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시부모님 자랑

내놀래미2017.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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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저는 결혼한지 3주밖에 안된 새댁입니다. 시댁에서 시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요.종종 남편과 함께 페이스북에 캡쳐돼서 올라오는 네이트판 글들을 읽곤 하는데, 남편이 우리집 이야기도 한 번 써보라고 해서 들어와봤어요.
세상은 넓고 이상한 사람들은 많은지라 말도 안되는 시부모님들이며, 시누이며 판에 넘쳐나던데.. 저희 시부모님들은 엄청 엄청 좋으시거든요~ 결혼전에 네이트판을 보며 겁먹고 불안해하시던 여러분들, 세상엔 이런 좋은 분들도 있답니다!
일화들 몇 개를 풀어볼게요~--------

(일단 우리 시부모님은 두 분 다 60대이심. (우리 부부는 30대) 무척 과묵하고 점잖기로 소문나신 분이고(양반이시라고 횡단보도나 빗길에서 뛰지도 않으심ㅋㅋㅋㅋ), 어머님은 사랑스러움 끝판왕에 주변에서 천사님 소리를 들으시는 분임. 결혼 전에도 양가에 왕래가 많았고 서로의 집에서 자주 자고 감.)

 

1. 아버님과 셀카.

결혼 전에 시부모님과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도로 휴게소에서 어머님은 화장실을 가시고, 남편은 편의점을 가고 저랑 시아버지 둘이서 까페에 앉아 커피를 기다렸죠. 심심해서 핸드폰을 켜고 셀카를 찍자하니 바로 얼굴을 제 옆에 쓱 갖다대주심ㅋㅋㅋㅋㅋ

절대 이러시는 분이 아닌데 예비 며느리가 하자니 해주심ㅋㅋㅋㅋ 근데 제가 좀 앞으로 나와 있어서 머리가 크게 보이길래 “아버님~ 이럴 땐 남자가 앞으로 나와주는거래요~ 여자 얼굴 작아보이게~”라니까 “그래? 다시 찍자!” 이러시더니 한참 앞으로 나가주심ㅋㅋㅋㅋ 감사합니다. 덕분에 작아졌어요.


다음번에 또 함께 셀카 찍으면서 이번엔 엽사를 도전했습니다. 제가 이상한 표정을 지으니 어머님이 앞에서 홍홍 시며 “당신도 해봐~”하시니까 저랑 똑같은 표정지어주심ㅋㅋㅋㅋ

한 장 찍고나서 찍힌거 보시더니 “어? 한 장 더 찍자. 내가 앞으로 나가야해~”이러시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 전에 찍을 때 앞으로 나가달라고 한 거 기억하시고 ㅋㅋㅋㅋ


결혼 후에는 미용실에 같이 가서 아버님 순서 기다리며 나란히 앉아 스노우 어플로 사진을 찍는데 정말 열심히 찍어주시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평소엔 근엄한 표정만 지으시는데 곰돌이 나오고 입을 벌려야 하는거라니까 입을 뻐끔뻐끔 ㅋㅋㅋㅋ 하지만 다 찍고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쿨하게 신문만 보시는데, 제가 찍은거 돌려보며 깔깔거리면 ‘허허’하고 몰래 웃으십니다ㅋㅋㅋㅋ

 



2. 우리 집 가난해요?

어머님이 부엌일을 하실 때 부엌 불 켜는 걸 자주 깜빡하셔서 제가 켜면 “어머 이렇게 환한걸 홍홍홍” 하십니다ㅋㅋㅋㅋ 요즘엔 저도 까먹고 불을 안킴ㅋㅋㅋㅋ 

결혼 전에 한 번은 제가 어머님, 아버님, 남편 다 있는 자리에서 부엌일을 하다가 또 불을 안켠걸 인지하고 “으앙 우리집 가난해요? 왜 불 안켰지~?”하면서 켰더니 다들 엄청 웃으시더라고요.


그 뒤로 제가 집에 가고 어머님이랑 아버님 두 분만 계실 때 또 어머님이 불 안켜고 부엌일 하시는데, 아버님이 불 켜주시면서 “우리집 안가난해 허허”하셨다 함ㅋㅋ

 



3. 어머님의 요리솜씨

우리 어머님은 요리를 썩 좋아하지 않으세요. 예를 들면 김치찌개에 미더덕을 넣으시거나, 샐러드에 불고기에 넣었던 무른 시금치를 넣으시는 분입니다. 하지만 “이거 몸에 좋아 홍홍홍”이라는 마법의 문장으로 우리의 입을 막으십니다 ㅋㅋㅋㅋ


결혼 전, 다 같이 집에서 밥을 먹는데 남편이 어머님 요리솜씨에 대해 흉을 조금 봐서 어머님이 살짝 삐지셨는데 그거 풀어주려고 남편이 “아냐! 엄마 요리는 짱이야!” 함. 풀어주려는건지 더 놀리려는 건지 알수가 없었음. 그런데 그 순간 평소에 말씀이 정말 없으신 아버님이 갑자기 엄지 척을 하시며 “응! 캡이지!”하고 껄껄 웃으심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것도 놀리는 투였음ㅋㅋㅋㅋ 그뒤로 계속 남편과 “짱이지!”“캡이야!”를 반복하며 식사를 하시더군요. 어머님은 계속 홍홍홍

 




4. 밴지

요즘 무슨 모바일게임 광고에 반지의 제왕 할아버지가 “밴~지~”하는 그거 있죠?

