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랑 하세요 여러분

처음이고마지막2017.09.10
조회1,974
모르겠어요. 이런걸 왜 쓰는건지어디서 본거같아요. 헤어지고 그사람한테 하고싶은 말들 글로 한번 적어보라고약간 취한건가? 원래 술을 즐기지도, 잘 하지도 못해요. 그래서 그런가봐요.그래서 저도 한번 해보려구요. 그냥 아무 의미없다기 보단 큰 의미 없게.
이제와서 솔직히 얘기하지만, 시작할때 제 모습은 전혀 좋은사람이 아니였어요.그런말 있죠? 입발린말, 그저 립서비스.그렇게 시작이 됬었어요.
어렸어서 그런지 사람 외모가 더 중요했었고,그때 제가 좋아했었던 외모는 아니였던것 같아요.다들 그런거 있잖아요? 자기만의 이상형. 맞아요 제 이상형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시작할때 제 맘이 약간 가벼웠던건지 몰라도 큰 의미를 두고 만나려고 하지 않았어요.'조금 만나다 헤어지겠지' 이렇게 생각했었던것 같아요.
그런데 그사람은 참 신기하더라구요. 너무 많이 주더라구요. 그 모습이 신기했어요.
전 사실 엄마 사랑을 못 받고 자랐어요. 그치만 엄마를 너무 많이 사랑했었는데지금 기억하는 마지막 엄마의 모습은 아저씨들이 입는 큰 츄리닝을 입고 모자를 깊게 눌러 쓴 모습이에요.
이상하게 엄마같기도 했어요. 사소한거 하나하나 제 자신조차 필요한지 몰랐던것들까지 챙겨줬어요.그런 모습이 너무 신기해서 계속 관찰했어요.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걸까?' 하면서.
그렇게 자세히 보다 보니 정말 예쁜사람이 내옆에 있는걸 알게되더라구요.어쩌면 그사람은 먼저 시작했던거고, 저는 조금 늦게 시작한거죠. 그렇게 저는 조금 더 늦게 마음을 열었어요.정말 행복했어요. 그사람 만나면서, 내 마음이 다 열리면서. 그렇게 3년 조금 넘는시간을 만났어요.
그사람은 비오는걸 싫어했어요. 저는 비오는걸 좋아했어요.그리고 어느날엔 같이 비오는날 편한 옷을 입고 빗물 고인 웅덩이에서 발을 튕기기도 했어요.아기같았어요, 너무 예쁜모습이였고 그 예쁜모습으로 제 손을 꼭 잡고 빗물에 발을 담구고있었어요.
그사람도 게임을 좋아했어요, 저는 너무 많이 좋아했어요.많이 서운했을꺼에요. 항상 가까이 있다보니 그사람보다 게임이 우선이였어요.그래서 그런지 그사람이 아는사람들이랑 술한잔 하고 오면 아는사람들이 많이 뭐라고 했었어요.그사람좀 봐주라면서. 많이 답답했을꺼에요. 숨도 막히고 힘들었겠죠.
1년 넘는 시간을 그렇게 붙어서 지냈어요. 요즘 커플들 좋은곳에 같이 놀러가고 하던데매일 붙어있는시간동안 가까운 동물원 한번 못가본게 후회되요 지금은.
그리고 1년정도 장거리를 하게 됬어요. 다들 하는거 있잖아요 공무원준비.그거 보통 독한거 아니면 정말 하기 힘든거 다들 아시죠?저는 그만큼 독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노력해보지도 않았어요.얼마나 한심했을까요? 공부한다고 서울에 가있는데 매일같이 놀고있고, 돈없으면 돈달라고하고.못났어요 제가 생각해봐도.
그렇게 이유없는 장거리를 1년정도 하고, 다시 가까운곳으로 가게됬어요.너무 행복하더라구요. 방을볼때도, 이사를할때도 항상 같이있었고그 결정을 같이 할수있다는것도.
그사람 따라가다보니 꿈도 생기더라구요. 내가 하고싶은게 뭔지,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그렇게 꿈이 생겼어요. 그 꿈을 가지고 장거리를 했다면 지금 이런글을 안쓰고있을텐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죠? 가까이있어서 정작 신중하게 선택하고 판단해야할 것들을감정적으로 선택했어요.음. 그때는 그게 이성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표현하는게 맞겠네요.
그사람 옆에서 떨어지기 싫었어요. 그래서 학원도 그사람있는곳으로 선택하게됬어요.분명 더 좋은 조건에 더 좋은 지원을 받을수 있는 학원이 있다는걸 알면서도.
눈이 멀었던거죠. 그만큼 행복했으니까.
