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나고 욕심많은 저를 여자친구가 잡아요

욕심쟁이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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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5.5살 남성입니다.

저는 촌에서 살다가 전문대를 다니고 졸업 전 이른 나이에 꿈을 품고 서울로 조기취업을 했어요.

취업 동기로 동갑내기 친구 한 명이 있었습니다.

예쁘고 애교도 많아요. 외국에서 어학원도 다녔고 유복한 집안에서 사랑 많이 받고 자란 태가 나는 그런 친구였습니다.

같은 회사지만 팀이 달라서 사무실이 아니면 거의 볼 수 없어요. 그래도 퇴근 후에 모여 몇 번 같이 놀곤 했습니다.

이후 그 친구에게 마음이 생겼지만 저는 피트를 치고 약대에 편입하고 싶은 꿈이 있어서 고백하지 못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먼저 고백을 하네요. 참 당찬 친구에요.

추운 광화문 거리를 거닐다 카페에 들어가서 말했습니다. 내가 여차여차해서 너에게 고백을 하지 못했다 먼저 고백해줘서 고맙다 그렇게 말을 하고 비밀사내연애를 시작했습니다. 눈물나게 아름다운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하지만 제가 이루고 싶은 꿈과 연애를 병행할 수는 없었어요. 꿈을 이루기 위해선 돈도 모아야했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해서 시간도 많이 필요했는데 연애를 하면서 돈도 시간도 많이 할애했습니다.

고민 많이 했습니다. 요즘 삼포세대니 오포세대니 현실을 직시하고 이것 저것 포기한다잖아요. 왜 그런지 알 것 같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공부하랴 연애하랴 제가 심적인 여유가
없었던 탓에 그 친구가 토라졌어요. 저에게 며칠을 볼멘소리하다가 장문의 카톡을 보내더라고요.

'이럴꺼면 정리를 하던가' 그 말을 보고는 그래 서로의 마음이 깊어지기 전에 빨리 정리하자라는 생각에 기염을 토하며 그 친구에게 이별을 고했습니다.

내가 너무 못나 내 자신에 만족을 할 수가 없다. 내가 정말 강단있는 사람이라면 연애도 공부도 어떻게서든 강행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 현실을 봐라. 우리는 치기어린 사랑을 할 나이가 아니다. 좋아하는 감정만 가지고는 사랑을 할 수가 없다. 내가 사랑을 _으면 지금 내 모습에 만족해야하고 너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될 수 없다. 연애를 시작했을 때도 말했지만 막상 연애를 시작하니 둘을 병행할 수 없더라. 이렇게 전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웁니다.

현실이 너무 잔인해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현실이 떠나보내게 만들어요.

'이럴거면 정리를 하던가' 했던 그 친구가 저를 잡아요.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그 친구, 소리도 못 내고 얼굴도 푹 숙이며 안 우는 척 눈물이 떨어집니다. 가슴이 미어져요.

몇 마디를 주고 받고 헤어졌습니다. 회사에서는 처음부터 아무 사이도 아니었던 것처럼 웃으면서 보자고. 좋은 친구로 남자고.

헤어지고 나니까 어떻게 된 게 공부가 더 안 돼요.

그 친구 계속 붙잡습니다. 저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겠답니다.

나도 그래 아무것도 못하겠어 일도 못하겠고, 공부도
안 돼 내가 잘못했다 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

며칠 지내다 보면 괜찮아질거야 라며 스스로를 위안해보지만 안 피던 담배도 태우고 제 자신이 망가져만 가요.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그 끝을 알기 때문에 다시 시작할 수도 없는 딜레마입니다.

그 친구 덕에 웃었던 날만큼 눈물을 흘리면 괜찮아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