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던 어린날의 나도 안녕, 모두 안녕

마침표2017.06.29
조회527

 

 

그냥 오늘 비가 오길래, 너 뭐하고 있나 궁금해서.

 

우리 둘 다 비오는 거 엄청 싫어했잖아.

참. 니가 더 싫어했지, 난 니 그 모습이 맘에 안 들었어.

남자가 비 한방울 맞는다고 그렇게 호들갑을 떨고 말이야.

 

어떻게 지낼지 아는데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너랑 다시는 만나기 싫은데

그때가 생각나긴 해.

 

근데

후회는 안 할래

우리 쉽게 헤어진 거 아니잖아.

 

3년 반동안 만나고 헤어지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너랑 나 서로 잊지 못했었잖아.

끈질기게 서로를 놓지 못했잖아.

 

우리 다시 만나고 나서 니가 내가 알던,

사랑했던 그 모습이 아니었지만

내가 모르는 너였지만

그게 원래의 너라면, 지금까지 내가 알던 널 지우고 지금의 널 사랑하고 싶었어.

 

내가 그렇게 노력할 때 이제야 니 자신을 찾았다는 듯이 점점 더 변해가는 모습 보면서

내가 얼마나 참고 화내고 이해해보고 눈물 흘렸는지 너도 잘 알잖아.

 

어린 마음이었지만

아무 것도 없어도 둘이서 함께 있으면 행복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있었어.

니가 키가 크지 않아도, 돈이 많지 않아도,

좋은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좋은 선물을 받지 않아도,

너한테 받는 편지 한통이 그렇게 좋았고,

꽃 한송이가 그렇게 행복했고,

함께 있으면 언제나 내 손을 잡고 놓아주질 않았던 니가 참 사랑스러웠어.

 

니 그런 모습들이 너무 좋았어서 너 변하고 나서 내가 힘들어할 때

친구들이 다 헤어지라고 해도 난 너 놓지 못하겠더라.

   

니가 제일 원망스러웠을 때가 언젠지 알아?

내가 그렇게 많은 기회 줄때는 들은 척도 안하던 니가

내 맘 이미 다 떠나고 너한테 언제 헤어지자는 말 할지 고민할 시기쯤

이제야 갑자기 변하려 노력하는 모습 보이더라.

   

 

너랑 결혼까지 생각했던 나한테

헤어지자는 말 나올 때 까지 끊임없이 날 실망시킨 니가

이제 와서 내가 떠나려는 모습 보이니까

변하는 니가. 아니, 변하는 척 하는 니가. 너무 미웠어.

 

 

우리 정말 끝난 날, 니가 물었지

정말 안되냐고. 한번만 더 안되겠냐고.

니가 너무 미운데 그 말을 듣고 왜 그렇게 눈물이 그렇게 나던지..

 

 

 

너랑 헤어진 거 정말 후회 안하는데

딱 하나 후회하는 게 있다면

햇수로 5년을 그렇게 이어온 인연을, 우리의 마지막을

얼굴도 보지 못한 거.

서로 수고 많았다고, 그 오랜 시간동안 날 사랑해줘서 고맙다고,

우리 서로가 없어도 행복해지자고, 많이 사랑했다고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그렇게 헤어진 거.

 

그게 지금까지 후회가 되네.

 

나한테 넌, 모든 처음을 함께 한 사람이니까

우리가 비록 시간이 지나 손을 놓게 됐지만

넌 나한테 진짜 사랑 받는다는 게 뭔지

아껴주는 게 뭔지

처음으로 알게 해준 사람이니까

평생 잊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사실이야.

 

우리는 끝이지만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들은 없어지지 않으니까

가끔 니가 생각나면, 가끔 너무 외로우면,

이제는 다시 그 누구와도 겪을 수 없는

어린 시절 한없이 설레고 철없이 행복했었던 그 시간들을 꺼내보면서

그렇게 살게.

 

 

진심으로 좋은 사람 만나.

 

나 사랑해줘서 고마워.

 

안녕,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