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연 끊은 엄마가 다쳤다네요

ㅇㅇ2017.07.03
조회44,517

+(추가)=================

생각보다 많은 댓글이 달려서 놀랐습니다.

후기랄 것도 없는 후기에요. 결국은 연락은 안했습니다.

괘씸해 하고 열심히 제 욕을 하고들 있겠죠.

 

댓글들에 일일이 답을 못 달지만, 다 읽어 봤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남들이 오히려 더 제 맘을 잘 이해해 주고 다독여 주시는데

(질책하시는 분들의 따끔한 조언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이 왜 이런 관계가 돼 버렸는지...

 

모질지도 못하고 독하지도 못해서, 많이 답답하셨을 거 압니다.

그런데 이런 성장과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오히려 더 그러지 못한 거 같습니다.

관계에 대한 집착, 애정에 대한 갈구 같은 거요...

제가 원하는 건 정말 진심으로 저에게 미안하다고 해 주면 그것만으로도

훌훌 털어 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끝끝내 자기는 잘못이 없다는 태도에 더 화가 났었어요.

그렇다고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원망으로 가득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리지 않을까 하는 거요.

 

댓글 써 주시는 분들이 로그인해서 시간 내서 신경 써서 글 적어주시는 거 알아요.

어차피 말도 안 들을 거면서 이런 글 쓰지 말라고 화내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댓글 써 주시는 분들의 관심을 하찮게 여기는 것이 아니에요.

그렇다면 여기에 바보 같이 제 인생을 다 쏟아 내고 있지는 않겠죠.

익명의 힘을 빌어서 조금이라도 제 속을 터 놓고 싶고,

제 맘을 알아주시는 댓글들 읽을 때 조금이라도 한풀이가 되어서였어요.

죄송하고 또 고맙습니다.

 

정말 예전에 글 썼었는데, 제 사연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또 정말 고맙습니다.

또 한 번 용기내고 갑니다.

제가 잘못된 것이 아니란 거, 제 행복은 제가 지켜야 한다는 거...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추가)----------------------------

좋은 일도 아닌데, 추가글을 쓰고 있네요.

댓글에 적힌 말들에 대해 추가로 설명을 좀 하자면,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곧 다른 남자분과 동거를 하면서 저를 집에서 내 보냈고

다른 가족들(언니, 남동생)은 엄마가 귀히 대하는 자식들이라서

자기의 본모습을 다 보여주지 않으셨어요.

 

바람을 피우든 춤을 추러 가든,

항상 눈치보고 살던 저를 바람막이 삼아 알리바이삼아 가게에 세워뒀고,

사실 행복하지 않은 가정들이 다들 그렇듯

우리 가족은 남들에겐 다들 좋은 사람이지만 서로에겐 관심도 정도 별로 없어요.

 

그러니 어릴 때 제가 엄마 기분나쁘다고 이유없이 얻어 맞고 있어도

맞지 않는 언니와 동생은 자기 일이 아니니까 아무런 간섭도 안했네요.

어린 마음에 무섭기도 했을 테구요.

 

다들 어떻게든 빨리 독립하고 등 돌리고 싶어 했다보니,

동생도 언니도 같은 지역에 살아도 따로 살아요. 엄마를 모시지도 않구요.

 

가족들 말도 들어봐야 한다고 하셨는데...

언니나 동생 입장에선 제가 나쁘죠.

자기들을 그렇게 사랑해준 좋은 엄마에게 항상 불만이고

제일 잘 벌면서 돌아보려 하지 않으니까요.

어릴 때부터 쌓인 울분에 악에 받쳐서 쏘아 대니까 엄마에겐 제가 제일 나쁜 자식이구요.

 

저를 왜 하필 그렇게 차별했냐면,

억지로 끌려와서 한 결혼 애까지 낳았지만 그만두려 했는데 덜컥 둘째로 들어선 게 저래요.

근데 제가 아빠랑 너무 닮았더래요. ㅎㅎ 이게 이유에요

언니에겐 정도 없이 굴던 아빠가 당신과 닮은 저에게는 무한 애정을 쏟으니

그게 그렇게 질투가 나더래요.

(엄마 입으로 직접 한 말입니다. 그것도 제 남편 앞에서 술주정으로요)

 

좀 자라서 이런 얘기를 듣기 전까진 전 정말

제가 태어나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생각하며 자랐어요.

초등학생 때 제 소원이 뭐였는줄 아세요?

잠이 들면 이대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이대로 죽었으면 정말 좋겠다 이게 소원이었어요.

눈을 뜨면 또 악몽이 시작되니까요.

미움과 멸시의 시선, 당연스럽게 당해야 하는 차별, 상대적 박탈감.

