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이 지났는데도 계속 생각나서 어디에라도 말하고 싶었음 우리 학교는 좋은 학교는 아니지만 나름 쓸만한 인문계여서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편이었어일진이나 왕따 문제 같은것도 거의 없었고..근데 대부분 학생들이 학교 수업은 안들었어요즘 고등학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 때가 딱 pmp 나오던 때라다들 거기에 인강 넣고 수업시간에도 그거 듣거나 잠을 자거나 학원, 과외 숙제했지 선생님들 수업을 듣진 않았음뻔히 보이는 이어폰 머리카락으로 가리는 척만 하고.. 교과서 세워두고 그 안에는 pmp랑 인강 교재 두고 그랬어 가끔 자는 애들은 깨워서 혼내는 선생님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알면서도 모른체하고, 의욕 없이 교과서만 줄줄 읽다가 나가는 분위기였어 근데 딱 한 분, 지금까지도 계속 생각나는 선생님이 계셔나이 많은 할아버지 국사 선생님이신데흰 머리를 짧게 박박 미시고 매일 누런 황토색 깔깔이 같은 잠바에 마찬가지로 누런 면바지 입고 살짝 구부정하게 다니셨어피부색도 누렇고 머리칼은 거의 안보이고 옷도 그렇고 해서 아직도 내 머리속에 황토색으로 남아 계셔 문과 반에선 한국사?? 뭐 그런거랑 근현대사도 가르치셨고 이과반에선 그냥 공통 국사 가르치셨는데다른 선생님들이랑 다르게 매 수업을 엄청 열심히 가르치셨어교과서만 읽거나, 자기가 관심 있는 부분만 자세히 설명하는 그런 수업이 아니라모든 범위에 걸쳐서 모든 내용을 다 알고 계셨고 그걸 엄청 열심히 설명하셨어칠판에 막 지도 그리고 연도 쓰시고 인과관계 설명하고.. 난 정시100% 노리고 있었고 당연히 문과 사탐 수업을 들을 이유도, 여유도 없었음그래도 그 분이 열정을 가지고 가르친다는 건 모두 다 알았어이어폰 꽂고 인강을 듣고 있어도 앞에서 목에 핏대 세우시면서 매 시간마다 설명하시는 걸 모를 수가 없지 그래도 그 선생님 수업 듣는건, 다른 모든 수업과 마찬가지로수시 노리는.. 맨 앞자리의 내신 챙기는 애들 서너명이 다였음.. 그러다 나 고3 여름 때였는데날이 더웠는지 뭔지 그 날은 애들이 다 자버린거야매일 맨 앞줄에서 선생님 설명 다 듣던, 내신 공부 열심히 하던 애들 셋까지도..나는 인강을 듣다가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분명 그 할아버지 선생님이 약간 긁히는 듯한, 큰 목소리로 막 설명을 하셔야 되는데교실이 이상하게 조용한거야그 싸한 느낌에 깨서 슬쩍 눈을 떠서 눈치를 보는데맨 앞줄 애들까지도 다 고개 떨어트린채로 졸고 있고선생님이 말 하다 중간에 멈추시고 분필 쥔 손을 허공에 멈춘 채로 몸을 돌려서 우리를 가만히 보고 계시더라그런 적은 처음이었어 그렇게 그 국사 시간이 조용했던건.. 나는 일어나고 싶었는데, 괜히 그랬다간 남은 시간 내내 선생님이 나만 바라보면서 수업을 하실까봐 부담스럽고 무서웠어.. 생전 수업 들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들을 일 없을텐데..그래서 그냥 계속 고개를 숙이고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어 그런데 한참 말없이 서계시던 선생님이 그러시는거야일어나 이것들아... 이게 다 느이들이 알아야 되는거여... 