참 아이러니하게도 눈이 정말 멀었던건지 그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했어요.내가 행복하니까 그사람도 행복하겠지 라고 생각했었고제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보지 못했어요.
그 와중에도 게임을 하더라구요. 얼마나 밉고 한심했을까요?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나아질 모습이 보이지 않는 저를 보면서.
그렇게 조금씩 멀어지던 그사람을 몰랐어요. 아니 어쩌면 제가 외면한거죠.저도 힘들었나봐요. 사실 그정도 힘든건 힘든게 아니였는데.
그사람은 항상 그랬어요. 언제나 우리사이에 헤어짐이란것을 부정했어요.아무리 크게싸운 후에도 전혀 헤어질생각 없다고.
그런데 어느날 정말 사소한 이유로 얘기를 하게됬는데그날 제가 물어봤어요 헤어질 생각이냐고.그날 처음으로 헤어짐에 대해서 부정하지 않더라구요. 모르겠다 라고 대답하더라구요.
그렇게 시작되더라구요. 이별이란게 아무준비 못했는데 갑자기.
정말 잔인한 시간이였어요. 너무 가까이살고있었고 보고싶으면 1분만에 보러갈수있었어요.그런데 못갔어요. 무서웠던거죠.괜히 갔다가 말하게되면 모르겠다 라는 대답이 헤어지자 라는 대답이 될까봐.
정말 공허하더라구요. 안그래도 좁은방이 비좁을만큼 가득 차있었거든요.그런데 그 잔인한 시간엔 너무 넓어서 숨이 막혔어요.
매일을 울었던거같아요. 1주일을 물이랑 커피만 먹었고 잠도 4시간 잔거같아요.그렇게 결국 헤어졌어요. 그래서 지금 이런걸 써보고 있는거구요.
헤어지고 한달은 자책하기 바빴고, 하나하나 돌아보기에 바빴어요.그리고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고통과 힘듬을 느꼈어요.그렇게 내려가고 내려가고 또 내려가도 끝이 없다가 어느날 바닥까지 내려오더라구요.
바닥까지 내려오고 정신이 들더라구요. 무서울것도 없고 자책할것도 없고.그래서 일어났어요. 취업도 하게됬고.
그리고 돌아가보려고 했어요. 제가 조금 나은 사람이 된것같아서.야속하게도 좋은사람이여서 그런가 그사람 옆엔 또 좋은사람이 와있더라구요.합격문자를 받은날 누구보다 서럽게 울었어요. 울음소리가 숨겨지지 않아서주저 앉아서 엉엉 울었어요.
다음날부턴 후련하더라구요. 고맙기도 하고.그사람 때문에 행복하기도 했고, 바닥도 쳤지만 결국은 나은사람이 된것같아서요.
그래서 요즘은 좀 괜찮은것 같아요. 완전히 괜찮다고는 말못하지만.
요즘은 그립거나 보고싶지는 않아요. 그런데 아쉬워요.부족한 똥차같은 모습만 보여주고, 조금 더 괜찮은 벤츠같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는게.
많이 성장한것같아요. 한번 사랑다운 사랑 해보고. 사랑해 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던 사랑을 해보고 나니까.
게임 좋아하시는 남자분들 많죠? 그거 진짜 재밌어요. 티어 올리고 점수올리고너무너무 재밌는거 아는데. 너무 많이하지 마세요. 아니 많이 하더라도1순위는 옆에있는 여자친구한테 주세요.
저는 1순위를 게임에 줘버려서. 지금 게임아이디를 지우고 나니까남은게 하나도 없어요.
가까이서 볼수있다면 더 자세히 봐보세요.그사람이 옆에있을때 헤어짐을 상상하는것과그사람이 없을때 헤어짐을 감당하는건 너무너무 다르니까요.
그사람과의 관계를 지키고싶다면 의지가 있다면그에 상응하는 현실적인 노력이 꼭 필요해요.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시작한 사람들끼리현실적인 문제를 같이 넘기엔 정말 힘드니까요.
다 잃고나서 이런글이나 끄적거리는 멍청한 사랑보다지금이라도 옆에있는 사람 자세히 보면서똑똑한 사랑 해보려고 노력해보세요.
그사람한테 못해줬던 똑똑한 사랑, 그사람 때문에 알게된 똑똑한 사랑을전 앞으로 만날 다음사람과 하게 된다는게 지금은 조금 아쉬워요.정말 다 괜찮아지고 나면 아쉬움도 없이 고마움만 남겠지만요.
우리 아쉽고 후회할일 만들지마요.사랑할때 하지 않았던 노력들이헤어질땐 몇배의 고통스러운 노력으로 돌아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