 대답이 내 입장에선 당황스러웠음.
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으니까 꺼낸 얘기라고
말했더니 그럼 늦게까지 놀지를 말던가
술 먹고 남의 집 가는거 아니라고 화를 내고는
혼자 앞장서서 가버리는거임.
너무 당황스러웠음.
일단 그런 상태에서 시간이 흘러서 휴식 시간이 됬음.
아무리 곱씹어봐도 뭐가 문제였는지 모르겠고
나도 슬슬 화가나는거임. 남이라고 선그은 것 같아서
그게 또 서운했음. 따지자면 남은 남인데 그래도
여자친구잖슴. 하....
아무튼... 바람쐬면서 쉬고있는데 남친이 오더니
내가 왜 화났는지 모르냐는거임.
뭐냐고 물었더니 내가 남친집에 가는걸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거 같아서 화가난다는거임.
술먹고 집가긴 멀고 힘드니까 오는거냐며
내 집은 내 집인데 왜 니 집처럼 이용하냐는 식으로
말하는거임.
솔직히.. 약속장소에서 오빠집 가느니 우리집이
훨씬 가기 쉽고 빠름.
근데 굳이 그렇게 얘기한건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건데 뭔가 남친 얘길 듣고 나니
너무 화가나는거임.
내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얘길 한건지 생각은 해보고
얘기하는거냐 물었더니 그걸 지금 듣고싶어서
대화를 하러 왔다함.

나도 참고있던 화가 치밀어 올라서 한마디 했음.
내가 혹시 짧은 생각으로 오빠를 화나게 했다면
타일러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꼭 굳이 사람많은 곳에서 화를 냈어야만 했냐.
솔직히 백프로 이해 못하겠지만 백번 양보해서
내가 잘못을 했다고 치자. 그래도 순서가 잘못된 것
같다. 이런 취지로 얘기함.
그랬더니 내 말이 틀렸냐며 다시 묻길래
오빠 생각을 어떻게 틀렸다고 얘기하냐. 다만
나는 같이 있고싶은 맘에 같이 가자 얘기 한거고
단 한번도 내집이라고 당연히 생각한 적도 없다.
무슨 생각으로 뱉은 말인지 화부터 내기 전에
한번쯤은 물어봐 줄 수 있지 않았냐 했더니
말이 안통한다며 담배피러 가버리는거임.

그 이후로 데면데면 해서 말을 안했고
2일동안 연락이 아예 없는거임.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초조하고 혹시나 이렇게
헤어지는건 아닐까 걱정되는 마음에
자존심 접고 남친 쉬는날 만나서 얘기하자는 내용으로
먼저 연락했음.
답은 물론 단답이었고 읽씹도 많았음.

쨌든 약속을 잡고 어제 만났음.
다섯시 약속이었는데 남친이 늦잠자서
한시간 반동안 기다려서 겨우만남.
오해도 풀고싶고 할말도 많았음.
근데 앉자마자 남친집에 두고간 짐 있냐고 묻는거임.
가져다준다고.
나도 바보는 아니잖슴? 앞으로도 오지 말라는거잖슴.
헤어지자는 얘기로 들린다. 그러길 원하냐 되물었음.
오는 내내 고민 해봤는데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연애할 여유가 없다는거임.
그 말을 듣자마자 더이상 할 말이 없는거임.
눈물날거 같은거 겨우 참고 말했음.
정확히 얘기해달라. 어떻게 하고 싶은거냐고 물었음.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감정 조절도 안되고
어떻게든 잡고 싶었음.
난 헤어지고 싶은 맘이 없어서 풀자고 나오라고
한건데 오빠 답은 헤어지는 것 말곤 없냐 물었음.
헤어질 생각도 했는데 일단 시간을 달라는거임.
두달정도만. 지금 본인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여유가 없어서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거 같다고
여유를 찾을 시간을 달라는거임.
나랑 같이있으면 즐겁고 행복하다. 좋아하지만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거임.
일단 한달뒤에 한번 보자고. 그때 봐서도 여전히
내가 좋으면 계속 만나는거니까 그렇게 하자는거임.
미안하긴 한지 미안하다고는 함.
구차하고 비참하지만 헤어지긴 싫으니
그러자고 얘기했음.
그렇게 얘기가 끝나고 먼저 일어나서 집에 가버렸음.

너무 원망스럽고 미운데 내가 선택한 가시밭길이니까
견디긴 견뎌야겠지. 그런데.....
피곤하고 힘들다는 그 말에 걱정되서
이 글 쓰기 직전까지 영양제 고르고 있는 내가 너무
비참함. 이 와중에 챙겨주고는 싶음.

혹시 나 비정상임......?
나 진짜 진지함...
하........

뭐라고 쓴건지도 모르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