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로 깨부수고 싶은 남편의 효자 사상...

ㅁㅁ2017.08.22
조회11,992
결혼 2년차 주부입니다.

제목 그대로 제 남편은 효자입니다.

결혼 전에는 그냥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부모님한테도 착한 아들이다보니

자연스레....당연히 효자입니다.

그래도 패륜아보단 낫지 싶어 결혼했는데 이정도일줄은.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저더러 대놓고 막 대리효도를 시키거나 하진 않아요.

그치만 본인이 효자다 보니 저도 덩달아 해야하는 그런 상황이 많아서 매우 피곤하죠.
안 하면 남편 불효자 만들게 되는 그런...

아ㅠㅠ효자남편 두신 분들은 복잡한 이런 기분 잘 아실거예요...


시아버지는 허세 가득하고 늘 본인이 젤 잘난 분이신데다가 기본적으로 여자를 무시하고 권위적인 분이라

그런 남편과 살아온 시어머니는 당연히 남편에 대한 사랑이 넘치십니다.

근데 또 그렇다고 '대놓고' 저를 괴롭히진 않으세요.

하지만 제가 눈치가 없고 진짜 곰이고

뭘 알아차리더라도 그게 굉장히 느린 편인데도

저만 알아챌 정도로 은근한 그런...게 있으시죠.

눈빛이나 말투, 쓰는 단어 등등..

남편은 눈치가 빠른데도 그걸 모르더라구요.

진짜 말로만 듣던
우리엄만 안그래ㅡ 스타일의 남자가 제 남편인줄은 정말 몰랐네요.

남편이 똑똑한 만큼 결혼 전에 이미지메이킹을 잘했나봅니다.


암튼.. 아까도 말했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크게 문제 없어보이는 시댁입니다.

딱히 연락 강요도 없으시고
아들 아침밥에 집착하시지도 않고
남편과 한 달에 1~3번 방문하고 (멀어서 갈때마다 1박 or 2박)...

남존여비사상이 짙은 시골 촌동네라
시어머니 밥상 차리고 치울실 때 거들고
설거지 주구장창 하는 것 빼고는 그닥 문제는 없어보여요.
남자들은 밥먹고 숟가락 놓고 가고 여자들은 설거지하는 문화는 백 번 이해할 수 있다 칩니다.
옛날 사람들이니까요

그치만 아까도 말했듯 교묘한 그런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결혼 초반 뭣도 모르고 신랑 없이 시댁 방문한 적이 한 번 있었는데

(정확히는 시댁에 친척들 오시는 날 신랑이 갑자기 일이생겨서 내가 먼저 시댁에 가고 다음날 신랑 옴)

그 때 친척들 오시기 전, 시부모님과 저. 이렇개 셋이 밥 먹을

시어머니는 당연하다는 듯
냉장고에서 당신들 드시던 반찬 꺼내서

다같이 대충 밥을 먹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갈 때면 늘 아무리 바쁘셔도 고기 굽고
최소 새로운 반찬이나 요리나 국. 이 3가지 이상을 뚝딱뚝딱
하시던 분이

제가 혼자 가니까 걍 먹던거...남은 반찬...

그 날 음식은...누가봐도 이미 거의 다 먹은 잔반처리용이라

고추장에 동동 떠다니던 마늘쫑 보고 그냥 젓가락 쪽쪽 빨다가 밥 한그릇을 그냥 김에 싸서 먹은 생각만 납니다.

시부모님의 사위인 시누 남편이 오는 날이면 백숙도 뚝딱 하시는데..그런 건 바라지도 않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먹을 거 가지고 설움 아닌 설움을 한 번 당하고 나니

정이 떨어져서 그담부턴 절대 혼자서 시댁에 가지 않습니다.

그럴 일도 없었지만요. 앞으로 그럴 일이 생겨도 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여튼, 이런 비스무레한 일을 몇 번 겪고 나니

저는 아무리 좋은 분들이어도 시댁은 시댁이라는 생각이 강해져서...

한 달에 몇 번은 고사하고 1년에 한번을 가더라도

힘들고 싫을 것 같습니다.