느이들이 알고 기억해야 돼서 내가 가르치는거여... 그 선생님 답지 않게 힘없는 작은 목소리였는데교실이 너무 조용해서 너무 크게 들리더라 그러더니 선생님은 아무도 듣는 학생이 없는데 평소랑 똑같이 큰 목소리로 수업을 하셨어종 칠 때까지 그렇게 수업 하시다가 종이 치니까 조용히 책 정리해서 나가시는데선생님 나가시니까 애들이 하나 둘 조용히 고개를 들더라...그리고 다들 소곤거리는거야.. 나 중간에 깼는데 앞에 애들도 다 자더라, 국사 말하는거 들었어? 뭔가 미안하더라, 근데 뭔가 부담돼서 자는척했어, 그래도 국사는 진짜 열심히 가르치는데...하고... 아직도 그 날 그 선생님께서 조용히, 안타까워하면서 말씀하신게 생각나그 분은 나 고3 마지막 학기 다닐 때 중간에 정년퇴직하셨는데문과반 애들이 감사했다고 이벤트 같은거 준비했을때 그거 보고 또 허허 웃으면서 고맙다고 하신것도 생각나고... 막 요란하거나 길게 연설하신게 아니고 그냥 짧게 고맙다고만 하고 연단 내려오셨거든..나 버스 타고 하교하는데 마지막 날에도 약간 굽은 허리로 혼자 걸어서 퇴근하신 것도 기억나고...만우절날 문과반 애들이 칠판 위 시계에 체육복 바지 걸어놓은 다음에 그 선생님 들어오시니까 선생님 바지내려주세요~ 바지내려주세요~ 하면서 놀렸던 일 있는데 그것도 생각남.. 그때도 문과반 애들이 그딴 장난쳐서 선생님이 바지춤 잡고 당황해 쩔쩔 매셨다는 얘기 듣고 왜 그런 장난 치냐고 화내고 했는데..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한번이라도 열심히 수업 듣고 싶어당당하게 선생님 퇴직하실 때 선생님 덕분에 국사 많이 배웠다고 감사 인사 할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고등학교 때 국사 선생님 때문에 아직도 가끔 눈물남
우리 학교는 좋은 학교는 아니지만 나름 쓸만한 인문계여서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편이었어일진이나 왕따 문제 같은것도 거의 없었고..근데 대부분 학생들이 학교 수업은 안들었어요즘 고등학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 때가 딱 pmp 나오던 때라다들 거기에 인강 넣고 수업시간에도 그거 듣거나 잠을 자거나 학원, 과외 숙제했지 선생님들 수업을 듣진 않았음뻔히 보이는 이어폰 머리카락으로 가리는 척만 하고.. 교과서 세워두고 그 안에는 pmp랑 인강 교재 두고 그랬어
가끔 자는 애들은 깨워서 혼내는 선생님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알면서도 모른체하고, 의욕 없이 교과서만 줄줄 읽다가 나가는 분위기였어
근데 딱 한 분, 지금까지도 계속 생각나는 선생님이 계셔나이 많은 할아버지 국사 선생님이신데흰 머리를 짧게 박박 미시고 매일 누런 황토색 깔깔이 같은 잠바에 마찬가지로 누런 면바지 입고 살짝 구부정하게 다니셨어피부색도 누렇고 머리칼은 거의 안보이고 옷도 그렇고 해서 아직도 내 머리속에 황토색으로 남아 계셔
문과 반에선 한국사?? 뭐 그런거랑 근현대사도 가르치셨고 이과반에선 그냥 공통 국사 가르치셨는데다른 선생님들이랑 다르게 매 수업을 엄청 열심히 가르치셨어교과서만 읽거나, 자기가 관심 있는 부분만 자세히 설명하는 그런 수업이 아니라모든 범위에 걸쳐서 모든 내용을 다 알고 계셨고 그걸 엄청 열심히 설명하셨어칠판에 막 지도 그리고 연도 쓰시고 인과관계 설명하고..
