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여자의대생의 푸념

질문2017.06.28
조회17,641
공부하다가 쉬는 시간에 힘든데 딱히 푸념할 곳도 없고 해서 적어봅니다....

하루 종일 공부만 하면서 틀어박혀 있다보니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회의감이 들어요

학창시절 남들처럼 놀고싶은 거 꾸미고싶은 거 꾹 참고 힘들게 의대 왔는데 예과 지나고 다시 본과 들어오니 고3때 비슷한 정도의 공부를 또 하고 있고... 머리가 좋은 편도 아니라서 점점 이게 내 길이 아닌가도싶은데 그렇다고 딱히 잘하는 곳도 없고 발 빼기도 늦은 거 같아 용기는 안 나고...

바로 들어온 것도 아니라서 나이도 많은데ㅠㅠㅠ 졸업하고 인턴레지까지 하면 삼십 중반이 되는데 여자로더의 삶은 이번 생에는 틀렸나싶어요... 물론 이와중에 연애도 결혼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 역량이 부족해서 공부만으로도 벅차요...화장할 시간은 없고 머리 할 시간은 더더욱 없어서 맨날 머리 질끈 묶고 노메이크업으로 다닙니다

분명 제가 선택한 길이고 좋은 의사가 되고싶은데 점점 나이 들어 가면서 결혼이랑 육아는 멀어지는 것 같고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 하나만으로 이 긴 인생 살 자신도 없어져만 갑니다 저도 단란한 가정 만들어서 소소한 행복 누리며 살고싶은데... 자꾸만 그런 삶은 살 수 없을 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생각이 깊어지는 밤입니다

딱히 이런 푸념할 곳이 없어서 그냥 써봅니다 다들 좋은 밤 되시길...전 이만 공부하러 갑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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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글 이렇게 그냥 수정해서 쓰는 거 맞나여?

시험 끝나고 들어오니 생각보다 댓글이 많아서 놀랐어요

공부하다 빡치고 우울해져서 적은 글인데 이렇게 댓글들을 많이 달아주실 줄이야....

얼굴도 모르는 저를 위해서 이렇게 응원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ㅠㅠ

물론 시험을 잘 보진 못했지만ㅋㅋ아직 남은 시험들 마저 멘탈 잡고 끝까지 잘 마무리 해서 의술이 필요한 곳에 베풀 수 있는 좋은 의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아 참고로 저는 22에 의대 진학해서 현재는 24살 본1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