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끼고 살고싶어 하시는 시어머니

2017.08.16
조회744
작년 결혼한 신혼부부입니다.
결혼할때 자잘한 것들 외에 친정 시댁에 도움받은 거 없이 집도 대출내서 장만했습니다.
남편은 어떻게 이런 시어머니 밑에서 이런 남자가 나왔을까 신기할정도로 좋은 사람인데요~ 한번 스트레스를 받으니 오늘은 잠도 오지 않아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가 어떤식으로 시댁과 시어머니를 대해야 좋을지 현명하신 분들의 조언 부탁드려요.
그동안 있었던 일을 몇가지 적어볼게요.

1. 친정 멀리하라는 말씀

이런 이야기는 두번 들었는데요 "결혼도 했으니 친정은 되도록 적게가고 시댁에 자주와서 더불더불 지내야하는거다"
정작 시누이는 시어머니네 근처에 사시면서 집에서 하루 반나절은 같이 계십니다.

2. 추석 가족모두있는 자리에서 민망하게 하셨던 일

시댁 가족 모두 모이면 10명쯤 됩니다. 갑자기 맥락도 없이 큰 시누이에게 말을 건네듯 " 아니 글쎄 어떤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김치를 싸주면 그것도 싫어서 집에가자마자 버린다더라고 어쩜 그러나 몰라"
그 집에 며느리 저 하나구요, 저 들으라고 한말 아닌가요? 나중에 남편이 다같이 있는 자리에서 그런말을 왜하느냐고 좀 따지듯 물었더니 일단 저 바꾸라고 하셔서 미안하다고는 하셨지만 나중에 듣기로는 며칠 후에 그게 분하셨는지 여기저기 다니면서 시어머니가 그런말도 할 수 있는거지 뭐 그런걸로 서운해하냐며 남편에게 소리를 지르셨다네요

3. 신혼여행 길게갔다고 결혼 1년이 지난 지금도 뭐라하심

신혼여행일정에 명절이 끼어있었는데 인생에 한번 뿐인 신혼여행에다가 휴가가 둘다 부족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결혼은 9월 비행기표 예매는 2월.. 미리 말씀드렸고 알고계셨는데 저렴하게 가겠다며 경유해서 20시간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그날부터 오늘날까지 그때 일로 조짐을 당합니다.
조금더 일찍와서 가족끼리 더불더불 지내야지 뭐하는 거냐며.. 인생한번 뿐인 신혼여행조차 이렇게 힘들게 다녀와서 남편은 가까운 곳에 여행을 가도 어머니에게 들킬까 조마조마 하며 그걸 보는 저도 여행할 맛이 안날 정도네요. 일종의 여행에 관한 트라우마로 자리잡았습니다.

4. 합가를 원하시는 마음
저를 보고 세번 정도 하신 말씀.. " 언제쯤 되야 아들보면서 며느리가 해준 밥 먹고 살아보려나..?"
저는 대답하지 않고 그냥 웃기만 합니다.

5. 아들만 최고

최근에 제가 유산을 해서 항상 손주를 바라셨던 어머니께서 한약을 지어주신다 하여 따라갔습니다. 받는건 공짜가 없기에 거절하고 싶었지만 저도 맘이 뒤숭숭할때라 그냥 조용히 따라갔네요. 한의원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님께서 "며느리가 예쁘네요" 라며 칭찬을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굉장히 어이가 없다는 표정 한번 보여주시곤 "그야말로 우리아들좀 봐요 얼마나 잘생겼나" 라고 하십니다.
그 후 항상 시댁에 상주하는 시누이를 보고는 " 아니 아까 다들 며느리가 이쁘다고 난리인거야. 그래서 내가 우리 아들좀 보라고 했지" 이러십니다.
저는 그냥 애낳는 수단이지 저를 위해 지어주신건 아니라는 확신과 함께 일말의 감사함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 칭찬따위 듣고 싶지 않습니다. 근데 굳이 이러실필요 까지는 없지 않을까요?

6. 매의 눈으로 우리엄마한테 잘하나못하나 감시하는 시누이

남편은 어렸을때부터 시어머니의 과한 사랑이 싫어 맘고생을 많이했다고 합니다. 하루이틀만 전화를 안해도 전화하셔서 쌍욕을 하셨다니 과하다 못해 넘치지요.
큰 시누이는 사실 좋은분이신데 어머니에게 만큼은 너무나 효녀라 그래도 엄마인데 다 맞춰야지라는 마인드로 어머니가 과하게 나오실때도 그걸 제어해주지 못하십니다. 맞다맞다 해주니 어머니의 과한 행동은 더욱 날이갈수록 강화되어갑니다. 제가 이런 마음의 상처로 어머니께 살갑게 하지 못하니 시누이는 저한테 감정이 안좋겠지요.

최근 둘째 시누이가 결혼하셔서 같이 결혼앨범을 보는데 뜬금없이 " 너희들 앨범은 좀 글렀더라" 이러십니다. 대놓고요..
객관적으로 봐도 저희 앨범이 훨씬 예쁩니다..

7. 전화문제로 스트레스 주기

결혼하고 처음에는 일주일중 평일에 두번 주말에 한번씩 전화가 안오면 난리가 납니다. 근데 할말도 없고 하기도 싫어요. 난리를 겪다가 지금은 일주일에 한번으로 줄었지만 너무나 힘든 세월이었고 전화를 쓰레기통에 넣고 핸드폰이 없는 세상을 꿈꾼 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일주일 한번 + 어머니의 특별한(?) 날의 통화도 필수적입니다. 필수적이라 함은 어머니의 주관적인 판단입니다. 어머니께서 통장모임에서 근교에 놀러가시는 일 또한 제 기준에는 일상적이고 평범하다고 생각되나 어머니에게는 특별한 날이어서 아들 며느리가 잘다녀오시라고, 잘다녀오셨는지 궁금해야만 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쓰다보니 고구마를 백개 먹은 듯한 답답함이 밀려오네요

8. 너때문에 병걸렸다 말하기

어머니는 무뚝뚝한 아버님께 받지 못한 사랑을 아들에게 채우려 하시는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그런 아들이 결혼을 하니 뺏긴듯한 느낌을 받으셨겠지요.

저 그런 와중에도 어머니 첫 생신상 반찬 6가지해서 할 도리는 다하자는 생각으로 차려드렸습니다. 남편이 출장가서 없었던 지난 명절 혼자 가서 음식 도왔구요. 살갑게는 못하지만 할도리는 분명히 합니다. 한달에 한번 방문해서 밥 사드리고 전화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합니다. 맘이없으니 안하게되서 핸드폰에 알람도 해뒀었어요

저희 하늘에 부끄럽지않게 할 도리는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머니 본인의 과한 사랑이 이유임을 모르시고 남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내가 너때문에 암에 걸린거같다" 최근에 암수술 하셨는데 그 암이 저희때문이시라네요.

이런 시댁인데 앞으로 아이를 낳으면 자주안온다고 대노하실 것과 합가문제로 마음이 항상 답답합니다.
인생의 선배님들 제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