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무척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고라니201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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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다면 조언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하여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양해를 구합니다.


현재 저는 방학 중이라 서울 하숙집에 있는 상황이고, 방금 부모님과 전화통화하고 나서 지금 바로 내일 아침 버스로 고향에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고향이 서울에서 3시간 반 거리인데, 버스 말고는 교통수단이 없어 가장 빠른 버스를 타도 내일 아침 7시 반 출발이네요. 예매는 이 글을 쓰기 전에 했습니다.


사실 방학하고 집에 내려간 게 지난 주 일요일입니다. 그 때 아버지 몸무게가 78kg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뇌종양 수술을 저 중학교 1학년 때 받으셨는데, 그 때 병원에서 운동을 안 하셔서 60kg에서 80kg까지 몸무게가 폭증하신 이후로 10년 간 85~86kg 언저리에서 몸무게가 왔다갔다 했습니다. 가장 많이 빠져봤자 81kg 정도였는데, 요 근래 갑자기 몸무게가 빠지기 시작하더니 78kg까지 빠졌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셔서 허리를 잠깐 삐끗하셨는데(병원에 가 보니 근육이 잠깐 놀랐다고 하더랍니다) 허리가 아프니 운동도 못하지만, 밥맛도 없어서 밥을 많이 안 먹고 밥 대신 감자와 고구마를 드시면서 식이요법을 한 것을 원인으로 생각하시는 듯 했습니다.


평소에 밥을 안 먹으신 적은 많지만, 불과 일주일 사이에 몸무게가 거진 8kg가 빠진 적은 없어서 의외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지금 몸무게는 더 빠져서 75kg까지 줄어들었습니다.)


또 요새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집에 있는 4일 동안 아버지는 대략 하루에 평균 2~3시간 정도 주무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잠을 자는 대신 집에 있는 물건을 정리한다고 집에 있던 물건들을 여기저기서 꺼내서 정리하시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집 정리하시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기에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는데 이게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마침 하시고 계시던 개인과외 교습을 정리하시고 도와주고 계시던 분의 보험회사에서 교육실장으로 따로 사무실을 내 주기로 하면서, 사무실에 물건을 옮기기 전 집에 있던 해묵은 물건들을 정리하자는 게 아버지의 의도였는데 허리도 안 좋으신 분이 자꾸 이것저것 옮기려다 보니 가족들한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허리도 아프다면서 굳이 감당도 안 될 일을 지금 다 하셔야겠냐, 나중에 해도 될 일을 너무 많이 하시는 것 같다'고 이야기 드렸는데, 괜찮다고 곧 끝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집은 정리가 되지 않은 채 난장판이라고 합니다.


이번주 목요일에 제가 집을 떠나고 불과 며칠 사이에 아버지의 상태가 악화된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문자로 아버지가 조금 이상하다고 왔을 때도 그냥 푸념하시는 거겠거니 했는데, 오늘 직접 통화하면서 평소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허리가 아프다고 진통제가 어딨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갑자기 영상통화를 하시는데, '허리 아픈데 진통제를 안 사준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진통제가 어디있는지 모르겠다'며 우시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에 엄살이 심하시긴 하지만, 이런 일로 눈물 보이시는 일도 없거니와 통화하면서도 진통제를 찾으시는데 제가 더 불안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진통제 찾았다며, 휴대폰이 어디있는지 모르겠으니(이 당시 통화는 어머니 휴대전화로 하고 있었습니다) 전화 좀 걸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전화해서 휴대폰 찾아 드리고, 다시 엄마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아버지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어디 또 나가시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어디 가요?"하시는데 벌컥 화를 내시며 "진통제 찾으러!"라고 하시는 겁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진통제를 한 알 드시고 어머니께 이제 괜찮다고 이야기 하셨다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저러니 저는 그 순간 제가 잘못 들었기를 바랐습니다. 어머니께 듣기로는 3일 전에 허리 통증 때문에 근처 신경외과 병원에 가서 주사를 꼬리뼈 부분에 맞아서 그 때 아버지가 하반신이 마비되는 것 같다고 하시다가 다시 괜찮아 지셨다고 안 아프다고 하셔서 넘어갔는데, 그게 조금 마음에 걸린다고 하셨습니다. 뇌종양 수술까지 하신 적이 있으시니 신경 계통에 혹시 주사가 잘못 작용하지는 않았나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머니가 아버지를 병원에 데려가신다고는 하는데, 어떻게 될 지는 추후 연락을 받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도 감정 조절이 제대로 안 되시는 것 같고, 집안을 정리하시기는 커녕 더 어질러서 발디딜 틈이 없다고 합니다. 평소의 아버지의 모습이 아닌지라 너무 답답하고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