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하고 생긴 변화

열기구조종사2017.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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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네이트판에 처음 온 20대 대학생입니다

친구도 딱히 없고 속마음 이야기할 만한 사람도 없어서 답답한 마음에 여기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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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잘 해줬고 너무 좋아하면서 이해했던 만큼 미움도 커졌었던 관계였다

결국 최종적으로 헤어지게 된 원인은 나한테 있었다

아니, 어떤 연인이든지 이별의 책임은 쌍방과실이라고도 하지만...

사실 우리도 쌍방과실이 맞긴 하다

누군가 우리의 이별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어찌됐든 쌍방과실이라고 이야기할게 뻔하다

하지만 난 그냥 내가 잘못해서 헤어지게 됐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믿고 싶다

정말 잘해준 다음 이별하면 후회없을 거라고 들었지만 그건 다 거짓말이다

헤어질 당시 죄책감이 너무나도 컸기에 나는 다시 붙잡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다시 만나도 내가 그 아이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별 후 살짝 시간이 흘렀다

혼자인게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외롭다

외로우면 다른 사람을 만나서 잘 해보면 되지 않느냐고?

나에겐 아직 아파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그게 그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난 지금 누구를 만나고 싶어하진 않지만 역설적이게도 누구든지 만나고 싶은 심정이다

혼자여도 괜찮다 딱히 나쁘진 않다

혼자 밥먹는게 슬슬 익숙해지고

자기 전에 누군가와 시간을 갖고 연락할 사람이 이젠 없다는 것이 익숙해지고

아침에 눈을 뜨면 누군가에게 기상보고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익숙해졌다

난 혼자여도 괜찮다....라고는 하지만

과연 그게 진짜일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다

헤어지고 나서 처음에는 그사람 생각이 너무나도 많이 나서 스스로 바빠지려고 노력했다

굳이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될 토익을 하기 위해 토익학원에 매일 다니고

그것도 모자라 또 다른 공부를 하기 위해 독서실에서 밤까지 시간을 보낸다

물론 운동도 꾸준히 다닌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더 잘 흐르는 것 같기도 하다

좋았던 기억들도 조금씩 멀어져가는 것 같기도 하다

꿈에 가끔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나오곤 해서 꿈속에선 그 사람이 너무나도 보고 싶지만

꿈에서 깨고 나면 그냥 무덤덤해지더라

이별하고 안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지금 내가 하는 이런 얘기들을 털어 놓을 대상이 없다는 것이다

설령 대상이 있다 한들 예전의 내가 사랑했던 사람처럼 나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게 가끔은 슬프기도 하다

그리고 누구라도 내가 하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시시콜콜한 넋두리로 생각할 것이다

누구라도 내 이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쟤는 뜬금없이 왜 저러나... 왜 이런 얘기를 나한테 하는거지?'

이런 반응을 보일 것 같아 무섭기도 하고 분위기도 이상해질까봐 어느 누구에게도 내 속마음을 마음껏 털어낼 수가 없다

부정할 수 없겠지만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맞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슬프게 한다

그 사람과 참 많은 인간관계를 공유하고 있었다

내 친구들 중 대부분이 그 사람의 친구들과의 교집합 내에 있었고

그 사람과 연이 끊긴 순간 난 많은 친구들을 잃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이 그 친구들이라 그런지 더욱 답답하기만 하다

그 사람이 없어도 내 삶은 잘 흘러갈 것이다

난 아직 할 수 있는게 너무나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너무나도 많다

나의 젊음의 가치는 그 사람이 없어도 충분히 멋지게 실현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내가 지금 얽매여 있는 것으로부터 빨리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새 사람을 찾고 싶다

예전의 그 사람처럼 나를 믿어줄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나는 좋은 사람이 과연 될 수 있을까?

나는 한 여자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