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애. 결혼은 의무와 책임 인가요?

ㅎㅅ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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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소개로 만나 8살 연상녀와 6년차에 있습니다

알콩달콩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서로 맞춰서 살아가고 있는 부부같은 커플이죠
이젠 양가의 반대없이 축복 속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잘 살고 싶은게 제 꿈입니다.

 

결혼 전 양가 소개는 필수 코스지요?

 

저희집부터 얘기하면
연애 2년차에 어쩌다보니 저희 부모님이 알게되서 소개를 시켜주었지요.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좋아하지않으시더군요 그런 부모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여친이 한것처럼 꾸며서 제가 직접 부모님 좋아하는 선물이며 음식이며 해다날랐습니다.
틈틈히 여친 칭찬도 아끼지 않았죠. 타지에서 인스턴트만 맨날 먹는거 아니냐고 할 때마다 주변 반찬가게가서 집반찬 여러개 사놓고 폰사진찍어서 여친이 밥 잘챙겨먹으라고 이런거 다 손수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둔다고 이런 여자는 또 못만날 것 같다 하며.. 기나긴 시간 동안 어필해왔던터라 이젠 둘도 없는 며느리로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일단 저희 집 문제는 사기를 좀 치긴했지만 죄송한 마음 살면서 효도로 돌려드리겠다 다짐하며 일단락되었습니다.

 

여친집은...이게..종교적인 문제인데 답이 안나옵니다.
처음 보시더니 대뜸 종교 얘기를 꺼내더군요. 여친집은 기독교 집안입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온 전통있는 기독교 집안이라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여친 어머님께서 저를 앉혀두고 설교를 시작하며 종교까지 바꾸라고 하시네요. 주말마다 주일예배 드리러 가자고 얘길하길래.. 지키지못할 약속하는것 같아서 차마 가겠다는 얘기는 못했습니다. 여친은 절 만나고 주말에 예배안간지 좀 되었지만 이거 아시면 절 아주 사탄 마귀로 몰아 붙일지도 모를일이라.. 입도 뻥긋안했구요.

아무튼 그날 계속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제사 얘기가 나왔었는데 저희 집안 제사가 좀 자주 있는 편이라 한두번은 여친과 동행했었는데 제사에 여친을 데리고 간적이 있었습니다. 그걸 어떻게 아시고는..  어떻게 그런곳에 자기 딸래미를 데리고 갈 수 있냐고.. 그래서 잘 설명해드렸죠. 집안 어르신들 친척들 다 모이는 자리에서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해서 같이간거라고 제사음식은 손끝하나 안건들였고 제삿상에 절 한번 올리질 않았다고 구구절절 설명했지만 종이와 펜을 꺼내시더니 제사일자를 다 적으라는겁니다. 이 날마다 여친 부모님이 맛있는거 해둘테니 집으로 오라구요. 순간 너무 당황스럽더군요 제가 장손이고 장남인 아버지와 둘이서 다 진행해왔던건데 가지말라니... 어째저째 해서 여친은 부모님집으로 가고 저 혼자 가서 제사지내는걸로 얘기를 잘했습니다. 이것뿐만이 아니라 결혼을 하려고 하면 자기가 잘 아는 큰 교회에서 유명하신 목사님 앞에서 해야하고 절차도 교회절차 그대로 진행해야한다는거구요. 태어날 자식 또한 교회에 보내는걸로 각서까지 쓰랍니다.

첫날 보자마자 ...너무 일방적인 선포와 어의없는 상황에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친한테 물어봤습니다.
혹시 어머님이 내가 맘에 안드시는거 아니냐구요. 그러자 여친이 몇일 동태를 살펴본다고 하더군요..그리고 일주일 후에 여친이 살며시 얘기해준게.. 제 연봉문제와 종교만 빼면 정말 맘에 드는 청년이라는 겁니다.
종교는 그렇다치고 연봉문제는 왜나오냐고 하니깐 제가 여친보다 못번다는거 그거 하나 보시고 하는 말인것 같더군요.

 

회사며 사회경력도 반 이상 차이나고 기업규모도 여친이 훨씬 크니 당연한 얘기겠죠.
중견기업 연봉이 대기업 초봉이라도 따라가더랍니까?
그래도 나름 악착같이 모으고 틈틈히 아르바이트하면서 나이 삼십초중반에 현찰로 소소한 신혼집한채 살돈은 모아놨는데 그런 얘기를 그렇게 대놓고 하시니... 너무 서럽네요.

 

그 뒤로부터인가 콩깍지가 벗겨진건지 여친과 살면 괴로울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뇌리에 꽂히구요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까지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입니다. 이제와서 그만두려니 아쉬움과 죄책감도 들구요
저야 이제라도 다시 좋은 배우자 만나서 결혼을 생각해도 되지만 여친은 저하나 바라보고 이미 40을 넘긴...애초에 이럴거였으면 시작도 하지말았어야 할건데 너무 후회도 되고 주변에 얘기하니 너가 당연히 짊어지고 책임져야하는거 아니냐고 하는군요. 그말이 맞나 싶으면서도 왜 그렇게 힘들게 다 맞춰가며 살아야할까라는 생각도 들고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네요.

 

고작 저런 말한마디 들었다고 이러는가 싶으신 분들이 계실까하는데.. 요즘 눈에 보이는게 전부 가식같고 차마 꺼내지 못한 얘기들도 많습니다. 다 참고 견디고 믿고 넘어간것들.. 여친은 대기업 20년경력이 다되어가는데 모은돈이 한푼도 없고 빚이 있습니다. 본인말로는 의류 사업하려다가 생긴 빚이라는데 첨엔 그거 둘이서 열심히 갚으면 금방이야~ 했지만 이젠 그 빚이 정말 사업으로 인한건지 의심이 가네요. 정확한 사정을 알고 싶어서 다시 얘길 꺼내면 하도 민감하게 굴어서..안좋은 일을 몇번이나 얘기하게 화를 내면서 말이죠..

 

부모님이 전화오면 며느리 될 여친 안부부터 물어봅니다. 언제 또 데리고 오냐며 동네방네 제가 보내준 가방, 악세서리 등등 자랑하고 다닙니다.. 아부지는 그렇게 술을 좋아하시는데 보내준 한약먹는다고 술은 입에도 안댑니다. 그렇게 술끊으라고 제가 말해도 안듣더니 이게 즉효약이 될 줄이야;; 두분다 전부 여친이 해준줄알고 계시구요.. 너무 죄송스럽네요.

 

다 안고가면 그렇게 원했던 단란한 가정꾸리며 살겠지만.. 과연 그 속에 제 자신은 있을까 싶은 생각뿐입니다. 절반만 잘 맞아도 결혼한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