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싫어요

2017.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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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16살 여중생입니다.

 

일단, 방탈죄송합니다.

여기라면 엄마같은 분들이 많이 계셔서 좋은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저희 부모님얘기부터 시작해보자면

두분다 20대 초반이셨어요. 엄마는 20살 아빠는 23살.

 

엄마는 여중, 여고를 나와 여대에 입학한 후 아빠라는 남자를 처음보고 머리가 핑돌았다고 하셨어요. 아빠랑은 옛날 얘기를 잘 안해서 고졸인것만 알고 있어요.

 

그렇게 엄마, 아빠 잘 사귀다가, 저를 혼전임신으로 가지시고, 1년 후 슬프게도 저는 축복받지 못하고 태어났어요.

 

외가쪽 식구들은 아빠를 정말 싫어했어요. 엄마의 앞길을 막고, 24살이나 됐는데 대학도 안나왔고, 변변한 직장도 없어서요. (군대는 아빠가 뚱뚱해서 안간걸로 알고있어요)

친가쪽 식구들은 그냥 엄마가 많이 부족해 보였나봐요. 저희는 친가쪽에 들어가 살았는데, 할아버지는 엄마를 예뻐하셨고, 할머니만 유독 시집살이를 시키셨어요. 20살에 들어왔는데 당연히 음식도 잘 할 줄 모르고, 집안일도 잘 할 줄 몰랐을텐데요.

 

그렇게 제가 태어나고, 행운인지 불행인지

친가에서는 되게 이쁨받고 자랐어요. 거의 공주취급받으면서요.

외가에서는 제가 눈엣가시마냥 겉으로는 티를 안냈지만 저를 엄청 싫어했어요.

 

외가에서 제가 눈엣가지로 찍히다 보니 당연히 저희 아빠는 외가에 안가게 되었어요.

저희 외가쪽 집안은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여름방학때, 겨울방학때 무조건 1번씩은 모이는데,

꼭 저희 아빠만 모임에서 빠졌어요. 그러다 보니 아빠에대한 뒷 이야기가 나오고, 그 화살은 엄마를 따라간 저에게로 돌아왔죠. '너네 아빠 어디갔냐', '아빠 좀 데리고 와라' 이런식으로요.

어린 나이에 엄청 스트레스 받았어요. 집에도 안들어오고 얼굴도 모르는 아빠를 자꾸 데리러 오라고 하니까요. 당연히 할아버지, 할머니는 저를 싫어했고, 아직까지도 외가쪽에 놀러가면 엄마 힘들다고 온 집안일을 저한테만 다 시켜요.

 

외가쪽에 안온다고 해서 친가쪽에 잘 들어오는 건 아니었어요.

젊은 나이니까 더 놀고싶었겠죠. 엄마는 집에서 하고 싶은 공부도 못하고 시집살이 당하고 있는데말이에요.

 

저는 맨날 엄마가 할머니랑 싸우는걸 보고 자라다 보니 어떻게 해야 사랑받는지 알았어요.

엄마한테는 조금 미움받더라도 일부러 엄마를 싫어하는 척 했어요.

'엄마보다 할머니가 더 좋아' 이런식으로요. 저희 엄마 많이 울었어요.

대신 할머니가 엄마를 혼내는 일은 좀 줄었구요.

 

서론이 좀 많이 길었는데, 이제 본격적인 얘기로 넘어갈게요.

 

그렇게 저는 눈칫밥 먹으면서 자랐어요.

할머니랑 엄마는 맨날 싸웠고, 엄마는 외할머니한테 전화해서 맨날 울었고.

아빠는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그렇게 살다가 5살 차이나는 여동생이 생겼고, 아빠가 이제 좀 책임감이 생긴건지 일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고졸이다보니 막노동이었지만요.

 

그렇게 제가 9살이 되던 해에 분가를 했어요.

하지만 저랑 저희 동생을 봐주실 분이 필요해서 친가쪽이랑 15~20분 거리에 분가했어요.

 

분가를 한 후 저희 아빠는 게임에 빠져살았어요.

현질을 막 하고 그러진 않았지만, 조금씩 했고, 엄마는 아빠 대신 일을 다녔어요.

 

이때부터 저는 아빠가 싫어졌던 것 같아요.

책임감도 없고, 엄마는 일을 다니는데 아빠는 앉아서 게임이나 하고있고.

