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 최악이네요..

아아20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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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린 방금 헤어졌지. 너가 날 놓았어, 그치?
그래 사실 나도 많이 지쳤었어 근데 그래도 우리는 서로를 놓으면 안되는거잖아..? 같이 책임져야할 일이 있으니까.

작년 7월 내 배속에 너와 내 아이가 있다는 걸 알게되었지.
생리가 원래 불규칙했던 나는 이번에도 그런줄 알았고 어느날 문득 불안해져 너와 이야기나누니 다음날 바로 병원에 갔지. 물론 너는 아는 사람 만날까봐 건물밖에있고 병원은 나혼자.
병원에서 아이가 꽤 컸다는 것도 알게되고, 초음파사진도 받아오고, 우리 아이 심장소리도 들었어.
너는 우리 아이 사진 한 번 거들떠보지도 않았지.
병원에서 까지만 해도 당당하게 지우지 않을거라고 이야기 했는데.. 너도 그런 마음일거라 믿었는데 지우자는 너의 그 한마디가 내 머리를 강하게 때리더라.
지금와서 후회되지만 아무말도 못하고 화도 못냈지.
다만 아이는 당장 책임못져도 나 하나만큼은 반드시 책임지겠다던. 정말로 잘하겠다던. 너의 그 말 하나에 의지하고 믿었어.

그렇게 너는 병원을 알아봤고 나는 그냥 눈물만 흘리며 네 옆에 앉아있었어. 병원은 금방 정해졌고, 수술날도 금방 잡히더라. 참 허무했지... 나는 그 수술날까지 배 속에서 움직이는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수십, 수백번..
너는 수술날까지 나에게 엄청 잘해주었고 평소 낯간지럽다며 안해주던 사랑한다는 말도 매일매일. 손도 매일잡고 매일 안아주고. 한없이 사랑을 줘서 잠시나마 이기적으로 이 행복을 유지할수만 있다면... 이라는 한심한 생각을 한 것 같아.

그렇게 수술날이 다가왔고, 정말 그 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해. 수술전 그 고통과 수술실에서 내가 봤던 그 모든 것들,, 수술이 끝나고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이더라고.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거지.. 하고.

그 이후로 나는 지옥같은 하루하루를 살았었는데.. 너는 잘 살아가더라. 힘들어하는 나에겐 이제 그만 좀 하라는 말과 언제까지 부여잡고 살거냐는 말들로 화도 냈었지.
너무 후회됐어. 너같은 놈이 뭐라고.. 내 아이라도 지켰어야 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맨날 울기만 했던 내 모습들이 너무 밉고 원망스러웠어.

그런 네가 이제와서는 7년 만났었던 그 여자가 너무 그립데. 그 여자에게 다시 가고싶데.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며 너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라고 말하는 나에게 너는 이제 그 일에서 좀 벗어나서 살으래. 어떻게든 살아야하지 않겠냐면서. 온갖 모진말들을 다 했지. 수술비가 비싸서 너의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고 너 혼자 그 돈 갚느라 고생한거 아는데. 이제와서 돈 갚는데 보태준거 있냐고 말하면..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해...? 너 쓰레기 맞으니까 그냥 알아서 하라고?

넌 그 잘난 친구들이 옆에 있었고 언제나 져주고 니편해주던 내가 있었기에 어떻게 살았겠지만 난 그 일 아는 사람도 없고 누구한테 털어놓을 수도 없어서 의지할곳이라곤 너 하나뿐이었어. 매일매일 그 일이 생각나서 어디 얘기라도 하고싶은데 할수가 없었다고.

근데 너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이제 나쁜년이 되어볼까해. 우리가 이런 죄를 저질렀다고 이 세상에 다 알리고 싶어. 그냥 그렇게라도 하고싶어.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사귀는 시간 내내 날 지독히도 괴롭혔던 그 7년 사겼던 여자랑 너랑 다시 잘 되는 모습은 못보겠어.
나는 내 몸 이렇게 더러워져서 사는데, 너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다 지우고 살아가는 꼴 나는 못보겠어.
이런 말 하는 나를 너는 미친년처럼 보지만, 정말 나만 미친년인건지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알겠지.

나는 무너지진 않을거야. 너에게 똑같이 갚아주고 나는 이제 그만 잘 지낼래.
왜 이세상은 져주고 착하게만 살면 피해를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