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요. 새언니가 집에 너무 자주 와요.

ㅇㅇ2017.07.29
조회21,960

아... 어제 글 올린 거 생각나서 들어왔다가 조금 당황했네요. 제가 글을 엄청 못썼나 봐요.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몇 가지만 덧붙이고 갈게요.

 

우선 저 새언니 안 싫어해요. 저 보면 살갑게 말 걸어주고 항상 웃어주는데 어떻게 싫어하겠어요. 남매가 다 무뚝뚝해서 못해주는 걸 언니가 노력해서 해주는 건데 엄청 고맙죠.


아 그리고 수박. 그건 그때 제가 좀 당황해서 기억에 남아 의식의 흐름대로 쓴 건데...

저희 집은 키가 다 커요. 엄마가 좀 작으신데 연세에 비해서는 크신 편이고요. 근데 새언니가 키도 작고 몸도 작고 많이 말랐어요. 근데 작은 수박도 아니고 커다란 수박 덩이를 낑낑대고 들고 와서... 벨 울려서 문 열었더니 땀흘리면서 들고 있더라고요. 보자마자 뺏었고요. 차라리 전화해서 저를 부르든지 가벼운 과일을 들고 오든지 답답했는데 어려운 사이라 그냥 속으로 생각하고 말았어요. 내가 들어도 무겁던데... 무거운 거 안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지 선물 받고도 고까워서 그런 거 아니었어요.


제가 글을 못 썼는데도 불구하고 합당한 조언 주신 분들, 잘 이해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해요. 확실히 제 과한 기우였네요. 일어나지도 않은 일 가지고 괜히 오지랖 부릴 바엔 그 시간에 차라리 언니한테 더 마음 쓸게요. 오면 좀 더 편하게 해 주고 챙겨줘야겠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니에게 샘낸다, 부모님 빼앗기는 거 같다, 이런 건 절대 아니에요. 저도 사람인데 설마 그럴까요. 저 언니 안쓰럽게 생각해요.


저는 겪지 못했지만 부모님 없이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그래서 많이 노력하는 게 보여서 자꾸 시선이 갔어요.


이번 어버이날 때 가족끼리 외식을 했는데 언니가 그날따라 좀 어색해 하더라고요. 그래서 뭐지 생각했는데 식사 마치고 각자 차 타는데 언니가 우리 차를 슬쩍 열더니 카네이션 꽃다발 두 개를 줬어요. 감사합니다 이러고 갔는데 저는 뒷자리에 있다가 지나가는 언니 표정을 봤거든요. 꼭 울 거 같았어요. 그런 얼굴까지 봤는데 제가 어떻게 시샘을 하고 고깝게 보겠어요. 살면서 얼마나 카네이션을 준비하고 싶었을까 싶어 안타까웠는데.


음, 어째 글이 길어졌네요. 아무튼 조언 감사히 받고 괜한 걱정은 버릴게요. 귀한 가족을 얻었으니 저 역시 좋은 가족 될게요. 댓글 감사했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안녕하세요. 요즘 고민하던 문제가 있어 혹시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 싶어 글을 씁니다. 좀 길어질지도 모르니 양해 부탁드릴게요.

 

제가 과한 걱정을 하는 건지 오지랖을 부리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오빠 둘 있고 막내예요. 큰 오빠는 일찍 결혼을 했고 작은 오빠는 반년 전쯤 결혼했어요. 속사정은 잘 모르지만 두 집 다 잘 살고 있는 거 같고요.

 

전 아직 미혼이라 부모님과 같이 살아요.

 

저희 집은 개인주의가 꽤 강한 편이에요. 딱히 불화도 없고 그냥 각자 잘 살면 된다는 분위기라. 실제로 큰 오빠 부부는 명절과 경조사 제외하면 한 두세달에 한 번쯤? 그냥 밥 먹으러 와요. 그것도 바쁘면 더 길어지기도 하고요. 부모님도 딱히 안 부르세요. 저도 그 정도가 적당한 거 같고요. 애초에 제 의견은 필요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제가 고민하는 부분은 작은 새언니인데요. 언니가 너무 자주 와요. 그것도 오빠랑 오는 것도 아니라 혼자서요.

 

초반엔 결혼한 직후라 그런가보다 했는데 지금 반년 가까이 됐는데도 여전해요. 그냥 와요. 언니가 가게를 하는데 일찍 문 닫는 평일 위주로 오더라고요.

