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 식기세척기 사다드려도 될까요? 설거지 문제 스트레스에요.

2017.06.05
조회31,137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되네요.
이런 저런일 많았지만, 그냥 설거지 문제에 대해서만 쓸게요.

결혼한지 6개월됐어요.

명절 한 번 지나갔구요. 시댁 큰 집이라 제사 있어요.
명절연휴 첫 날 점심에 가서 남편과 같이 일했어요.
아버님 전 잠깐 구우셨구요.
친척들 오셨고, 일하는건 어머님, 작은어머님, 저, 그리고 남편 넷이었어요.

남편은 점심부터 저녁까지 음식할 때 옆에 붙어있었고,
저녁먹고나서는 어른들과 고스톱 쳤어요.
전 부엌에서 일했고요. 모든 일 끝나고 밤 9시에 저 먼저 방에서 잤어요.

다음날 아침 남편은 자고 전 일어나자마자 부엌갔더니 어머님, 작은어머님도 일어나셔서 준비하고 계시더라구요. 막 시작하려고 하시는 중이었어요.

남편에게 일어나라 했지만 피곤한지 못깨길래 저 먼저 나왔고, 남편은 한시간 정도 뒤에 나와서 차례준비 했어요.

시댁 남자들 손가락 까딱 안해요.
본인들 밥 먹은거 설거지통에 가져다 놀줄도 몰라요.
밥 먹고 티비보러 가요 ㅋ

첫 명절이라고 손 상한다 이러시며 설거지 못하게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두 번 했어요.


그 외 이런 저런 일들도 많았지만, 명절은 대충 이렇게 지나갔어요.



그리고, 최근에 어머님 생신이 있었어요.
생신 금요일이었는데 어머님 일 있으시다고 미리 땡겨서 외식했어요.

당일에 생신축하드린다 전화 했는데 어머님 일이 취소되셨다고 저녁에 시간되면 삼겹살 구워먹자고 하셨어요.

남편이랑 얘기해본다고 하고 남편이랑 통화하면서 얘기했어요.
집에서 말고 밖에서 먹자고 어머니께 말하라고, 집에서 먹으면 또 치우고 고생이지 않냐고..

남편이 어머님께 얘기했는데 밖에서 먹는거면 안 먹겠다고 안 와도 된다고 하셨어요.
나쁜 의도는 아니고 저희 돈 쓸까봐 그러신듯해요.

그래서 남편이 그럼 그냥 집으로 가겠다고 하길래 알겠다고 하고 퇴근 후 남편과 갔어요.

가면서 오늘 하루종일 회사에서 바빴고, 윗사람한테 깨졌다. 그리고 생리 첫날이라 몸도 안 좋으니 설거지 하게되면 같이 하자. 라고 했고 남편도 알겠다 했어요.


한 가지 기분 나쁜일은 일었지만, 그래도 잘 먹고 치우는데 어머님이 먼저 설거지 하고 계시길래
'저희가 할께요~' 했더니
'ㅇㅇ(남편)이는 하지마라' 하시네요??

그래서, 남편한테 '같이해~'라고 입모양으로 얘기했고,
남편은 '엄마가 하지말라는데~~' 라고 입모양으로 했어요.
되게 얄밉게 놀리는 듯한 표정이었어요.

짜증났지만, 어머님 옆으로 가서 설거지 하는데
어머님이 '너 ㅇㅇ(남편)이 설거지 시키니??' 라고 하셨어요.

뭐라고 대답해야 되나 해서 대답 못하고 있는데
반복 해서 얘기하시길래 '집에서요?? 요리는 제가하는데요' 했어요.

(퇴근하고 요리 하는데 1시간 걸리면 설거지 10분이면 끝나요. ㅡㅡ 뒷정리 다 하는게 맞는데 뒷정리 같이 안해주면 남편 투덜투덜대서 뒷정리 같이해줘요. 나머지 집안일 같이하구요.)


한동안 말씀 없으시다
'집에서는 몰라도 내 앞에서는 시키지 마라. 나는 그런거 보기 싫다. 명절때도 계속 옆에 붙어있던데 그러는거 아니다. ㅇㅇ(아주버님)처럼 방안에만 있는게 맞다. 남자가 할일 여자가 할 일 따로 있다. 남자는 힘쓰는일 하는거다. 나는 일하면서도 집안일 혼자 다했다. 명절때도 설거지 작은엄마가 했는데 너가 해야되는거다'

하시길래 아무 대답 안했어요.
'네'라고 하면 평생 식모처럼 시댁에서 남편은 놀고 전 일하겠다는 거고
'아니요 싫습니다'하면 대든다고 하겠죠.
머리속에 너무 많은 생각이 들어서 그냥 대답 안했어요.

