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혼] 9년 연애-결혼2년차. 지금이라도 그만두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신혼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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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에 만나 10년 가까이 연애

강아지 같이 나밖에 모르는 사랑스러운 여자

연애할 때부터 내가 연애를 하는건지 유치원생 딸아이를 하나 키우는건지 싶을만큼 사랑스럽고 나에게 의존적인 성격

 

단점이라면 몸 움직이는걸 귀찮아 하고 운동부족과 나쁜 식습관 때문에 자주 아프다는점과 정리정돈을 잘 못한다는점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도 결혼전부터 결혼 준비랄까 대비랄까 많이 했다

가장 중요한건 시댁 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서의 중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혼전부터 어머니께 결혼하면 아들을 좀 마음에서 떨어뜨리셔야 하고, 남편은 누구보다 와이프를 챙기는게 우선이니까 나는 내 와이프를 첫번째로 챙길것이라는 것을 오랫동안 주지 시켰다. 어렸을때부터 자립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에 어머니도 내 의도를 이해하시려고 노력하셨고, 마음의 준비도 하셨다

 

워낙 오래 연애를 했기 때문에 나는 집에가서 여자친구 얘기를 많이 했고, 가족들도 만난적은 없어도 오래 알고지낸것 같은 느낌이 들 만큼 마음으로 가까워져 있었다

그리고 여자친구도 당연히 어느정도 비슷할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혼전 처음 장인.장모님 인사드리러 간 날

아버님은 내가 사윗감으로 마음에 차지 않는다는걸 감주치 않고 보여주셨고

특히 내 연봉이 4천5백 밖에 안된다는 점에 실망하셨다

 

결혼할 때 나는 모아놓은 돈이 6천만원정도 밖에 없었고

대출 받아서 1억정도 되는 작은 전셋집을 신혼집으로 구해서 살면서 조금씩 늘려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와이프는 대학원 졸업하느라 직장생활을 안해서 모아놓은 돈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내돈 6천만원에 대출받아서 결혼식하고 집 구해서 살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와이프는 반지하가 아닌 신축빌라를 원했고

대출도 잘 안나와서 우여곡절끝에 결국 부모님이 2천만원을 보태주셔서 대출 끼고 실평수 10평쯤 되는 방두칸짜리 빌라에 살고있다

가전제품 등은 장인.장모님이 1000만원 혼수를 해 주셨다

 

결혼 1년이 좀 지나고

서로 나이도 있고 애기는 많이 가지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제 임신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나는 1년에 9개월 정도를 해외에서 근무를 하는데

와이프 혼자 서울에서 공부하면서(임용시험준비중) 임신까지 한다는게 너무 걱정이 됐고

지금 집도 애기까지 키우기에는 너무 좁으니 처가가 있는 전주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했다


전주라고 어마어머한 집을 얻을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니 실평수 약 15평쯤 되는 방2칸 빌라에 전세로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장모님은 집 재개발로 인해 분양받아놓은 아파트가 12월에 입주가 가능한데 장모님이 바로 들어가실것은 아니니까, 형님(와이프 오빠)이 혼자 살고있는 30평되는 아파트에 들어가서 몇 달 살다가 그 아파트로 들어갔으면 하신다고 한다

대신 사는동안 원래 구하려던 전세집 보증금을 달라고

 

나야 어차피 한두달 있으면 또 해외로 나가야되고

중요한건 와이프가 마음편하게 지내는것이고

또 형님이랑 몇달 살면 좀 더 친해질수도 있을것이고,

전주에 가면 장인.장모이랑도 더 가까워질거니까 그렇게 하자고 했다

 

그런데 와이프 하는말이 “엄마 마음은 계속 좁은데 살았으니까 넓은데서도 한번 좀 살아보라 이거지” 한다

 

지금 집이 좁다

좁기는 좁다

그런데 좁아서 뭐 어떻다는거지?