 

오면 별 거 안 해요. 그냥 차 한잔 마시고 가기도 하고 저녁을 먹기도 하고 작은 오빠가 데리러 와서 같이 나가기도 하고. 엄마가 그리 자주 오지 않아도 된다 했는데도 자기가 좋다면서 와요.

 

그리고 꼭 뭘 하나씩 손에 들고 와요. 직접 만든 장식품부터 커플 양말, 머그컵 세트, 블라우스, 하다하다 빵집에서 파는 쿠키 한 봉지라도 빈손으로는 안 와요. 제가 보다가 언니 안 그래도 된다고 그냥 뭐 사지 말고 편하게 오라고 하니까 그럴게요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다음 주는 빈손으로 왔어요.

 

딱 그 한주 갔네요. 또 뭘 들고 와요. 더 나가면 왠지 시누이 행세하는 기분이 들어 말 못했어요. 아니 근데 우리집 과일 넘쳐나는데 이 무더운 날 수박은 왜 들고 오는 건지. 아무리 차 끌고 와도 걷는 거리가 있는데 왜 생고생을 할까요.

 

아무튼 저는 잘 모르겠어요. 아마 제가 딸이라 그리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저희 집 같은 경우는 괜찮은 시댁 같거든요. 우선 엄마부터 카톡 문자 싫어하고 전화는 용건만 간단히 이 주위라서 연락 문제로 스트레스도 안 주고요. 명절 때는 저녁에 같이 요리해서 그날 먹고 다 집으로 보내요. 뭐 이건 다들 같은 지역이라 가능한 거긴 하지만. 언니들 일 안 시켜요. 애초에 남자가 많은 집이라 아빠랑 오빠들이 대부분 해요.

 

근데 왜 사서 고생을 할까요? 부르지도 않는데 왜 이렇게 올까요.

 

언니한테 고마워요. 고맙죠. 근데 고마운데 별개로 걱정이 들어요. 아무리 남편 부모님이라지만 이젠 가족이라지만 아직은 불편한 사이 아닌가요? 그리고 그 불편은 저나 부모님이 아닌 언니한테 가장 많이 부과되겠죠.

 

몇십년 붙어 산 저도 부모님과 트러블이 생겨요. 상처받기도 하고 제가 상처를 주기도 해요. 항상 좋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저는 어찌어찌 풀어지기라도 하지 며느리와 시부모님은 또 다르잖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적당히 거리 유지하면서 서로 예의만 지켰으면 좋겠는데 언니가 너무 살갑게 다가오니까 오히려 걱정부터 들어요. 저러다 틀어지지는 않을까 하고. 엄마 성격이 많이 무뚝뚝해요. 모난 말을 하지는 않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기분 나쁠 경우도 있어요. 언니가 겪으면 쌓이지 않을까요?

 

처음에는 조금 귀찮아하시던 두 분이(원래 두 분이서 노는 걸 제일 좋아하세요.) 이제는 언니를 기다려요. 온다는 연락 받으면 엄마도 내심 좋아하고 아빠는 언니 매운 거 좋아한다면서 요리해요. 내가 해달랄때는 귀찮아 하셨으면서...

 

아무튼 이러다가 언니가 지치거나 관계가 틀어지면 부모님도 실망하고 언니도 상처받을 텐데. 언니가 초반부터 너무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리고 개인사라 쓸까말까 고민했는데 조금만 덧붙이자면 시누이 짓 오지랖 이런 걸 다 떠나서요. 차마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일을 말 못하겠는게 언니가 친정이 없어요. 오빠한테 짤막하게 들었는데 언니 어릴 때 두 분 다 돌아가셨다고 해요. 다행히 물려받은 유산도 있었고 할머니가 거둬주셔서 부족함 없이 컸다고 했지만. 그 할머니도 오빠 만나기 전 돌아가셨다고 하고.

 

오빠도 아무 말 안 하고 언니 놔두는게 그 이유 같기도 하고. 엄마랑 아빠도 그래서 더 챙겨주는 거 같기도 한데요. 저러다가 상처 받으면 돌이킬 수 없는 건데 진짜 지금 괜찮은 걸까요?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제가 과하게 감정이입을 한 건지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몰라서 아무런 행동도 안 하고 있고 그냥 보고만 있는데요. 전 미혼이라 간접경험밖에 없어서 진짜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행동하는 게 언니에게 가장 좋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