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에게 고백한 여자

ㅇㅇ2017.08.17
조회41,557
신랑이랑 아홉살 차이로 제가 어리고 저 대학 다닐 때 3년 연애하고 지금 결혼한지 4년째인데 아직 아기는 없어요. 둘이 주말마다 여행도 자주 가고 어디 지방에 축제나 행사 한다고 하면 구경 다니고.. 제가 어릴 때부터 유난히 겁이 많고 소극적이었는데, 적극적이고 쾌활한 신랑 만나서 좋은 구경 많이 하고 세상에 예쁜 거 좋은 거 참 많구나 느끼면서 행복했어요. 원래는 올해나 내년 쯤 아기 계획도 있었구요..
제가 전업주부인데도 신랑이 집안일도 많이 도와주고.. 정말 좋은 사람이랑 결혼 잘했다고 친정 부모님도 좋아하셔요. 시부모님들도 점잖으신 분들이고 저 많이 예뻐해주시고요..

그런데 몇달 전 신랑이 꼭 할말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한참을 망설이길래 무슨 큰 일이냐고 했더니 직장에서 한 기수 입사 선배여자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대요. 신랑은 당연히 거절 했는데 그래도 저한테 이야기는 해야 될 거 같아서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이야기 한다고 그러더라구요.

저는 이게 무슨 소린가 신랑한테 밖에서 총각 행세하고 다니냐고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따졌더니, 본인도 너무 황당하다며..
제가 남녀 사이에 오빠가 무슨 여지를 주지 않았으면 그 여자가 미친게 아니고서야 혼자서 쓸데없이 결혼한 남자한테 고백을 하겠냐며 좀 많이 화내고 따졌어요.
그랬더니 신랑이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본인은 숨김 없이 이야기 했는데 제가 믿어 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하더라구요.. 절대 총각 행세하거나 썸 타거나 그런 적 없다고요 본인도 출근하면 그 여자가 너무 불편하고 저한테도 잘못한 게 없는데도 죄짓는 기분이 들어 용기내서 말한 거 라구요..
제가 직장생활을 안하고 집에만 있으니 본인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구요..
너무 마음이 상해서 며칠을 냉냉하게 보냈어요

흥분했던 감정이 조금 가라앉으니까 신랑이 말한 게 진짤까 신랑도 정말 억울한 상황일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신랑이랑 워낙 사이가 좋았고 평소에 신랑에 대한 믿음이 깊었기 때문에 왠지 그만큼 배신감은 배신감대로.. 또 그 여자가 정말 이상한가 그런 생각이 동시에 들더라구요.. 세상에 별 별 이상한 이가 많고 우리 신랑이 잘못 걸렸나? 그런 생각이요..

부인들이 바람난 남편은 가만히 두고 그 상대 여자한테 뭐라고 하는 거.. 저는 정말 이해 못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제 일이 되니까 그냥 그 여자가 이상한 여자라서 그랬으면 하고 속으로 바라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신랑이 그냥 고백을 받은 거지 바람을 피운 건 아니라는 그런 생각도 들구요.

그런데 그렇다고 남편한테 고백한 여자가 있는 직장에 남편이 매일 출근을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미치겠는 거예요 이상한 상상도 들구요
제가 그 뒤로 밥도 잘 못 먹고 잠도 잘 못잤어요 자연스럽게 아기 계획도 미뤄지고요.. 남편이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먹고 살아야하는데 무작정 직장을 관둘 수는 없지 않냐고 해서 나도 알아 그렇게만 대답하고 아무 말 안하고 있었는데 제가 너무 힘들면 지방발령 받아보겠다고 그러면 본인을 믿어줄 수 있겠냐고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들으니까 아 이 사람이 정말 억울한 상황이었나? 내가 소중하긴한가보다.. 막 그런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살던 집은 전세를 내주고 지방에 전셋집을 따로 얻어서 이사를 갔어요
솔직히 이 과정에서 신랑이 저를 위해서 많이 애써줬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니까 저도 앞으로 더 잘해야지 더 행복해져야지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고백 이야기를 듣고나서 신랑친추 목록에서 그 여자 ㅇ톡 프로필이랑 배경사진을 봤는데 신랑 사진도 있고 회사 동료 사진들이 올라와 있더라구요 신랑 사진 올린거 싫긴하지만 신랑 사진만 올린 건 아니고..
그러다 저희는 지방으로 이사를 했구요 그 여자에 대한 건 더 보지 말아야지 했는데 저도 모르게 자꾸 프로필을 확인하게 됐어요.. 근데 신랑 뒷모습 사진과 함께 '사랑했지만...'이렇게 글이 올라왔더라구요... 저는 그 뒷모습이 제 신랑 뒷모습인 걸 알잖아요 진짜 가슴에서 불이 확 올라오더라구요
그치만 이사까지 한 마당에 참자 새로운 시작인데 잘해 보자 그런 마음으로 넘어갔어요

그런데 그 뒤에 종종 '드디어 오늘 만나는 날', '지방출장' 이따위 글이랑 꽃이라던가 음식 사진으로 바뀌는데..
남편은 본인은 관계 없다고 절대 아니라고 여기까지 와서 왜 그 여자를 만나냐고 그럴 거면 애초에 저한테 사실대로 말하지도 지방으로 이사오지도 않았다고 하고.. 그런데 회식한다고 늦는 날이면 얼추 날짜가 맞물리게 사진이 바뀌고..
하루는 남편을 믿었다가 하루는 못 믿었다가 저 스스로도 제가 미저리 처럼 변하는 게 느껴졌어요 저도 저 자신이 답답하고 싫더라구요 이러다 신랑이 나한테 질려서 안 피울 바람도 피우겠다 싶어 아예 ㅇ톡도 접고 내 생활에만 집중하자고 결심했는데

이 여자가 새벽에 남편한테 전화를 했어요 남편은 자고 있었고 제가 화면에 뜨는 그 여자 이름을 보고 기겁하고 있는데 남편이 전화를 뺏어서 받더니 이년 저년 해가며 남의 가정 파탄내려고 하냐고 소리를 치더라구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 본인도 미치겠다며 제발 제가 본인의 편이 되어 달라고 하더라구요
남편도 너무 불쌍한데..
남편 보고 그 여자 번호는 왜 안지우고 놔뒀냐고 그걸 먼저 묻게 되더라구요..
남편은 그 여자인 줄 모르는 채 전화 받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고 하구요

이젠 저도 모르겠어요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닌데 아닐텐데 하루하루 바짝 말라 가는 기분이 들어요 그 여자가 정말 혼자서 저희 남편한테 그러는 걸까요?...

만약 반대 상황에서 어떤 남자가 제 의사와 상관없이 저한테 이 여자처럼 굴고 저희 남편이 저와 그 남자를 의심 한다면 저도 너무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 모든 걸 생각하면서도
남편을 믿어 주지 못하겠는지 저도 제 자신이 답답해요
남편이 회식만 가면 가슴이 쿵쾅쿵쾅 뛰어요..
회식에 같이 가고 싶다고 하면 남편은 그런 식으로 어떻게 사회 생활을 하냐고 자기 입장도 생각해 달라고 해요 남편말도 다 맞구요..
그치만.. 미치겠어요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간이 지나면 해결 될까요 아니면 그 여자를 만나 머리채라도 잡아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