시아버지는 매번 당신 잘난척 일장연설 하시느라 바쁜데

그걸 듣고만 있는것도 고역스럽고

시어머니의 교묘한 말투와 눈빛이 느껴지는데

살갑게 굴래야 그런 마음이 점점 사라지는 것도 사실이구요.

내 맘에 담아두면 응어리만 지겠다싶어 남편에게

솔직히 이러이러한 점은 힘들다.

다들 좋은 분들이시지만 그냥 내 맘이 그렇다ㅡ식으로 얘길해도 남편이 화를 내요.

역시 효자라서..ㅠㅠ


저희 친오빠가 내년에 결혼을 하는데
집문제 때문에 오빠내외랑 저희 부모님이 몇 달간 함께 살게 되었어요.

근데 그거갖고 남편이 계~속
오빠 와이프 될 분 힘들거라는 식으로 얘길 해요.

같이 사는게 진짜 힘들다고.

남편이 말하고 싶은 건,

"너는 시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것도 아닌데.
기껏해야 한 달에 한 번씩 방문해서 자고 오는 게 뭐가 그리 힘들다는 것이냐.
몇 달씩 같이 사는 게 더 힘들지.
니가 앞으로 평생 시댁가는 횟수가

몇 달 같이 사는 친오빠네보다도 훨씬 적을 것이다ㅡ"

이런식으로 자꾸 우리집이랑 비교해가며

그래도 자기네는 같이 안 살고 방문횟수도 적은데
뭐 그리 불만이냐는 식이예요.

아 정말 인간이 말빨은 드럽게 쎄서

진짜 너무 답답해요...
꼭 방문 횟수만 중요한 건 아닌데!!!

남편이 이러니 시댁이 더 싫어져요.

맨날 우리아들우리아들 거리고
제가 한 번 집에 초대했을 땐
내 생일 챙겨주러 오신건데 제가 밥상차리고...

내생일날 내가 밥상 차린 것도 좀 서러웠지만 그래도 생일이라고 용돈 주시러 오신거라 감사히 생각했는데...

제가 차려드린 밥 드시고는
우리아들 안굶겠네~ 하시고ㅡㅡ

왜 애가 안생기냐면서 나보고 깨끗한지 병원 가보라고 하고ㅡㅡ

진짜 살다살다 이런말도 듣나 싶은 말까지 들었지만

그래도 남편만 내 편이라면 그냥 넘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결정적으로

본인 엄마가 나한테 한 언행은

내가 속상해서 우니까 그때만

말없이 내 등에 토닥토닥하고 넘어갈 뿐...

난 평생을 잊을 수 없는데 본인 일 아니라고. 엄마라고...

어찌 그렇게 빨리도 잊고..

착하고 불쌍한 우리엄마 이유없이 미워하는

심보 못돼처먹은 고약한 나쁜 며느리 취급을 하는지.


요새는

고부갈등으로 이혼하는 사람들
사실은 고부갈등이 아니라

어리석은 남편 때문이겠구나ㅡ 하고 절실히 느낍니다.

남편은 왜 그러는지 자꾸 한 달에 한 번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두 번 세 번이고

체감상으로는....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시어머니 자체는, 배움이 짧으시고 하니 저럴 수 있다고 사실 남편말대로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같이 살 일은 없을테니 그냥 그러려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아버지의 각종 허세와 잘난체와 여성비하에, 꼰대질, 무시 발언도, 내가 세상에서 젤 싫어하는 것이지만 마찬가지로 그냥 흘러넘길 수 있습니다. 진짜 싫긴 하지만.

근데 남편만은 그게 안되네요.

진짜 효자남편 둔 분들 어떻게 사시나요?

무작정 이혼하라는 말 말고

보다 현실적인 조언을 구합니다.

효자 남편을 뒀지만 괴롭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요?


당신 어머니는 안 그러시지만 내 시어머니는 그러셔ㅡ라는 것을

이 문자그대로는 돌려 말하건 직접 말하건
아무리 말해도 못알아먹으니

보다 확실하게!!!

알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