무서운 아빠, 그리고 더 무서운 엄마 사이에서 기분 상하지 않게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듯

눈치보며 잘 지나가야 하는 하루하루였어요.

 

공부를 곧잘 하니까 아빠의 기대와 사랑은 더 커지고 어릴 때처럼 막 대할 수 없어지니까

정말 여자가 여자를 적대시하듯이 엄마가 아빠와 저를 이간질했어요.

고3때, 언니도 안하던 새벽 설거지 안했다고 야자 마치고 와서 야단 맞아 본 적 있으세요?

명절 음식 준비는 아빠 있을 때는 엄마가 준비해 두고,

아빠 나가고 나면 엄마는 춤추러 나갈 준비를 하고 저에게 이것저것 시켜요.

그럼 언니와 동생은 당연한 듯 제가 해 놓은 튀김 집어 먹고 도망가고 티비 보고

제가 신경질 내면 또 둘이서 키키득거리면서 집어 먹고 도망가고...

그래도 이게 행복이라고 생각했어요.

적어도 엄마의 무서운 눈초리는 안당해도 됐으니까.

좀 크니까 알겠더라구요. 언니나 동생도 결국은 공범과 같은 존재란걸.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갖게 되니까 그제서야 저에게 딸의 도리를 강조해요.

그 힘든 과정을 거치고 우리를 키워냈다고 생색을 내요.

대입 전에 저에겐 나름 중요한 내신고사가 다가와서 엄마에게 내일이면 시험 친다고 말했더니

돌아온 말은 무심한 눈빛과 '그래서?'였어요.

그냥 엄마에게 저는 그런 존재에요. 딸이라기보단 짐 같고, 딸이긴 한데 눈엣가시 같은...

결혼을 하고 나니 남편에게까지 이런 악순환이 반복될까봐 그게 제일 무서웠어요.

그런 생각이 드니 더 독해지더라구요.

용기를 내서 판에 제 하소연을 올렸고, 진심으로 조언해 주시는 분들의 말에 힘입어

남들은 패륜이라 욕할지라도 제 마음을 더 돌보겠다는 각오로 연락을 끊었네요.

 

네 맞아요. 완전히 끊은 건 아니죠. 전화번호도 바꾸지도 않았고...

전화번호는 제 일의 특성상 쉽게 바꿀 수가 없네요.

엄마가 제 앞으로 보험이 올려져 있기도 하구요.

다른 자식들은 못한다네요. 직장상...

 

참 제가 못났다 싶기도 한데, 그래도 정말 없는 사람처럼 끊어지지는 않네요.

무섭기도 합니다. 연 끊자고 들면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

뭐에 하나 꽂히면 제 직장이고 친구집이고 들쑤시는 스타일이라.

적당히 거리를 두고 지내고 있는 거에요.

추가글이랍시고 더 답답한 내용 올려서 죄송합니다.

 

 

(본문)----------------------------

여기에 제 신세한탄도 하고 많은 조언 덕분에 도움 받았던 한 사람입니다.

글이 길어질 것 같아 간단히 요약해서 쓰겠습니다.

 

1. 엄마의 차별과 학대 심했음

2. 내가 자수성가한 뒤로는 바라는 것이 많아짐

3. 엄마가 예뻐했던 언니가 이혼하고 사는 것이 변변치 않음

4. 언니가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가 되자 공무원인 저에게 운전면허증을 빌려 달라고 함

    나는 공무원이라 절대 안 된다고 난리치고 그동안 쌓였던 것이 터져서

    몇 년째 연 끊고 살고 있음. 엄마와 언니는 적반하장격으로 그 정도도 못해주냐고 난리고

    오히려 더 화를 냈음. 

 

 

오늘 새벽에 언니에게 장문의 카톡이 와 있네요.

엄마가 일하다 시비가 붙어 다쳤다고, 수술도 해야 하고 (상대방을) 고소도 들어갈 것 같다고

연락 한 번 해보라는데, 사람 마음이 이렇게도 차가워질 수 있는 건지,

몇 년간 외로웠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하던 시기여서 그런지

이 메세지에 마음이 아프다기보다는 의구심이 드네요.

 

 

그래도 엄마라고  한편으론 걱정도 되면서,

한편으론 이 일을 빌미로 또 끊었던 연이 이어질까봐,

또 나에게 바라는 것이 있어서 연락을 하라는 걸까 하는 못된 생각이 들어요.

아침부터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가족이 다쳤다면 이런 생각보다 당연히 먼저 전화하고 걱정하고 해야 하는 게 맞는데,

이런 가족이라는 게 참 슬프고 씁쓸하네요.

 

 

연락을 해 봐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