남자는 힘쓰는일? 차례 제사에 힘쓰는일 할게 있나요?ㅡㅡ 설때보니 밥먹고 티비보고 고스톱치는거밖에 하는거 없던데?

명절 때 저 설거지 안한거 아니에요.
작은어머님, 어머님이 더 많이 하시긴 했지만 저도 했어요. 그리고 더 할 수 있었는데 저한테 다른거 시키시고 설거지 하시니 할수가 있나요? 얼른 끝내고 나머지 설거지는 제가 할게요~ 계속 하며 안절부절하는데 고무장갑도 절대 안주시고 자리도 절대 안비키셨어요.
제가 뺏던가 밀어내고 설거지 해야되나요?

똑같이 일하고 왔고 몸도 안 좋은데... 본인 아들은 일하고 와서 힘들겠다는 생각에 하지말라하고 저는 일하라는거니. 진짜 너무서운하고 '내가 왜 이딴 취급을 받고있나?'싶더라구요.

차라리 '나는 미안하지만 내 아들이 내 앞에서 설거지 하는거 보기 싫다. 집에가서 시켜라' 라고만 했어도.. 이렇게 서운하고 시댁이 싫어지지는 않았을거에요.

설거지 끝나고 진짜 급하게 나왔어요.
분위기 안 좋았구요.

남편은 제가 정색했다고 나와서 뭐라해서 진짜 엄청 싸웠어요.




저 큰 집이라 제자 끔찍해요. 그래서 20대부터 장남이랑 결혼 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었어요. 시댁이 큰집인거 알고 고민 좀 했지만 아버님 아주버님 다 같이 음식 한다기에 괜찮겠구나 하고 결혼했던것도 있어요.
근데 저 들어오자마자 딱 손 떼고 게임만하는 아주버님, 티비보는 아버님...
다 같이 하는 분위기였던게 저 오니 일꾼 들어왔다 생각하는건지... 기분 나쁘더라구요.


남편이랑 당일 대판 싸우고, 다음날 제대로 얘기했어요.
위에 적은 내용 다 얘기했어요.

그리고, '너네집 너무 가부장 적이다. 그리고 너만 귀한 자식이냐. 너무 서운하다. 앞으로 같이해라.'
라고 했고.

남편은 본인 엄마가 잘못한거 안다. 하지만 너도 정색한거 잘못했다. 앞으로 가면 나도 같이 하겠다. 하지만 눈치껏 행동하자.
에요.


그리고, 한동안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이 사람을 사랑하지만, 이런 시댁을 평생 안고 갈 수 있을까 하고요. (단지 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저런 다른 문제들도 있어요.)
너무 속상해서 일주일 내내 남편 없을 때 울기도 했구요.

본인이 뭘 깨닳은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일주일 내내 엄청 다정하게 대했어요. 제 기분 맞추려고 하구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니 본인 부모 애뜻하고 저를 더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거 같기도 해요. 제가 참고 그냥 시댁가서 해주길 바라는거죠.


제 입장에서 눈치껏이라는게 제가 기분 나쁜 티 내지 말고 표정관리 하고 대놓고 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혹여 남편이 생각하는 눈치껏이 나는 적당히만 돕겠다 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되네요..


참고로 앞으로 시댁은 제사, 명절 빼고 방문 안 할 생각이에요.
그 외 어버이 날, 생신 때만 외식 시켜드리고 그 외에는 절대 방문 안 할거에요.
어머님 외가모임 1년에 한 번 있는데 그것도 안 갈 생각이구요.
가봤자 일만 실컷하다 올텐데 가기 싫고 갈 필요성도 못 느끼겠어요 이제.

곧 제사 다가오는데 그 때보고 다가오는 추석 어떻게 해야 될지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

결혼이 애들 장난도 아니니 쉽게 갈라서기보다는 서로 노력해보고 싶은데 또 그러시면 어떻게 해야될까요?


시댁에서 그냥 제가 하고 친정이랑 신혼집에서 남편 혼자 독박으로 일 시키는 것도 생각해봤고,
시댁에서 제가 하고 노동력을 돈으로 환산해서 우리가족들이랑 여행가는 것도 생각해봤어요.
시부모님 뭐라 하시던 말던 무조건 남편과 시댁에서 같이 일하는 것도 생각해봤고,
식기세척기 시댁에 사드리고 설거지 안하는것도 생각해봤어요. 대신 친정에도 똑같이 식기세척기 선물로 드리구요.

이 글은 제사 전이던 제사 후던 남편에게 보여줄거에요.
댓글로 조언 좀 해주세요..


** 다른곳 퍼가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