이거욬ㅋㅋㅋ

아버님은 거실에, 어머님은 부엌쪽에 계시고 저희는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버님이 “밴~지~~”하심. 남편이랑 저는 읭? 이러고 있는데 어머님이 또 “밴~~지~~~홍홍홍” 하시고 번갈아가며 몇 번 “밴~지~”를 주고 받으심. 티비를 보니 저 할아버지가 뙇! 남편이 “왜들 이래~~”하니까 어머님은 홍홍홍 아버님은 허허 하시며 나를 보심. 아마 저를 웃겨주시려고 하신거 같아요ㅋㅋㅋㅋ 아 정말 너무 귀엽지 않나요?

 



5. 아침잠

저는 아침잠이 많아요.... 사실 그냥 잠이 많아요.... 아버님은 5시에 일어나시고, 어머님은 6시 50분쯤 일어나시는데 저는 7시에 일어나서 아침준비를 돕습니다. 주말엔 늦잠자도 아무 말도 안하시는 정말 천사같은 시부모님이세요.


결혼 전 주말 아침, 늦잠을 자고 9시쯤 방문을 여니까 어머님이 홍홍홍홍 웃으시며 아버님께 잔소리를 하십니다. “홍홍홍 여보 홍홍 그러니까 조용히 하랬잖아~”

아버님은 골프채를 들고 토끼눈을 하고 저를 보시며 “나땜에 깬거야?”하고 울상ㅋㅋㅋㅋ 저 때문에 기침도 숨어서 하셨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 저 골프공 굴러가는 소리 정도로 안깨요ㅋㅋㅋㅋ 지금도 주말에는 아침에 까치발 들고 다니시는 우리 시부모님들~ 귀여워용

 




6. 너무 귀여운 시어머니

다 같이 저녁을 먹다가 남편이 저한테 “에일리언 개봉했는데 보러갈래?”라고 물었어요. 그러니 어머님이 “응! 나 그거 보고 싶더라 홍홍홍” 하십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거의 대부분 어머님이랑 남편이랑 셋이 영화보러 가거든요ㅋㅋㅋㅋ

영화관 가면 제가 가운데 앉고 어머님이랑 남편이 양쪽으로 앉아요. 제가 징그러운것도 못보고 놀라는것도 못보는데 에일리언이 이런 영환줄 전혀 모르고 따라감. 전편 본적 없음ㅋㅋㅋㅋ 그래서 보면서 놀라가지고 어머님과 남편한테 번갈아 파고듬ㅋㅋㅋㅋ 어머님도 놀라셔서 제 팔을 잡고 연신 “어머어머”하시고 제가 놀라면 홍홍 거리며 놀리심ㅋㅋㅋㅋ


영화끝나고 나와서 셋이 같이 치킨에 맥주 마시는데 어머님이랑 남편이 저를 계속 놀리더라구요. 어머님도 놀라셨으면서......ㅋㅋㅋㅋ 심지어 어머님은 에일리언 전편을 다 보셨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편은 좀 너무 징그럽고 별로라며~


요즘 아이돌부터 래퍼들까지 주르륵 꿰고 계시는 신세대 어머님이신데 이런 영화들까지 섭렵하셨을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귀여우심ㅋㅋㅋㅋ

 




7. 하이파이브

몇 일 전, 아버님이 회사에서 골프대회가 있어서 다녀오셨어요. 아침에 배웅하면서 파이팅해드렸더니 “그 파이팅은 뭐 상타오라는 그런거 아니고 그냥 잘 치고 오라는거지?” 라셔서 “넵! 재밌게 치고 오세요!”이랬더니 갑자기 하이파이브 하는 팔모양으로 손을 내미심ㅋㅋㅋㅋ 이게 맞나 의심하며 하이파이브를 짝!하고 해드렸더니 허허허 하며 좋아하시더군요. 옆에서 어머님은 또 홍홍홍~

 



 

더 많은 일화들이 있지만 글이 길어져서 요정도만 써야겠어요~

 


아직도 아버님 출근하실 때 어머님이랑 뽀뽀하시고 어머님은 여보 파이팅 이런거 해드리는 귀여운 부부세요. 제가 뭐 먹고 싶다고 하면 어머님 아버님 두 분 다 그것만 찾으러 다니시고~ 어머님은 저랑 둘이 데이트 다니는거 제일 좋아하시고(예를 들면 커피숍가기, 점심먹기, 네일받기, 산책가기 이런거), 아버님은 아침마다 저한테 머리 만져달라고 하신답니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건지 저희가 얹혀사는건지 분간이 안가요~

아들만 둘인 집이라 딸이 필요했다고 너무 좋다고 해주시는데 제가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세상에는 이런 시부모님들도 있어요~ 다들 너무 겁먹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