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엿 같네요. 그 녀석은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1, 2학년 때는 바로 옆 반이라 그냥 저런 애도 있지 정도로 관심 없이 살다가 고3 때 같은 반이 됐어요. 근데 같은 반이 되고도 친하게 대화 한 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랑 관심사가 너무 다르더라구요. 그래도 잘생기고, 돈 많고, 성격 좋은 애라서 반 전체랑 친하게 지내다보니 저하고도 인사 정도는 주고 받는 사이였어요.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서로 별로 안 친한데 안 그런 척 인사만 하는 사이. 고등학교 졸업하고도 3년간 얼굴 한번을 본 적 없고 연락도 전혀 주고받지 않았습니다. 걔 전화번호는 저장되어 있어서 카톡에도 있긴 해요. 문제는 군대 다녀온 이후로 카톡 목록을 정리하다가 그 녀석 프로필 사진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걸 본 겁니다. 원래도 잘생겼지만 진짜 엄청 잘생겨졌더라구요. 부러운 새끼다 하고 한숨 푹푹 쉬다가 걍 바로 숨김처리했는데 어느 날 밤에 자꾸 생각났어요. 그 녀석이 다시 제 카톡 목록에 추가되었습니다. 사진을 뒤로 넘길 수록 걔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 알게 되고 알게 될 수록 더 궁금해졌습니다. 매일 밤 상태 메시지랑 사진을 훔쳐보다가 페이스북에 이름을 검색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페북 계정은 못찾았는데 인스타그램은 프로필 사진에 스크린샷을 찍어올렸더라구요. 덕분에 제 음침한 염탐질이 계속 늘어갔습니다. 이젠 시도때도 없이 걔 생각이 나요. 일할 때나, 놀 때나, 자기 직전이나, 눈뜨고 일어나서나 걔가 뭐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얼마 전에는 걔 생일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제가 카카오 선물하기 들어가서 케잌을 고르고 있더라구요. 어차피 주지도 못하는데 ㅋㅋ 여자친구도 사귀었던 애한테 뭐하는 짓인가 싶어요. 제 얼굴도 잊어버렸을 애한테 목메는 걸 볼 때마다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합니다. 이게 사랑인지 다른 무언가인지도 사실 잘 모르겠어요. 중학생 때는 여자친구랍시고 이젠 이름도 안떠오르는 여자애랑 붙어다녔던 것 같은데 머리에 똥만 가득 차있던 시절 일이니 당연히 사랑이라고는 발톱 때만큼도 없었겠죠. 그래서 결론은 제가 하고 있는 게 짝사랑이라면 제 첫사랑은 예비범죄자마냥 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을 염탐하며 욕망하는, 그런 비참하면서도 경멸스러운 모양새가 됩니다. 주변 사람들이 들으면 뭐라고 할지 상상도 할 수 없어서 그냥 이렇게 아는 사람 1도 없을 인터넷상에 휘갈기고 있어요. 근데 이게 사랑이 아니라면 전 진짜 뭐죠? 뭐하는 종류의 괴물인 겁니까? 졸리네요. 지나가시던 분들 제발 저한테 '다 잊혀진다'고 한마디씩만 해주세요. 언젠가 이불 박차면서 떠올릴 학창시절 흑역사처럼 그냥 손가락 오그라드는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고. 2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것 같은데
너무 엿 같네요.
그 녀석은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1, 2학년 때는 바로 옆 반이라 그냥 저런 애도 있지 정도로 관심 없이 살다가
고3 때 같은 반이 됐어요.
근데 같은 반이 되고도 친하게 대화 한 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랑 관심사가 너무 다르더라구요.
그래도 잘생기고, 돈 많고, 성격 좋은 애라서
반 전체랑 친하게 지내다보니 저하고도 인사 정도는 주고 받는 사이였어요.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서로 별로 안 친한데 안 그런 척 인사만 하는 사이.
고등학교 졸업하고도 3년간 얼굴 한번을 본 적 없고
연락도 전혀 주고받지 않았습니다.
걔 전화번호는 저장되어 있어서 카톡에도 있긴 해요.
문제는 군대 다녀온 이후로 카톡 목록을 정리하다가
그 녀석 프로필 사진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걸 본 겁니다.
원래도 잘생겼지만 진짜 엄청 잘생겨졌더라구요.
부러운 새끼다 하고 한숨 푹푹 쉬다가 걍 바로 숨김처리했는데
어느 날 밤에 자꾸 생각났어요.
그 녀석이 다시 제 카톡 목록에 추가되었습니다.
사진을 뒤로 넘길 수록 걔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 알게 되고
알게 될 수록 더 궁금해졌습니다.
매일 밤 상태 메시지랑 사진을 훔쳐보다가 페이스북에 이름을 검색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페북 계정은 못찾았는데 인스타그램은 프로필 사진에 스크린샷을 찍어올렸더라구요.
덕분에 제 음침한 염탐질이 계속 늘어갔습니다.
이젠 시도때도 없이 걔 생각이 나요.
일할 때나, 놀 때나, 자기 직전이나, 눈뜨고 일어나서나 걔가 뭐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얼마 전에는 걔 생일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제가 카카오 선물하기 들어가서 케잌을 고르고 있더라구요.
어차피 주지도 못하는데 ㅋㅋ
여자친구도 사귀었던 애한테 뭐하는 짓인가 싶어요.
제 얼굴도 잊어버렸을 애한테 목메는 걸 볼 때마다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합니다.
이게 사랑인지 다른 무언가인지도 사실 잘 모르겠어요.
중학생 때는 여자친구랍시고 이젠 이름도 안떠오르는 여자애랑 붙어다녔던 것 같은데
머리에 똥만 가득 차있던 시절 일이니 당연히 사랑이라고는 발톱 때만큼도 없었겠죠.
그래서 결론은
제가 하고 있는 게 짝사랑이라면 제 첫사랑은 예비범죄자마냥 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을 염탐하며 욕망하는, 그런 비참하면서도 경멸스러운 모양새가 됩니다.
주변 사람들이 들으면 뭐라고 할지 상상도 할 수 없어서
그냥 이렇게 아는 사람 1도 없을 인터넷상에 휘갈기고 있어요.
근데 이게 사랑이 아니라면
전 진짜 뭐죠? 뭐하는 종류의 괴물인 겁니까?
졸리네요.
지나가시던 분들
제발 저한테 '다 잊혀진다'고 한마디씩만 해주세요.
언젠가 이불 박차면서 떠올릴 학창시절 흑역사처럼 그냥 손가락 오그라드는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