난 정시100% 노리고 있었고 당연히 문과 사탐 수업을 들을 이유도, 여유도 없었음그래도 그 분이 열정을 가지고 가르친다는 건 모두 다 알았어이어폰 꽂고 인강을 듣고 있어도 앞에서 목에 핏대 세우시면서 매 시간마다 설명하시는 걸 모를 수가 없지
그래도 그 선생님 수업 듣는건, 다른 모든 수업과 마찬가지로수시 노리는.. 맨 앞자리의 내신 챙기는 애들 서너명이 다였음..
그러다 나 고3 여름 때였는데날이 더웠는지 뭔지 그 날은 애들이 다 자버린거야매일 맨 앞줄에서 선생님 설명 다 듣던, 내신 공부 열심히 하던 애들 셋까지도..나는 인강을 듣다가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분명 그 할아버지 선생님이 약간 긁히는 듯한, 큰 목소리로 막 설명을 하셔야 되는데교실이 이상하게 조용한거야그 싸한 느낌에 깨서 슬쩍 눈을 떠서 눈치를 보는데맨 앞줄 애들까지도 다 고개 떨어트린채로 졸고 있고선생님이 말 하다 중간에 멈추시고 분필 쥔 손을 허공에 멈춘 채로 몸을 돌려서 우리를 가만히 보고 계시더라그런 적은 처음이었어 그렇게 그 국사 시간이 조용했던건..
나는 일어나고 싶었는데, 괜히 그랬다간 남은 시간 내내 선생님이 나만 바라보면서 수업을 하실까봐 부담스럽고 무서웠어.. 생전 수업 들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들을 일 없을텐데..그래서 그냥 계속 고개를 숙이고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어
그런데 한참 말없이 서계시던 선생님이 그러시는거야일어나 이것들아... 이게 다 느이들이 알아야 되는거여... 느이들이 알고 기억해야 돼서 내가 가르치는거여... 그 선생님 답지 않게 힘없는 작은 목소리였는데교실이 너무 조용해서 너무 크게 들리더라
그러더니 선생님은 아무도 듣는 학생이 없는데 평소랑 똑같이 큰 목소리로 수업을 하셨어종 칠 때까지 그렇게 수업 하시다가 종이 치니까 조용히 책 정리해서 나가시는데선생님 나가시니까 애들이 하나 둘 조용히 고개를 들더라...그리고 다들 소곤거리는거야.. 나 중간에 깼는데 앞에 애들도 다 자더라, 국사 말하는거 들었어? 뭔가 미안하더라, 근데 뭔가 부담돼서 자는척했어, 그래도 국사는 진짜 열심히 가르치는데...하고...
아직도 그 날 그 선생님께서 조용히, 안타까워하면서 말씀하신게 생각나그 분은 나 고3 마지막 학기 다닐 때 중간에 정년퇴직하셨는데문과반 애들이 감사했다고 이벤트 같은거 준비했을때 그거 보고 또 허허 웃으면서 고맙다고 하신것도 생각나고... 막 요란하거나 길게 연설하신게 아니고 그냥 짧게 고맙다고만 하고 연단 내려오셨거든..나 버스 타고 하교하는데 마지막 날에도 약간 굽은 허리로 혼자 걸어서 퇴근하신 것도 기억나고...만우절날 문과반 애들이 칠판 위 시계에 체육복 바지 걸어놓은 다음에 그 선생님 들어오시니까 선생님 바지내려주세요~ 바지내려주세요~ 하면서 놀렸던 일 있는데 그것도 생각남.. 그때도 문과반 애들이 그딴 장난쳐서 선생님이 바지춤 잡고 당황해 쩔쩔 매셨다는 얘기 듣고 왜 그런 장난 치냐고 화내고 했는데..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한번이라도 열심히 수업 듣고 싶어당당하게 선생님 퇴직하실 때 선생님 덕분에 국사 많이 배웠다고 감사 인사 할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