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반년정도 지났지만 달라진건 없다..

진저리2017.08.01
조회875

20대 중반에 부모님 도움으로 대출받아 카페를 시작했습니다.
아파트단지 앞에 있는 조그마한 상가의 동네카페였습니다.
카페가 집에서 한참 멀어 방을 구해 살았고 처음 가본 지역이라 아는사람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중간중간 도와주시긴 하셨지만, 세달정도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카페에서 일만 했습니다.
쉬진 못하더라도 두달간은 내 사업이란 생각에 설레었고
그치만 그 후론 지쳐갔습니다.
장사는 되지않아 이것저것 따져서 남는돈이 80~150정도.. 다행이 상가는 어머니 상가라 월세 300은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지만, 상당히 미안한 마음이었고 눈치도 상당히 많이 봤습니다.
눈치를 본 이유는 지금은 평균이상이지만 어릴적 우리집은 찢어지게 가난하였고, 그때문에 어머니는 돈에대해 상당히 민감하셨습니다. 100원 아끼려고 더운 여름에 한참을 더 걸어가 다른슈퍼에서 사오실 정도로..
암튼, 돈에 대한 압박에 엄마는 식비랑 재료비를 줄이자 하여 하루종일 굶고 퇴근해서 내가 좋아하는 야식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난 점점 우울증이 다가오고있었고 내 몸과 정신은 급속도로 지쳐갔습니다.
거기에 알바생이 갑자기 그만두었고, 전 카페 앞 아파트단지에 사는 알바생을 새로 뽑았습니다.
그때부터 내 인생에 빛줄기가 내렸습니다.
이 알바생은 우울해하고 힘들어하는 날 위해 알바시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옆에 앉아서 말동무가 되어주었습니다.
친구가 없던 나에겐 너무나도 달콤한 시간이었습니다. 난 그런 모습에 당연히 급속도로 그녀에게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손님이 없을 시간대였는데 그녀와 난 마주보며 대화를 하고 있었고 그녀가 너무도 이뻐보여 입맞춤을 하였고 그렇게 사귀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집도 바로 앞이라 매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3개월정도 알바를하고 그만두었지만 만남은 계속 이어갔습니다.
카페하고 4개월정도 지나고부터는 한달에 하루 쉬었는데 제대로된 데이트는 그때 뿐이었습니다. 전 항상 그게 미안했습니다. 돈도 못버니까 사귀는동안 선물도 제대로 해주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맛있는거 먹고싶어하는건 꼭 사주고 싶어서 무리가 되더라도 사주곤 했습니다. 당연히 어머니와 다투었지만, 전 먹는거로 스트레스를 푼다며 둘러대었습니다.
사귀는 동안 그녀는 나의 일을 도와주며 나의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한달에 하루쉬는데 제가 맨날 일만해서 힘드니까 그녀가 그냥 맛있는거 먹고 집에서 빈둥거리며 쉬자는 말까지해주었습니다. 내겐 너무나도 과분한 여자였습니다.
그러는 중에 잠적해있던 우울증은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나로인해 그녀도 힘들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그녀는 티내려하지 않았고 나를 감싸주었습니다. 그렇게 반년이 지나고 그녀가 몸이 이상하다며 테스트기를 사보자 하였고 두줄이 나왔습니다.
전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그녀의 얼굴을 보니 많이 심란해 보이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전 우리 부모님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속도위반으로 형이 생겨 결혼을 하였고, 우리가족 네명이 뭉치기 전까지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보면서 자라왔기 때문에 그녀의 고생이 보였습니다.
표정을 보고 짧은 순간에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그녀를 설득하고싶었지만, 설득되어 결혼하고나서 부모님이 겪었던 것을 겪고 날 원망할까봐 나와의 일들을 후회할까봐 두려웠습니다.
전 결혼하고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결혼의사를 물어보았습니다.
고민을 많이하는 듯 보였습니다. 솔직히 그녀의 집안 사정도 안좋았기에 내 맘대로 하는것은 그녀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고민 끝에 낙태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낙태비용이란 난관에 부딛혔죠. 카페를하며 모은 돈이 있었지만, 그 통장은 엄마 손에 있어서 돈을 뺀다해도 엄마가 알 것이었지만, 결국엔 친한친구가 결혼해서 돈 보내줬다하고 돈을 뺐고 그 돈과 그녀의 돈을 합쳐 낙태를 했습니다.
그리고 난 그녀를 평생 책임지겠다 다짐했습니다. 내 인생의 마지막 여자라고 진짜 행복하게 해줄거라고...
근데 낙태 후부터 그녀가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그녀는 또 티내려하지 않았지만, 다 보였습니다.
하루하루가 지날 수록 그녀가 더 힘들어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녀가 힘들다고 지친다고 그만 기다리고싶다고 그랬고 신뢰를 잃었답니다..
그런 큰 사건에 결정을 자신이 했고 나를 보면 죄책감이 든다고 그랬습니다. 임신한거 알았을 때 내가 계속 설득했으면 결혼했을거라고... 그랬을거라고 그래도 오빠의 탓은 아니라고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랬습니다..
난 그녀가 힘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그게 배려라는 생각에 그렇게 행동했던건데.. 제 생각에 틀렸었나봅니다.. 그렇게 이별을 맞이하고 붙잡으려 했지만 힘들다고 붙잡히지 않았습니다..
전 그 후로 급격하게 우울증에 심하게 빠지게되고 알바생 있을 시간에 정신병원을 오가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도먹고 했습니다. 결국 우울증은 극에 달해서 카페 양도도 포기하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카페 그만두고도 그렇게 두달정도 우울증 치료를 받았습니다.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거라고 그녀를 잊으려고 소개도 받아보고 다른여자들도 만나보고 했지만 연락이 와도 별 감흥이 없어서 연락도 잘 안하게 되고 만나도 그녀 생각뿐이고 그래서 다른여자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삶의 의미를 잃었고 점점 내 자신도 잃어갔습니다. 안되겠다고 일이라도 해서 바쁘게 살아서 생각이라도 덜 해보자는 생각에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생각이 나는건 어쩔 수 없더군요.. 헤어진지 반년정도 지났지만 하루도 빠지지않고 그녀 생각이 듭니다.. 남자친구가 생겼단 그녀의 소식을 얼마전에 들었는데 숨이 턱턱 막히더군요. 한편으론 다행스럽기도 했고요.. 근데 전 아직도 그녀를 붙잡고 싶습니다.. 아직도 전 그녀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울한건 아니지만 공허하고 사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이렇게 제 모든 진심을 말할 곳이 없어서 글이라도 쓰면 좀 나아질까 하는 마음에 글 써봤습니다..
장문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