서울에 신축빌라 3층 1억2천만원 겨우겨우 찾고, 대출도 겨우겨우 받아서 잘 살고 있는 집이다

이사가려고 전주에 알아본 집은 더 살만하다


그 아파트 안들어가도 충분히 살 수 있다

그게 어머니 마음이 더 편하신거라면 내가 좀 불편한건 감수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집도 너무 좁고, 이사가려고 알아본 집도 너무 좁아 마음에 안드셔서

넓은데도 좀 살아보라니


이제 결혼 2년차고

와이프는 지금까지 일을해서 돈 벌어본게 평생 1년쯤 되려나 싶다


사랑받고 곱게 커 온건 좋다

그래서 저렇게 사랑스러울수 있는거일 테니까


하지만 성인이되고 결혼을해서 출가를 하는순간

열심히 살아오신 부모님 등에 업혀 살던거 내려놓고 ‘0’ 부터 다시 시작하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나도 2~3년 안에 큰일 없으면 진급해서 연봉 8천정도 받을거고

와이프도 임용이 되던, 계약직교사를 하던, 학원에서 일을하던 아니면 안하던간에

우리는 그렇게 막 가난하게 살지는 않을거다

조금씩 늘려가다 보면 넓은 아파트에 살게 되겠지


이제 결혼해서 1년반 10평짜리 투룸에 살았다고 어디 병이라도 생겼나?

이사가서 또 15평짜리에 한 일이년 살면 집이좁아서 무슨일이 생기는건가?

 

나는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길에 당당하고 자부심 있게 살아왔는데

결혼하고 와이프가 마음에 상처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부모님께 결혼에 대한 준비를 시켰고, 결혼후에 며느리 애지중지 혹시라도 불편할까 전전긍긍 하며 살고 계신다

나는 일하면서든 여행하면서든 해외에서 혼자 살면서든 만난 어른들은 모두 나를 보고 참 잘 살아왔다고 칭찬하고 마음으로 응원해 주셨는데

결혼하고 장인.장모님은 내 경제적인 능력이 너무도 못마땅하신가보다

중간에서 와이프가 역할을 잘못하고 있는건지

 

나는 일년에 9개월을 통신도 거의 안되는 해외에서 외롭게 일하고

한국에서 3개월 휴가동안 집에서 가정부처럼 지낸다

눈뜨면 밥차리고, 치우고, 반찬만들고, 집정리하고

왜? 와이프가 안하니까…

안한다

낮에 볼일있어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면 책상에 컵이 3개다

커피마시고 조금남은거 한컵, 주스 마시고 조금 남은거 한컵, 물 마시고 조금 남은거 한컵

안치운다 더 이상 마실 컵이 없을 때까지


둘이 살때는 접시6개, 대접3개, 공기3개, 컵3개, 수저 4세트 정도로 충분히 사는데

9개월 일을 하고 집에 오면 식기건조대가 못보던 그릇들로 꽉 차 있다

왜? 설거지를 안하고 계속 다른 그릇을 쓴다

일회용 포크까지 어디서 찾아서 끄집어 쓰고 더 이상 쓸게 없으면 그때 설거지를 한다

귀찮고 피곤해서 그렇단다 식기세척기를 사겠다고..

 

생각해보면 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애기 하나를 밥 해주고, 재워주고, 교육비 줘가며 키우는데 애기가 고집이 세고 말을 잘 안듣는다. 그런데 그게 남의 애다. 그런데 그 애 부모님이 애 키우는 집이 너무 좁다고 불만이시다.

내가 이 애를 계속 키우는게 맞는건가?

왜?

 

나는 그냥 혼자사는게 훨씬 행복할 것 같은데…

 

와이프 생각하면 너무 오래 연애한것도, 결혼한것도 미안하지만
지금이라도 헤어지는게 나을것같아요와이프 이제 서른넷임용되고 교사 되면 더 좋을사람 만날수 있겠죠
저는 혼자 살아도 되고 나중에 국제결혼을 하던 상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