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데리고 휴가 가라는 글에 댓글을 달려다

ㅇㅇ2017.07.18
조회21,249
댓글로 달려고 그랬는데 1000자로 줄여지지 않아서 그냥 글로 씀.


시부모과 여름 휴가 일주일, 겨울 휴가 일주일, 시집 기타 이 주일 가량 방문 하면서 7,8년 살았음. 두 시간 반 거리에 살고 게다가 시누네랑 관계가 안좋으셔서 (20분 거리인데 사위 얼굴 일년에 두 번 보면 많이 보신거. 심지어 시누 딸 돌잔치도 친가 외가 두번 따로 함) 내 기준으로 무리하면서 해달라는데로 다해드림. 내가 그렇게 좋다면서 결혼 전 데이트부터 따라 다니심. 그러다 일이 터짐.



이년전에 여름 휴가를 모시고 가는데 ( 우리가 예약다함. 해외 바닷가 리조트) 시부모가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시누네 갓 한 돌 된 딸 비행기표 예약하심.시누네는 형편이 안되서 애기가 바닷가에도 못 가보고 불쌍하다고. 그런데 내 아들들이 26개월, 46개월 이었음. 그럼 나더러 고만고만한 애들 셋 보란 소리 아님? 게다가 시누딸은 태어나서 한번도 시누랑 떨어져본적 없는 아기였음. 남편한테 난리쳐서 시누딸은 안데리고 가기로 해결 봄. 



그때 시부모랑 다시는 휴가 가지 않겠다고 굳게 맘먹었은데 이미 겨울 스키휴가를 예약해둔게 있었음. (경비는 시집반, 우리집 반) 시부모가 어쩐일로 자기들이 숙소 예약한다고 설레발. 그래서 이것까지만 모시고 다녀온다고 생각하며 시집에 픽업하러 갔더니 두둥! 시누이와 시누딸,문제의 시누 남편이 앉아 있음. 다같이 일주일을 스키타러간다고 함. 일차충격. (시누남편과 시부모 관계 매우 나쁨. 도대체 왜? 시아버지도 싫은지 툴툴거리는 표정) 그래서 콘도로 갔음 . 갔더니 시이모네 식구들 십여명이 콘도 다른층 방 세 개짜리에 예약해서 스키타러 왔다고. 같이 놀면 재미있겠다 그래서 두둥 이차 충격. 



그런데 시부모가 예약한 콘도에 가보니 사다리가 있는 복층 콘도인데 사다리위에 방이 하나 있는 방 한개짜리 콘도였음! 거기서 시부모, 시부모랑 사이나쁜 시누네, 우리까지 세가족이 일주일동안 지낼거라고! 알고보니 시부모가 예약을 잘못한 것임. 게다가 만 두 살짜리 아이가 둘, 만 네살 아이가 하나인 상황인데 사다리.... 그위로 올라가야 욕실과 방이 있음.... 나 분노가 파도 처럼 몰려왔지만 참으려고 애썼음. 일단 시이모네도 와있고 시누네도 뭔가 관계 계선을 위해 온거 같으니 진짜 이번 휴가만 같이 보내고 다시는 같이 휴가 안보낸다고 이를 갈았음. 그런데 휴가 이틀째에 우리 만 두살 된 둘째가 목욕탕에서 씻고 사다리 형태의 계단을 내려가다가( 지네 아빠가 씻기고 애를 덜렁 혼자 내려보냄. 발에 물기 있는 채로) 그대로 미끄러져 굴러 떨어졌음. 애 머리가 애 주먹보다 더 크게 부풀어 오르는데 눈에 보이는 게 없어졌음. 봉인 해제됨.



이 빌어먹을 휴가 한번만 더 같이 가자고 해보라고 고래고래 고함지름. 니가 이래가지고 애비냐, 이게 휴가냐, 내가 니네 하녀냐, 차라리 이혼하자! 고래고래 고함을(비명을)  한 이십분 지른 거 같음. 아까 말했다시피 무늬만 방 한개짜리 콘도였음. 모든 사람들이 피할 곳이 없이 벙 쪄서 듣고 있었음. 지금 생각해도 거의 작두타는 무당수준으로 뭔가 씌인 것처럼 고함을 고래고래 질렸음. 남편은 지은 죄가 있으므로 별말을 못함 ( 그 와중에 마누라를 쪽팔려 했지만). 



그뒤로 시집 안 감. 시누네 본 적 없음. 시부모가 놀러와도 밥만차려주고 (밥은 하던대로 잘차려드림. 우리 애들도 먹어야 하니 제삿상이라 치고) 싸늘히 대함. 이제부터 돌아가신셈 치겠다던 내 말에 설마 하던 시부모 그뒤로 안 오심. 매우 홀가분 함. 그 뒤로 우리 네 식구만 휴가 다님. 휴가가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음. 


참고로 시댁에서 받은건 결혼식 비용밖에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