저는 9살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집안일을 해야 했어요. 아빠가 집에 있는데도요.

 

그렇게 제가 10살이 되었을때, 또 동생이 태어났어요.

 

이번엔 남동생이었는데, 집안에 경사가 났다는 듯이 저희 남동생은 축복받으며 태어났고, 저랑 제 여동생은 당연하단듯이 소외되었어요.

 

남동생이 생긴 뒤로 아빠가 갑자기 철이 들었는지 귀신이 씌였는지 일을 다니기 시작했고(막노동), 가족들을 데리고 놀러를 가기 시작했어요.

 

저는 당연히 아니꼬왔죠.

제가 있을때는 집에도 안들어왔고, 여동생이 태어났을때는 게임폐인이었다가

남동생하나 태어났다고 사람이 갑자기 변했으니까요.

 

하지만, 동생들은 죄가 없으니 제가 다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키웠고, 엄마 아빠는 일을 하셨어요.

 

그렇게 저는 중학교에 들어왔고, 아빠는 가정적인 아빠가 되려고 노력했어요. 아니 노력만 했어요.

 

아빠는 저랑 제 여동생도 좋아하는 것 같았지만, 남동생 바라기였고,

단지 남동생에게 잘 보이기 위해 놀러도 많이 데리고 다녔어요.

물론 저희끼리만 가는게 아닌 아빠 친구들이랑 가는 동반모임이요.

 

정말 재수가 없었어요.

 

제가 태어났을땐 온 가족들이 다 싫어했었는데

남동생이 태어나니까 무슨 대통령감이 태어난것처럼 좋아하더라구요.

 

솔직히 질투도 났고, 던져버릴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근데 너무 불쌍하잖아요.

제가요.

 

사랑도 못 받고 자랐는데 소년원 가긴 싫었어요.

 

정말 웃기게도,

저희 아빠는 지금 자기가 완전 좋은 아빠라고 착각하고 있어요.

요즘에 애들데리고 놀러도 많이 다니고, 집에도 빨리빨리 제때제때 들어온다구요.

 

정말 어이가 없어요 어쩜 사람이 저렇게 뻔뻔할 수 있는지

 

제가 어렸을때 받은 상처는 하나도 생각이 안나나봐요.

 

저는 아직도 아빠가 집에 들어와 있는게 어색해요.

주말에 방에서 나왔을때 아빠가 쇼파에 앉아있는게 아직도 적응이 안된다구요.

제가 학원끝나고 집에 왔을때 아빠가 집에서 밥먹고 있는것도 어색하구요, 아빠가 저희 데리고 놀러가려고 하는것도 가식같아요.

 

집에만 잘 들어오면 좋은 아빠인가요. 돈도 잘 못벌면서 한달에 용돈 7만원씩 주면 좋은 아빠인가요.

 

제가 지금 여동생만 할때는, 아빠 집에 콕 박혀서 게임만 했어요,

제가 지금 남동생만 할때는, 아빠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근데 지금 여동생, 남동생한테 사랑받는다고 좋아죽어요.

 

저만 없어지면 행복한 가정인 것 같기도 하구요.

 

제가 불편해 하는 건가요. 저만 사상이 꼬인 사람인가요. 제가 피해의식 쩔게 가지고 있는 건가요.

다시 잘 시작해보겠다는 아빠한테 저만 이러는 건가요.

 

아빠는 제가 아빠를 얘기 안하려고 하는게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그렇대요.

 

아빠가 오냐오냐 키운거면 말도 안해요. 저는 여동생이 태어나기 전 9살때까지 아빠의 존재도 몰랐어요. 아빠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교과서에서 보고 알았구요.

 

이제와서 착한 아빠 코스프레하는게 너무 꼴보기가 싫어요.

 

아빠한테 나한테 해준게 의식주 말고 뭐가있냐 하면서 따지고 싶지만

아빠랑 얘기만 하면 서러워서 눈물부터 나는 바람에 아무말도 못해요.

 

아빠한테 뭐라고 해야 상처 좀 받을까요.

 

아빠한테 어렸을때 제가 받았던 상처 다 되돌려 주고 싶어요.

 

 

 

두서없이 왔다갔다 써서 말이 안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어요. 댓글로 말씀해주시면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읽어보니 조언을 부탁하는게 아니라 하소연 하는 것 같네요.

염치 없지만 위로 좀 해주시고 조언 좀 해주세요.